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법 폐지 논란

2020.06.06 17:10:47

잘못된 처벌과 낮은 형량은 또 다른 범죄의 씨앗

요즘 촉법소년들의 범죄행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5살 조카도 장난감 자동차를 타다가 사람에게 부딪치면 내려서 “괜찮아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요즘 발생하는 일들은 촉법소년의 미성숙한 사고와 옳지 못한 판단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현실을 알 수 있다. 억울한 피해자 가족들을 한번 생각하자.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10대 아이들의 범법행위는 그저 철없는 10대의 일탈 행동이 아니라성인들이 저지르는 범죄행위와 유사하거나 그 수준이 넘는 것이 많아졌다. 이런 이들에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면 이를 악용해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다.


물론 촉법소년들도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회구성원의 안전과 재산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 만 13세의 청소년이 법을 어길 경우 처벌이 보호 처분밖에 없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나이 제한보다는 예외 조항과 같은 범죄 강도에 대한 처벌로 바꿔주면 좋겠다. 4대 범죄에 한해서만 처벌이 이뤄져도 괜찮을 듯하다. 


최근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에 13살 중학생 7명이 렌터카를 훔쳐 사고를 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들의 학부모 14명 중 단 한 명도 이를 제지할 수 없었는지 의문이다. 자식을 방관한 부모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가해자들은 사건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도주한 점에서 고의성이 다분하다. 촉법소년법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니 이는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것이다. 


국민의 원성을 사는 n번방 사건 역시 다수의 가해자가 10대 때부터 범죄를 저질렀다. 10대들의 범죄를 눈감아주고 잘 자라기만을 바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일이 아니다. 10대 가해자들도 죄질에 합당한 죗값을 치러야 하며 10대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중죄라면 가해자의 부모에게도 책임을 물려야 한다. 잘못된 처벌과 낮은 형량은 또 다른 범죄의 씨앗이 될 것이다.

 

낙인효과 확대돼 소년의 사회화가 더욱 어려워져

저연령 소년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엄벌주의적 정책은 소년사범에 대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처가 아니다. 오히려 형사처벌을 확대하고 강화했던 외국의 사례를 보면 형사처벌의 확대 및 강화를 통해 소년범죄 감소라는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형사이송제도다. 형사이송제도는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특정 범죄를 저질렀거나 재범 위험이 크면 소년법원이 아니라 형사법원으로 이송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형사이송이 가능한 연령이 낮아졌고, 대상 범죄 종류가 확대됐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엄벌주의 정책이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엄벌주의 정책에도 당시 미국의 소년범죄자 재범률 억제 정책은 실패했다. 형사 이송돼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받은 소년들은 소년법원에서 교육과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과 비교했을 때 이후 재범 범죄의 수가 더 많았고, 재범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더 짧았다. 


또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것은 아동인권에 관한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UN 아동인권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40조에 근거해 당사국에 대해 형법위반능력이 없다고 추정되는 최저연령의 설정을 촉구해왔다.

 

특히 12세 이하로 형사책임 연령을 인하한 국가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연령의 상향조정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이러한 유엔의 권고에 따라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세로 채택한 국가는 2004년 27개에서 2010년 33개로 늘었으며, 16세로 채택한 국가도 11개에서 15개로 증가했다.


한편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을 통해 형사처벌할 수 있는 연령을 낮추게 되면 어린 소년범에 대한 낙인효과가 확대돼 소년의 사회화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는 부정적 효과가 야기된다. 사법기관의 공식적 낙인이 붙은 소년은 사회로 온전히 복귀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부정적 낙인과 그 차별 효과를 경험한 소년은 각종 불법적인 수단에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유사한 범죄자들로부터 범죄를 학습해 상습적인 범죄자가 될 확률이 커지게 된다.

 

이는 결국 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소년사법의 이념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양태석 기자 durey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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