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환 문경시장 "고통이 없는 기쁨은 절대없다"

2020.03.25 17:11:14

 

코로나19가 경계 단계일 때 이미 대인 소독기 등을 설치하여 선제적 대응을 한 곳이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 행정이 필요한 이 때, 모범적 대안을 주는 고윤환 시장을 함께 만나보자.

 

Q_ 공무원 출신이면서 단체장을 하고 계신 고윤환 시장님을 뵈러 문경시에 왔습니다. 국민을 위해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뵙게 됐네요. 시장님 안녕하세요?
고윤환 문경시장_ 예, 반갑습니다. 


Q_ 시장님께서는 정책 전문가로서, 행안부에 계실 때도 남다른 정책을 많이 펼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윤환표 정책에 대해 소개 한번 해주세요. 
고윤환_ 백두대간 청정 도시, 문경시의 행정 슬로건은 ‘기본에 충실 하는 행정’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행정을 철두철미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행정이 성공하려면 현재 상태를 잘 분석해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를 고치기 전에 진단부터 내리는 것처럼 말이죠. 행정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현실 진단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에 따라 맞춤형으로 행정을 집행합니다. 


Q_ 그중 문경에만 있는 좋은 정책을 하나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고윤환_ 시청에 들어오실 때 대인 소독 하셨죠? 대인 소독기는 매우 강력해 바이러스가 15초면 못 견디고 사멸합니다. 문경에는 대인 소독기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관공서 입구 등 전 지역에 38군데나 설치되어 있어요. 정부에서 코로나19를 경계 단계로 발표할 때 이미 설치했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재택근무를 권장하는데, 우리 시는 코로나 발생 초기에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권장했고 혹시 근무 중 몸이 불편하면 재택근무를 하게 했어요. 저 역시 집안 결혼식에 갔다가 축가 부른 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나서, 일주일 간 자가격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되,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시 전역에 확산되기 전에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내 자가격리하는 등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Q_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꼼꼼히 대응하셨군요. 
고윤환_ 대인 소독기의 경우 과거 방역 활동할 때 구입한 것으로, 이번에 추가 구매했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문경새재에도 3대를 설치했어요. 또 밀폐된 곳에서 식사하는 경우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해 시에서 플라스틱 도시락을 제작해 식당에 나눠드렸고, 전화 주문 뒤 30분쯤에 찾아가는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도 금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4월20일에 개장하는 모노레일도 철저하게 소독하고 입장하는 분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1장씩 지급하려고 합니다. 


Q_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도 방송을 타더라고요. 시장님께서 공직 생활을 오래하셨으니 누구보다 공무원을 잘 아실 텐데, 공직자의 특성과 함께 이들이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고윤환_ 저 역시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해봤잖아요. 공무원 조직을 흔히 관료조직이라고도 하는데, 공무원은 법을 집행하는 데 아주 효율적인 조직입니다. 그런데 변화에 약합니다. 오랫동안 권위주의를 거치면서 감사를 매우 두려워해요. 저 역시 공무원일 때 감사기간에는 잠 한숨 못 잤으니까요. 공무원들이 기존의 법규를 아주 잘 지키는 반면, 새로운 변화에는 대응이 잘 안 됩니다. 그럼 변화와 혁신은 누가 해야 하느냐? 그건 저처럼 선출직들이 해줘야 해요. 선출직이야말로 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그 일을 할 수 있게 여건을 잘 만들어줘야 합니다. 


Q_ 지도층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인가요?
고윤환_ 예, 그렇습니다. 제가 한 달 전에 “앞으로 모든 공무원은 결재받으러 내 방에 오려면 민방위복을 입고 마스크 착용하고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시장님이 좀 과하다”, “시장님 오버한다”고 했다는데요, 지금은 공무원들이 “역시 시장님이 앞을 내다볼 줄 안다”고 합니다. 


Q_ “공무원의 생각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지도가 바뀐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공무원이 혁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고윤환_ 문경시는 작지만 공무원 수가 1,000명입니다. 이들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요. 여기에 열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이라는 틀에 묶여버립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무원들이 원팀으로 하는 게 많습니다. 가령 단산에 모노레일을 까는 데 래핑하고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무엇을 할지 시안을 2개 들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 2개에 한 개를 더해 3개를 시청 출입구에 붙여보라고 했어요. 어떤 때는 시청 홈페이지에도 올려 투표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등으로 뽑힌 걸 합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 보직이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입니다. 이들도 제가 발령내기 전에 문경시 전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 선택하게 합니다. 

 

Q_ 주로 어떤 사람을 뽑나요?
고윤환_ 일도 잘하고 원만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은 직원 자체적으로 공모해 발령내리고요. 작년부터 집중하고 있는 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쪼개져 있는 업무를 모아 융합해서 하는 행정입니다. 가령 건설 공사를 하려면 토지와 건물을 보상해야 합니다. 이 업무가 가장 힘들어요. 
땅 주인과 건물주가 도장을 안 찍으면 예산을 세워놓고도 몇 년간 공사를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최후 수단으로 토지 수용이나 부동산 수용 제도가 있지만, 그 절차 자체가 최소 6개월이나 걸립니다. 이런 까다로운 업무를 위해 문경에서는 토지보상 TF가 항시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터졌을 때도 TF를 구성했고 코로나경제살리기팀도 만들었어요. 작년에는 성과 내는 공무원 50명을 유럽으로 견학 보냈습니다. 

 

Q_ 다양한 행정혁신 행정을 하는데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고윤환_ 제 취미가 역사책 읽는 겁니다. 역사책을 읽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도 짜릿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코로나도 그렇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감이 있었고 그 전에는 페스트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시대에 맞게 잘 대처하였는지 역사를 통해 지혜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Q_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직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까요?
고윤환_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고도 발전하고 빅데이터가 축적됩니다. 하지만 쌓아놓기만 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의 네트워크가 되어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결국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나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할 때도 단계별로 보고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부시장, 국장, 보건소 과장 등 11명이 있는 단체 SNS방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업무를 올리고 30분 이내에 바로 시행하게 했습니다. 이게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적 행정이라고 봅니다. 

 

Q_ 공직자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키워드가 있습니까?
고윤환_ 우리는 자전거와 같습니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이것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움직임이 없으면 생명이 안 나옵니다. 고통 없는 기쁨은 절대 없습니다. 
공직자들이 자기 일에 집념과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집념은 다른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까?’ 고민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100명도 발생 안 했을 때 문경시는 심각 단계로 대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우리 문경시는 3명 중에 1명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대응하자”고 했습니다. 

 

Q_ 문경시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들이 있나요?
고윤환_ 우리 시민들이 진짜 자랑스럽습니다. 2015년에 세계 군인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문경 인구가 7만 5,000명인데 시민 후원금이 무려 19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있는 장학재단에 시민들이 내는 후원금만 40억~50억 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서 1년에 10억 원 정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잘하시지만 대대적으로 ‘3% 더 잘 합시다’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지금까지 잘 해오신 것처럼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_ 시장님 같은 제2, 제3의 행정의 달인 단체장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하자’는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고윤환_ 우리 공직자들은 국민 속에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있을 때 공무원도 있습니다. 우리가 열정을 다해서 국민을 섬기고 오매불망 우리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은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공무원들이 많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함께 돕고 협력하면서 건강하게 좋은 성과를 거두길 빌겠습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기본에 충실하자
 현재 상태를 잘 분석하자 
 네트워크는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고통 없이는 기쁨도 없다
 자기 일에 집념과 열정을 갖자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까?’ 고민하자

설총명 기자 bright06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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