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경기도 포천시 부시장 " 국가가 내준 보직에 감사하며 입체적인 사고와 배려, 포용력을 기르자"

2020.04.21 18:36:34

 

도시계획의 전문가 이계삼 부시장은 입체적인 사고와 국가를 위한 사명감으로 광교신도시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배려와 포용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따뜻한 정책을 펼치는 이 부시장을 만나보자.

 

Q_ 25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계삼(경기도 포천시 부시장)_ 경기도에 근무할 당시 광교 신도시 사업을 맡았을 때입니다. 사무관 시절이었는데요, 유학을 가서 도시계획과 정책학을 공부한 후였습니다. 저는 갈수록 주택이 많아지고 인구가 정체되기 때문에 광교 신도시가 마지막 신도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시계획석사를 취득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신도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Q_ 아,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그래서 광교도시개발팀으로 가신 건가요?
이계삼_ 네, 그렇게 광교도시개발팀 보직을 받게 됐습니다. 광교개발팀장으로 갔는데, 당시 광교개발팀은 인허가를 내주는 곳이 아니라 받으러 다녀야 하는 힘든 곳이었습니다. 광교개발사업단장으로 있는데, 2008년 리먼사태가 터지면서 땅을 분양해야 하는 시점에 아파트 계약도 50%가 되지 않고, 분양 예정된 것도 무너지면서 위기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10조 원 광교개발 프로젝트가 망하면 경기도가 망하겠다는 위기를 느꼈죠.

 

Q_ 책임자로서 힘드셨겠어요.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셨나요?
이계삼_ 당시 광교 개발은 도가 기차의 머리 역할, 실제 일은 도시공사가 했었는데, 경기도시공사 사장님이 도에서 머리와 운전수를 겸하는 야전사령관을 해달라고 요청이 왔습니다. 그 순간이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수조 원대의 발주를 하는 살얼음판이었으니까요. 선배들도 걱정을 많이 해주며 나서지 말라고 말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제강점기 때 자기 목숨은 물론 가족들의 운명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 분들도 있었다며, 제가 가는 길은 그것에 비하면 1만 분의 일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당시 저보다 더 책임감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을 통틀어 또는 온 우주에도 없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습니다. 징계를 받을 순 있지만 돈을 안 받으면 잘리진 않는다, 팔다리 하나 없을 순 있지만 죽지는 않는다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Q_ 정말 남다른 각오셨네요.
이계삼_ 네, 경기도시공사에 파견돼 광교사업본부장으로 1년 반을 근무하면서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결정할 것도 많고요. 본부장이 된 후 사무실에 갔는데, 난이 200개나 와 있는 거예요. 그걸 본 순간 200개의 지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현재 광교신도시가 비싼 곳은 평당 4,500만 원이나 합니다. 사회과부도에서도 광교신도시가 중요하게 다뤄지는데요, 내년 연말에 도청사도 준공되는데참 보람을 느낍니다.

 

Q_ 평소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직에 임하고 있는지요? 업무 추진 시 갖고 계신 원칙과 소신은 무엇인가요?
이계삼_ 공무원은 보람으로 삽니다. 고시에 합격시켜준 것도 국가이고, 저를 뽑아주고 유학을 보내준 곳도 국가입니다. 그다음이 명예고요. 부모님과 가족, 동문이 제가 고시에 합격한 것을 좋아해주고 지금도 이렇게 멋진 보직을 맡아서 일하는 영광을 얻은 것이지요. 이제 국가와 국민이 준 신뢰와 기회를 발판으로 보답을 해야죠. 제가 잘하는 것을 한 걸음이라도 진전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제 각오입니다.

 

Q_ 기술직 공무원으로 전문성을 갖추셨는데요, 부시장님만의 주특기는 무엇인가요?
이계삼_ 제 특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입니다. 전문직과 상관없이 소통을 잘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민이든 공무원이든 정치인이든 언론인이든 누구와도 소통을 잘합니다. 마음이 연하기 때문인데요,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토끼가 아침에 일어나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라는 동요가 있는데, 왜 토끼가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냐고 어느 교수가 질문했는데, 제가 물이 더러워질까 봐 세수하는 게 미안해 물만 먹었다고 답변했더니 그런 대답을 한 사람이 10년만에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저는 깨끗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한 것 같습니다.

 

Q_ 깨끗하고 청렴해야 할 공직자에 맞는 성격이네요.
이계삼 _네, 또 제가 석사만 3개(도시계획, 토목, 정책)이기 때문에 어떤 사물을 볼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입체적으로 보는 관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아요.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 이렇게 가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 되겠다고 제안을 하죠. 실례로 경기도청사를 광교로 이전할 당시 경기도의원 127명을 설득하면서, 복합개발을 통해 돈을 벌어 이전하겠다는 제3의 길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네모를 동그랗게 그리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네모의 귀퉁이를 굴려서 네모도 아니고 동그라미도 아닌 답을 내놓는데요, 원통을 생각해보면 위에서 보면 동그라미, 옆에서 보면 네모잖아요. 그렇게 입체적인 답을 내놓는 게 제 주특기입니다.

