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꿈두레마을공동체 공동체 생명을 유지해가는 사람들

2020.09.30 16:50:37

 

마을 정원 조성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역을 푸르게 하며 공동체를 지탱하려고 노력하는 오산시 세교동 꿈두레마을공동체(이하 ‘세꿈공’)를 만났다.

 

군사독재시대보다 사람 만나기 힘든 시기
동물 상당수 종(種)들은 군집생활 기반 위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 인간은 군집, 즉 공동체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동물이다. 일본 분자고생물학자이자 뼈 전문가인 사라시나 이사오는 저서 <절멸의 인류사>에서 인류는 다른 영장류와 달리 협력해서 태고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주장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같은 주장을 한다. 서로 부딪히면서 소통하며 협력하지 않으면 인간은 점점 약해지고 고독해져서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국가 간에도 협력해야 온 인류가 공존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금년 1월, 중국에서 발원된 코로나19는 국가 간 교류는 물론 국내 공동체의 본질마저 붕괴시키고 있다. 정부 당국마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한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집합·모임·행사 금지! 3~4명의 사람이 모이려 해도 자유롭지 못했던 1970년대 군사독재 때보다 사람 만나기가 더 힘든 시기가 돼버렸다. 

 


생명력을 유지하는 꿈두레마을공동체 
9월 12일 오전 10시경 기자가 노영운 대표 등 세꿈공 회원들을 만났다. 이 단체는 마을 중앙공원 내에 예쁜 컨테이너 사무실을 갖추고 있었다. 이곳에서 5명의 회원이 전문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수공예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모두들 표정이 매우 밝았다. 물론모두 마스크를 쓰고 체온측정기와 방문록을 비치하고 있었다. 세꿈공은 2020년 오산시 일자리정책과의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선정돼 500만 원의 예산지원을 받아 3월부터 ‘밤톨이 유아숲’ 탐방 안내 및 산책로(데크로드) 휴지줍기, 마을 정원 가꾸기, 성인 및 어린이 정원사 교육, 수공예 등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기자의 눈길을 끄는 사업은 마을 정원 만들기이다. 마을 내에는 길이 500m, 폭 20m 정도의 보도거리가 있는데 세꿈공 회원들과 몇몇 주민들이 이 거리를 가꾸고 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산시 농식품위생과로부터 나무 꽃 상자 15개를 받아 여기저기 갖다 놓았다. 녹색의 거리, 하얀색 벤치, 나무와 꽃들이 함께 어우러져 기자가 수년 전 갔었던 덴마크 안데르센 생가 거리를 걷는 듯한 이국적 향취가 느껴졌다. 


노 대표는 이 거리를 ‘죽미령평화공원’까지 잇는 1㎞ 길이의 선형공원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최근 한 강연회에서 길게 늘어선 선형공원이 ‘전염병에 강하면서 지역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며 선형공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서울시 ‘경의선 숲길공원’이 대표적인 선형공원이다. 죽미령 평화공원은 6·25전쟁 발발 직후 UN군이 처음으로 북한군과 격전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과 기념비를 세운 곳이었는데 오산시가 최근 2년에 걸쳐 공원으로 확대 조성했다. 평화공원은 1번 국도변에 위치해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꿈두레마을을 방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행히 꿈두레마을과 평화공원은 고가교와 지하도로 연결돼 있어 통행하기에도 안전하다. 한편 꿈두레마을 배후(평화공원 맞은편)에 조성된 세교지구 약3만 명의 주민이 이 마을을 찾고, 나아가 평화공원 쪽으로 즐겁고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노 대표와 세꿈공 회원들은 마을 정원 조성 사업에 관심이 매우 높다. 

 


경기도 마을정원 부문 참여상 수상
오산시 일자리정책과 김효남 주무관은 올해 18개 마을공동체가 ‘마을공동체 제안 공모’에 선정됐는데 타 공동체에 비해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간은 관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존재이며 공동체와 자연 역시 인간과 같이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이다. 코로나19, 누구나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사람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무분별하게 훼손해서 생긴 인재라는 것이 정론이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자연을 지키고 숲과 나무를 가꾸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가 가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인간을 습격할 것이다.

이세정 객원기자 bodani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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