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 “투명하고 정직함이 최고의 경쟁력”

2020.02.21 18:42:00

 

탁월한 업무 추진 능력을 토대로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그 본질을 파악해 합리적으로 풀어내는 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일에서 투명하고 정직함이 최고의 경쟁력이자 시간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Q. 중앙 부처 요직과 충북 행정부지사를 두루 지내셨는데, 지방재정경제실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관리하는 규모도 궁금합니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_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은 지자체 살림에 필요한 재정과 지방세, 지역 경제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또 재정과 지방세는 거대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 2개를 운용하고 있고요. 지자체(380조 원)와 지방공기업(50조 원)의 재원을 합친 430조 원이 제때,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관리하고 실태를 점검하며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Q. 책임감이 무거우시겠습니다. 
고규창_ 마치 혈액이 원활히 순환되도록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꼼꼼히 확인하는 등 가능하면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공직생활 하면서 어려움도 있으셨겠지만, ‘이것만큼은 참 보람을 느꼈다’라고 할 만한 정책이 있으면 사례를 들어주세요. 
고규창_ 작년 재정 분권 1단계가 마무리되어 8조 5,000억 원의 재원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됐고요. 3조 6,000억 원 규모의 국고보조사업이 지자체로 전환됐습니다. 재정 분권은 상당히 예민하고 어려운 일인데, 직원들이 잘 협조해주고 지자체와도 타협이 잘 이루어져 마무리됐습니다. 이와 함께 지방세제 관련 법률도 정비해 과거의 기준이 현 시점에 적합한지,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 가능한지를 꼼꼼히 점검해 일대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가장 어려워한 부분이 금융에 관한 권한이 없는 점이었어요. 지역 내의 소비를 촉진하는 지역사랑 상품권을 2018년부터 발행했어요. 2018년에 3,700억 원, 2019년에 3조 3,000억 원 정도 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역 경제가 어려워졌는데, 발행 규모를 좀 더 확대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소비를 예측하면서 지역 경제가 선순환으로 운영되도록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참 중요하죠. 일자리 사업 중에서도 특히 청년 일자리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어요. 2만 8,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6개월~2년 넘게까지 청년들이 일자리에서 경험하도록 지역 주도형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에 대한 평가가 좋아요. 청년들의 입장을 절절히 공감하면서 해나가고 있습니다. 국장을 할 때는 책임 읍·면·동제를 시행했었어요. 기존의 읍·면·동 사무소보다 규모와 권한을 강화한 제도로, 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하고 주민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함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행정이 중요해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과 재정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요. 구축되고 나면 지방세와 재정관리 부분이 획기적으로 달라질 겁니다.

 

Q.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고규창_ 행안부 직원들의 역량이 탁월하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의 특성이 정리된 자료를 매일 보며 어느 직원이, 어느 팀이, 어느 과가 이런 일을 미리미리 준비하면 좋겠다고 판단하고요. 이와 함께 직원 개개인의 역량과 그들의 목표를 잘 결합하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업무가 기재부와 직결되어 있고 광역·기초 지자체와 지방의회 등 여러 입장을 아우르는 어려움도 있지만, 흥미롭고 도전해보고 싶은 일들이어서 직원들과 조직을 잘 관리해보면 성과가 나더라고요. 어려울 때는 직원들의 얼굴을 보는 게 가장 편하죠. 긴 시간 동안 같은 과제를 두고 고민하고 대화도 가장 잘되어 좋아요. 직원 상호간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해요. 직원들이 나의 최고의 복지이고, 저 역시 직원에게 최고의 복지가 되고 싶습니다. 

 

Q. 어려운 업무는 어떻게 풀어가는지요. 
고규창_ 어려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야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어요. 그러고 나면 결정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여러 대안을 공동으로 정리해보고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를 두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책 대상 집단들의 수용성이 무엇인지 살피고 현장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어요. 