 

Q_ 포천시 부시장으로 부임한 후 성과는 무엇인가요?
이계삼_ 많은 일을 하면서 시민, 공무원들과 함께 도전하며 성공하고 실패한 것도 있는데요,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그중 떠오르는 것은 작년 초 전철 7호선을 유치한 것입니다. 매번 떨어지던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추진하고 백운계곡에 양수발전소 1조 원짜리도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계곡인 백운계곡의 불법시설물을 철거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Q_ 어떻게 불법시설물이 철거됐는지요?
이계삼_ 이재명 경기도지사님께서 불법과는 타협할 수 없다며 철거작업을 지시했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진행하라 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시장은 고발하고 부시장은 징계한다고 했습니다. 20여년 전에도 검찰과 경찰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다 상인들이 가스통을 들고 나와 목숨 걸고 반발해서 해결하지 못했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상인들이 조카·사돈·삼촌 돈을 적게는 5,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빌려다가 시설물을 설치했는데, 당장 목구멍에 거미줄을 치게 되니 생존권을 갖고 투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의를 거듭하며 대안을 찾은 것이 공공테이블을 설치해줄 테니 거기서 장사를 하라고 해법을 제시했죠.
올 1월 도비 40억 원과 시비 60억 원 총 100억 원을 확보해 그분들에게 살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공공테이블이 설치되면 백운계곡은 정말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관광지가 됩니다. 방문객을 위해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면서도 상인들에게 당당히 영업할 수 있도록 매주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Q_ 업무 중 난관에 부딪힐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이계삼_ 일단 이해관계자들의 이면을 꿰뚫어보고 교집합을 찾아냅니다. 동그란 네모를 찾아내는 것이죠. 그러한 마음으로 각 사안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삶을 진심으로 꿰뚫어보고 제가 그 당사자가 돼보는 것입니다. 그럼 모두가 만족할 만한 따뜻한 정책이 나옵니다.

 

Q_개인적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이계삼_ 주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갑니다. 끝없이 일을 보는 게 아니라 쉴 때는 쉽니다. 365일 국가에 저를 바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저에게 시간을 배려하죠. 가족도 타인이니만큼 저를 위해서도 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배웠어요.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 정신이 맑아지고 예쁜 사진을 얻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Q_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직자도 변해야 하는데, 부시장님은 어떻게 노력하고 계시고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이계삼_ 새로운 시대에는 정보 공유 속에 발전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공유가 중요합니다. 멀리서 오는 손님은 꼭 만나야 하고, 신간 서적을 읽고, 유튜브도 열심히 봐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빠른 것은 사람과 대화 속에서 나오는 만남이 최고입니다.
유유상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 거리에서 오고 우연한 사람과도 잘 소통해야 합니다. 자기 이야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들으면서 진화해야 합니다.

 

Q_ 닮고 싶은 롤 모델이 있는지요?
이계삼_ 태조 왕건입니다. (집무실 벽에 부착된 3개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오른쪽에 계신 분은 면암 최익현 선생으로 옳지 않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내는 보수 수구 꼴통의 상징이죠. 왼쪽에 계신 분은 실학파 초정 박제가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신 분입니다. 저분이 계셨더라면 일본의 메이지 유신에 우리나라가 밀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분 다 결국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가운데 계신 태조 왕건은 성공했습니다. 포용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부흥과 4차산업혁명도 포용으로 풀립니다. 이렇게 만나 대화하고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배려하면 자유와 배려, 포용을 통해 발전할 수 있습니다. 포천의 ‘포’ 자도 ‘안을 포(抱)’ 자인데요,
저는 왕건을 제 마음속의 위대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세종대왕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Q_ 후배 공무원들에게 국가를 위해 더욱더 노력하자는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계삼_ 국가가 저에게 너무나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셨어요. 저를 채용해주시고 공부도 시켜주시고 훈련을 시켜주시며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이끌도록 해주신 것만으로도 커다란 영광이고 많은 혜택을 누린 것입니다. ‘새가 날아오르면 포수의 총을 맞는다’는 말처럼 겸손하게 감사하면서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 내 일을 온 우주에서 나만큼 책임감 있게 잘 할 사람은 없다는 자세를 갖자
● 팔다리 하나 없을 순 있지만 죽지는 않는다 
● 내가 잘하는 것을 한 걸음이라도 진전시키고 발전시키자
● 어렵고 힘든 보직을 맡아도 독립운동가를 본받아 이겨내자
● 사람들의 마음을 잘 모아야 한다 
● 입체적인 사고로 제3의 대안을 제시하자 
● 이해관계 당사자 입장과 삶을 진심으로 꿰 뚫어보자 
● 멀리서 온 손님, 우연한 사람과 더 잘 소통하자

양태석 기자 durey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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