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보 서울특별시 주택건축본부 주택기획관 “말 없는 다수의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자”

2019.12.11 09:55:35

 

 

직원에게 방향을 제시하며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김성보 기획관은 강한 카리스마에 따뜻함을 더한 리더이다. 말끝에 “선배에게 배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겸손함도 빼놓을 수 없다. 말 없는 다수의 시민을 문제해결의 중심에 둘 줄 아는 배울만한 ‘선배’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주택기획관 약력 
•홍익대학교 도시계획학 박사 
•도시재생본부 공공재생과장
•도시재생본부 주거사업기획관
•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기획관

 

Q_ 서울시 기획관으로서 현재의 주택문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보_ 지금 무엇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과 금융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획기적인 대책들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가장 시기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__ 업무를 추진하면서 생기는 민원은 어떻게 해결 하세요?
김성보_ 가끔 집단 민원인이 오세요. “상대편과 같은 고향 사람이라 그러냐, 동문이냐, 왜 우리의 일을 반대하냐”면서 우리를 둘러싸고 화가난듯 많은 질문과 오해의 말들을 쏟아내세요. 제가 “앉아서 이야기하시죠” 하면 민원인들께서 서로 “이야기 듣고 말 것도 없어!”, “얘기한다잖아, 들어보자!” 하며 고성도 오갑니다. 5분 정도 지나서 제가 “하나씩 질문하시죠. 저는 상대 쪽과 동향이나 동문도 아닐뿐더러 이권이 얽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라며 “이 문제는 이러 이러해서 안됩니다”고 솔직하게 말씀 드립니다. 그럼 “그래? 이상하네, 들은 이야기하고 틀리네”하면서 오해가 풀어집니다. 결국에는 “고맙습니다”라며 돌아가세요.

 

Q__ 가장 험했을 때는 언제 였나요?
김성보_ 3,000명 정도 조합원이 모인 재개발 현장이 있었습니다.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사무실을 점령하셨죠. 그런 것도 대응해야 합니다. 담대해야죠.

 

Q__ 지혜로워야겠네요.
김성보_ 감정이 폭발하면 무조건 손해예요.

 

Q__ 스트레스가 많으실 것 같은데 기획관님 스트레스 해소법이 궁금합니다.
김성보_ 허리 통증으로 5년 정도 고생했어요. 그때부터 뜸을 배웠죠. 저와 잘 맞더라고요. 제가 70명 회원으로 구성된 시청 ‘뜸 동호회’의 회장입니다.
 
Q__ ‘김성보’는 어떤 리더십의 소유자인가요?
김성보_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리더가 어떤 문제에 대해 결정을 안 해주면 힘들어하더라고요. 저는 단점도 많지만, 직원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책임지고 결정해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Q__ 직원들은 언제 좋아하나요?
김성보_ 칭찬해줄 때 좋아하고요, 가끔 교류 시간 때 개인적인 것 물어봐주고 개인적인 비전에 대해 공유해줄 때 직원들이 “이런 것까지 챙겨주고 말해줘서 고맙다”라고 하더라고요.

 

Q__ 인간관계에서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 좀 해주세요.
김성보_ 결국은 사람의 문제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어떻게 내편으로 만드느냐, 나의 장점을 어떻게 부각시키느냐, 내가 직원에게 신경 쓰며 관심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 것이냐의 문제들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이 또 과하면 안 되잖아요. 적정선이 필요하죠. 동료들의 경조사 등에 찾아가거나 성의 표시하고 직원들을 상담하는 등 끊임없이 관심을 표하려고 해요. 개개인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가장 좋아하고 고마워하더라고요.

 

Q__ 사건 사고를 통한 깨달음과 배움이 있죠. 기억나는 현장을 실감 나게 이야기해주세요.
김성보_ 지금도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유명한 일이 있어요. ‘옥바라지 골목’이라는 재개발 현장입니다. 서대문 형무소 앞쪽에 독립군이나 민주 열사 등의 가족들이 옥바라지하면서 그 흔적과 관련 자료들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있어 철거를 중단하고 논의한 적이 있어요. 모든 직원이 동원돼 100일 동안 현장에 나가 있었습니다. 여름이었는데 쓰러질 것같이 힘들었죠. 마지막까지 항의한 분이 계시는데 재개발 동의서에 서명하고도 너무 무리한 금액
을 요구하셨어요.

 

Q__ 그런 분들이 계시죠.
김성보_ 이런 상황에서도 이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 시장님께서 강제집행을 막는 것이 아니고 인도명령과 철거 명령에 적합하게 법을 집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철거 현장에 불법이 없게 하고 인권이 짓밟히지 않도록 하는 거죠. 그 사람이 불편하고 부도덕해도 인권은 중요하며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여름은 배운게 많았습니다.

 

 


 

Q__ 후배 공직자들이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게 있을까요?
김성보_ 우리 속담에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어요. 본인 업무는 본인이 제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업무를 잘 모르거나 해태하면 결국 시민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 할 수 없는 거죠.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하지 말고 노력을 해서 업무 성취도를 높여야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안 가는 부서를 선택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승진을 좆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Q__ 험지에 가라는 말씀인가요?
김성보_ 꼭 험지에 가라기보다는 업무할 때 보람된 일을 찾아서 하면 좋겠어요, 어떤 선배가 “내가 하는 일이 시민들한테 도움이 되고 그 일 때문에 시민들이 행복한 것에 보람을 느껴야 일도 재미도 있고 시간이 지난 후에 만족을 느낀다”고 했어요.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업무야말로 공무원에게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런 일을 찾아서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Q__ 국민들은 공직자들에게 혁신과 소통을 요구합니다. 함께하는 대한민국 후배 공무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성보_ 새로운 소통의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봐요. 끊임없는 자성을 통해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계속 가져가야 하죠. 공무원에게 필요한 혁신은 다른 게 아니라고 봐요. 결국은 시민 입장에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혁신’입니다. 시민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시민은 이론적 집단이 아니에요. 자신의 주장을 강렬하게 주장하시는 분도 있고, 중간에서 대세에 따라가시는 분도 있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견이 있지만 말할 기회조차 없는 분들이 계시죠. 선배들에게 배운 것인데 말 없는 다수의 시민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저희가 바라보아야 할 ‘시민’은 공무원에게 크게 바라지도 않고 말도 안 하고 요구도 안 하지만 우리가 마음으로 보편타당하게 가늠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우리의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 직원들이 고민하는 문제는 책임지고 결정해 방향을 제시한다.
- 동료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응원을 표현하자. 
- 본인의 업무는 누구보다 잘 숙지하자. 
-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를 찾아 하자. 
- 말 없는 다수의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자. 
- 승진을 좇으면 남는 것이 없다.

설총명 기자 bright06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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