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기획하는 공직자에게 시민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이 중요한 이유

2024.01.03 10:15:32

2024년 주목해야 할 헬퍼공직자교육원 강의

새해 계획에는 ‘자기계발’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는 공직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방자치연구소 부설 헬퍼공직자교육원이 2024년에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을 주제로 한
공직자 맞춤 교육 콘텐츠를 준비했다.
강의를 맡은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김미영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한정란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부터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 강의가 공직자들에게 필요한 이유와 공직자 교육이 중요한 이유를 들어보았다.

 

 

이영애 발행인_ 안녕하세요, 공직자 여러분은 신년에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국민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으신가요?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헬퍼공직자교육원에서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을 주제로 강의해 주실 네 분의 교수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_ 반갑습니다.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입니다. 지금까지 서울과 지방에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마음과 생각을 지니며 살고 있는지 관찰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정책이 청년들에게 도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정란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_ 안녕하십니까?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한정란 교수입니다. 제 연구 분야는 노인 교육, 노인 자원봉사, 노인 일자리 그리고 세대 통합입니다.

 

김미영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_ 한림대 사회학과의 김미영입니다. 제 전공은 도시 계획이며 그중에서도 도시와 공간, 문화 정책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오기 전에는 연구원 경험이 있어서 관련 정책 개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_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이윤석입니다. 가족 관계가 전공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부부끼리 잘 지낼 수 있을까?’, ‘부모, 자식이 서로 싸우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보통 이야기합니다. 부부 관계, 부모·자식 관계를 전혀 고민 안 하시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 강의를 통해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이영애_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이 어려운 숙제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직자들에게 이 강의가 필요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김석호_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삶의 질’이라는 두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과거에는 국가 발전이라고 하면 경제 발전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 발전만 추구해서는 국가 발전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 그리고 지속 가능 발전을 동시에 고려하는 국가 발전 모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요. 경제와 사회, 환경을 동시에 고려할 때 ‘삶의 질’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또한 ‘삶의 질’을 개선해야겠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요. 즉, 우리 삶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조화되고 있으며 분화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의 중요성을 우리가 인지하고, 그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국 사회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영애_ 삶의 질에 대한 개념은 잘 말씀을 해주셨지만, 라이프스타일이 조금 생소하네요. 누구든지 알아듣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미영_ 라이프스타일은 개인의 관심, 가치관, 욕구가 반영된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개념이기도 합니다. 오래 전부터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상품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만들어 낸 민간 영역과 달리, 공공 영역에서는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정책을 만든다는 개념이 조금 생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서 정신적인 안녕, 정신적인 행복까지 생각하는 삶의 질은 계속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도시가 시민의 행복을 도시 철학으로 삼고 있죠.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이 지자체가 추구하는 정책과 좀 더 적극적으로 결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영애_ 공간과 청년, 노년, 가족 등 최근 이슈로 떠오른 주제들로 강의를 엮었습니다. 공직자 입장에서는 이 네 가지 주제의 강의를 들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김석호_ 지금까지 청년 정책, 가족 정책, 노년 정책은 정책의 대상들을 굉장히 천편일률적으로 이해하고 만들어졌습니다. 청년이면 청년, 노인이면 노인을 동질적인 집단으로 간주해 정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년 세대 안에서도 이질적인 집단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수강자들은 청년, 노인, 가족 내에서 다양한 집단이 존재함을 인지하고, 여기에 공간, 즉 지역적인 맥락을 고려한 정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인구가 줄어든다고 막연히 걱정만 할 게 아니라, 10년 뒤, 20년 뒤, 50년 뒤의 한국 사회는 어떤 인구 규모를 가져야 하는지, 또 거기에 합당한 산업 구조는 어떠해야 하는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생산성의 향상을 실제 인구문제에 고려할 수 있는지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고려할 때는 청년이 그 핵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을 중심으로, 청년 삶의 질과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윤석_ 개인적으로는 주4일 근무제 실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랬을 때 부부 관계와 여가 활동이 굉장히 달라질 겁니다. 청년 역시 10~20년 후에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게 당연해질 것 같거든요. 이번 강의를 통해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고, 대비한다면, 앞으로의 내 삶을 계획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미영_ 청년 세대가 노년 세대를 보는 관점과 노년 세대가 청년 세대를 보는 관점이 달라 갈등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 강의가 서로를 보다 더 이해하는 기회, 나와 이웃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정란_ 누구나 노년을 맞습니다. 강의를 들으면, 무엇보다 자기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구고령화가 되면서 정책 대상 중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좀 더 많은 노인 정책이 개발되어야 하죠. 강의에서 이와 관련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나의 생애주기, 지금 위치에서만 바라보던 시각을 좌우로, 상하로 넓힐 수 있습니다.

 

 

이영애_ 공직자들에게 아쉬운 점도 있으시지요?