 

Q. 업무 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십니까?
고규창_ 특별한 방법은 없고요, 신간 서적을 찾아보는 게 좋더라고요. 요즘 SNS에서 책을 읽어주는 크리에이터들도 있어요. 책을 펴낸 이도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쓰지 않았겠어요? 나름대로 해결책도 제시하고요. 최근에 출간된 책을 보며 ‘아, 이런 고민도 했구나’ 위로도 좀 받아요. 

 

Q. 책을 보며 스트레스 푸는 점이 신선하네요. 공직에도 새내기가 많을 텐데요, 이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나 자질 3가지를 꼽는다면요?
고규창_ 도서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토론도 했는데, 새내기들은 자기애와 자기 존중을 높은 가치로 인정하고 있고 일과 가정의 양립, 공정하고 투명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더라고요. 그 점에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다만 공직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을 담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조금 더 부지런해지자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5~10분 출근하고 5~10분 늦게 퇴근해보라는 겁니다. 그렇게 해보면 자신이 속해 있는 팀, 과, 국, 실의 전체 모습이 보입니다. 새내기 때만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이죠. 둘째, 넓은 관점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이는 전후좌우를 둘러보는 것인데요, 문제가 있다면 현 시점으로부터 앞뒤 100년을 생각해보고요, 다른 나라나 조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넓게 접근해보는 겁니다. 이거 하나만 잘해도 관점을 넓힐 수 있어요. 셋째, 공부하자입니다.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외국이나 다른 조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늘 공부해야 해요. 저는 공부하라고 강조하고, 실제로 공부도 시킵니다. 어떤 주제를 던지고 과제를 내줘요. 수준이 높아지면 실 전체 간부회의 때 발표를 시킵니다. 상급자들 앞에서 하는 소중한 기회잖아요? 새내기들도 좋아하고, 또 잘해요. 저 역시 만족하고 놀랍기도 하죠. 

 

Q. 후배들이 ‘이것만은 꼭 지켜주면 좋겠다’는 게 있으신가요? 
고규창_ 앞으로는 일이든, 사람됨이든 투명하고 정직한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 될 거예요. 그리고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자신의 스케줄이 아니라 조직의 스케줄대로 일하면 최고죠. 늘 자기 업무에 관해서는 데이터 관리를 해야 합니다. 평소 주변의 데이터와 자료 정리를 잘해두면 적기에 투명하고 정직하게 할 수 있고, 자신도 편해져요. 시키는 것만 하지 말고요. 사실 저도 잘 지키지 못하지만 웬만해서는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Q.  혹시 업무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지요?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고규창_ 인생 자체가 선택과 집중 아니겠어요? 선택할 때 본질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때그때 우선순위가 높은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했으면 그에 대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죠. 그리고 선택하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해요. 집중하려면 부지런해야 하고, 넓은 관점을 갖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이게 다 무기예요. 무기들을 많이 갖고 있어야 집중해서 이기는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2020년 지방 공직자들이 알면 도움 되는 말씀으로 마무리해주시기 바랍니다. 
고규창_ 행정과 공무원의 원류는 지방이고 지방 공직자들입니다. 최전선에서 주민과 늘 함께 하는 지방 공무원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어려움을 뚫고,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방 공무원들이 생각하고 행동·실천하는 것들이 바로바로 표출됩니다. 그에 따른 평가와 모습이 주민과의 생활에서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섬세하고 긴장해야 하죠. 
항상 자신이 최후의 보루고 최전선에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지방에서 공직 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정책 대상 집단들의 수용성을 살피고 실현 가능성을 높여라
 다른 사람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전체가 보인다
 공직자는 앞뒤 100년을 생각하고 다른 나라 조직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부하라
 자신의 스케줄이 아니라 조직의 스케줄대로 일하라
 선택했으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한다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tvU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지방정부 tvU(티비유)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영애 | (본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6길 1, (분원) 서울 종로구 경희궁3나길 15-4 | Tel : 02-737-8266, 02-739-4600| E-mail nlncm@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아04111 | 등록일ㆍ발행일 : 2016.07.19 | 사업자정보 : 101-86-87833 청소년 보호 관리 담당자: 편집부 차장 /청소년 보호 관리 책임자: 발행인 지방정부 tvU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