충청남도 태안군 태안군에 피어나는 소통의 꽃

2022.07.05 18:13:59

태안군청 ‘주요 민원부서 발신정보 알림이 서비스’

 

지난 6월 13일 수원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태안군을 향했다. 태안군으로의 여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두 번은 관광 목적이었고 그 후 20년이 지나고 보니 태안군의 안부가 궁금했다. 이번에 태안을 간 것은 태안군청이 ‘주요민원부서 발신정보 알림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여 이에 대해 취재하기 위함이었다.

 

휴대전화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상품 광고, 상대방의 금전 탈취를 노리는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문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전화들은 수신자의 스트레스, 업무 방해, 경제적 손실을 유발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정작 필요한 전화〮문자를 받지 않는 기현상이 발생하여 현대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이 역설적으로 편리함 못지않게 사회적 해악을 초래한다.

 

2주 전쯤의 일이다. 휴대전화 수신음이 울렸으나 모르는 번호여서 안 받은 적이 있었다. 다음 날 국번호가 익숙한 듯해 회신 전화를 했다. 며칠 전 기자가 수원시청에 질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위해 담당공무원이 건 전화였다. 정성껏 질의 내용에 대해 일러준 공무원에게 감사하기도 했지만 미안함도 느꼈다. 한편 기자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하루 늦게 받은 손해를 입은 셈이 된다. 이 손해는 공무원과 필자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누적돼온 만성적인 통신 왜곡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태안군은 금년에 처음으로 민원접촉이 가장 많은 민원봉사과와 신속민원처리과 2개부서 직원 61명의 개별 업무용 전화에 ‘발신정보 알림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민원 처리 진행 상황, 보완 요구 등의 통지를 위해 사무실 전화를 이용해 민원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면 민원인의 휴대전화에 ‘태안군청’이라는 발신자가 표기된다.

 

따라서 해당 민원인이나 관련자가 전화가 걸려오면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돼 신속한 민원 처리에도 도움이 된다. 발신자 표시 하나로 공무원-민원인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이다.

 

태안군은 KT와 발신번호 알림서비스 계약(계약 기간 : 3년)을 체결하고 매년 322만 원을 기존의 태안군청 전화사용료에 추가로 납부하게 된다. 김민석 정보통신팀장은 “태안군의 재정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일단 61명의 민원부서 직원에 한정하여 이 시스템을 장착했으며, 향후 사회복지 부서 등 민원업무가 많은 순서로 서비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재정 상황이 빈약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등 여러 어려운 여건에도 시민 한 명이라도 소통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태안군의 노력이 더 큰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이날 두 번 이용한 태안군 종합터미널은 예상외로 깨끗했다. 2층 뷔페식당은 음식의 가짓수가 많고 맛도 훌륭했는데 가격은 7,000원으로 저렴했다. 식당 한 곳에 잘 말린 굵은 고추 한 가마니가 투명봉지에 담겨 있었는데, 태안의 특산물인 ‘안면도 고추’라고 한다. 그리고 모든 음식 재료는 국산을, 될 수 있는 대로 인근 산지에서 갖다 쓴다고 한다. 태안-수원 간을 운행한 두 명의 버스 운전기사는 운전석에서 하차하는 승객 모두에게 인사를 한 후에 버스에서 내려왔다. 승객들 모두도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 장면을 보니 길었던 하루의 출장으로 쌓인 피로가 말끔히 가셨다. 기자가 버스 출발 전 1시간여를 식사하고 기다리는 동안 친절하게 대화 상대가 돼준 식당주인 아주머니, 승객에게 예의 바른 버스 기사 모두 사람과의 소통과 관계를 소중히 하는 이들이었다. 이번 여름휴가는 ‘버스 타고’ 태안으로 가야겠다.

 

*편집자주 : '버스타고'는 시외버스 시간 조회 및 예약 사이트임. 

 

취재 후기

태안에는 꽃지해수욕장, 연포해변, 만리포해변, 안면도 등 관광자원이 많고, 대기는 맑으며, 농수산 특산물과 향토 음식이 풍부한 고장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자원을 갖추고 있는 곳에 인구가 계속 줄고 있어 안타깝다. 태안군 자료에 의하면 2017년 6만 5,256명에서 2021년에는 6만 1,526명으로 줄어 들었는데, 감소폭은 무려 3,730명에 달했다. 태안군은 부족한 재원을 쪼개 출산장려금과 영유아 양육비를 지원하는 등 인구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2월 17일~18일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충주에서 주관한 ‘동계학술대회’의 주요 주제였던 ‘지방소멸’의 위기감을 실감했다.

 

정부가 ‘연 1조 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하여 인구감소지역에 10년간 집중 투자한다고 하고 다른 지자체들도 조례를 제정하는 등 중앙과 지방에서 활발한 노력들이 추진되고 있으니 태안군도 타 지자체, 중앙정부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인구감소 문제를 극복해 나가기를 바란다.

 

 *'버스타고'는 시외버스 시간 조회 및 예약 사이트임

이세정 객원기자 bodani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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