김석호_ 공직자분들과 일을 해 본 경험을 떠올려봤을 때, 부처를 넘나들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증가했지만 부처 간 협업은 드문 것 같아요. 특히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의 전문성은 과거보다 굉장히 높아졌으나, 자기가 소속된 부처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생산하는 정책을 보면, 한국은 정책 부자, 프로그램 부자입니다. 단일한 프로그램으로 여러 지점에 걸쳐 있는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을까요? 정책을 만드는 공직자분들이 정책의 파급 효과까지 고려해야 할 텐데,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을 향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적인 사고와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강의가 더욱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한정란_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사회복지는 곧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정책은 곧 사람이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고, 전달하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래서 공직자들이 자기계발을 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고, 발전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정책이 입안되거나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관료주의가 지닌 폐해 중 하나겠지만, 현안에만 너무 집착하는, 지금 당장 나에게 떨어진 과업에 함몰되어 있다 보니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희와 함께 공부하다 보면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석_ 젊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사촌은 나의 가족이 아니고, 조부모보다 반려동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어떤 영역은 굉장히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무원 입장에서는 확정이 되어서 모두 인정하기 전까지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 정책을 펴는 분들과 정책 대상인 시민들 사이에 거리가 생길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영애_ 2024년에 공직자가 어떻게 변화하기를 바라는지 한 말씀 해주세요.

한정란_ 공직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인수인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발령이 나는 순간, 업무를 놔두고 이동을 하죠. 그래서 정책이 어떤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정책이 어떤 지점을 향해 가고 있는지 후임자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설정하고, 공유하며 함께 일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윤석_ 2024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합니다. 2023년에 기획을 해서 2024년 정책을 진행할 텐데,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강의 구성과 내용, 특징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미영_ 저는 ‘라이프스타일, 시간, 공간, 문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시간과 공간 위에서 존재합니다. 때문에 라이프스타일도 결국 시간과 공간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개념이고,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라이프스타일이 도시 정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먼저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후 강의에서는 시간의 차원, 공간의 차원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해 보고자 합니다. 라이프스타일 도시라고 하는 포틀랜드 같은 해외 사례도 살펴볼 예정이고요.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문화·여가·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려 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나 그리고 우리, 이웃을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윤석_ 저는 ‘가족 관계와 삶의 질’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배경을 다뤄보고, 부부가 어떻게 경제적인 책임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여가를 보내는지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둘도 없는 원수라 할 수 있는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부모와 자식이 같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려합니다.

제 수업은 일상적인 관계를 다룹니다. ‘어떻게 하면 잘 지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한정란_ 저는 노년의 삶의 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인구고령화의 정확한 개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구고령화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살펴봅니다. 이어 신체적인 노화나 심리적인 노화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바뀌는지, 퇴직을 통해 나타나는 역할이나 관계의 변화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노년의 삶을 어떻게 하면 만들어 나갈지 이야기하면서 정책 대상인 노인 삶을 행복하게 만들 정책에 대한 제언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김석호_ 한국 사회가 겪는 문제를 청년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간, 한국의 청년이 실제 어떤 상태에 있는지 주거와 일자리, 문화, 소비를 살펴보며 정확하게 진단하는 시간을 제공하려 합니다.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자세히 살펴봅니다. 청년 집단 내 젠더 갈등 문제도 다룰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고려가 선제적으로 필요하다와 같은 정책 제언도 할 예정입니다.

 

 

이영애_ 이번 강의와 별도로 헬퍼공직자교육원에서 추가했으면 하는 교육 주제가 있을까요?

한정란_ 공직자가 지역주민들을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어떻게 협력해 나가야 하는지, 주민들의 힘을 어떻게 모아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강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윤석_ 미술관의 도슨트처럼 지역의 공간에 얽힌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미영_ 근거에 기반한 정책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기존에 활용했던 데이터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데이터 양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이를 안내하면 정책을 입안하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전국의 공직자들에게 하는 2024년 덕담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미영_ 초지일관의 자세로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강의도 많이 들어주시고요.

이윤석_ 갑자기 벌어지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대비하고, 준비하고, 알아두고,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강의가 여러분에게 등대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감히 기대해 봅니다. 진짜 제 말이 맞는지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한정란_ 나를 챙기는 2024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를 챙기려면 운동하고, 잘 먹는 방법이 있지만, 정신적인 양식을 쌓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왕에 강의를 들으신다면, 저희가 준비한 강의를 들어주세요.

김석호_ 최고의 전문가를 이번에 어렵게 모셨습니다. 공간, 청년, 노년, 가족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모두 들어보시면, 한국 사회와 내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폭넓게 알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강의를 듣고 저희와 소통하면서 공직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들춰보게 되는 강의를 만들겠다고 여기에서 약속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영애_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오랜 시간 여러분과 함께 하며 공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지도가 바뀌고, 주민의 삶도 바뀐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중심에는 싱가포르처럼 ‘교육’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은 저희 헬퍼공직자교육원과 알차게 시작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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