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과잉관광(Overtourism) 도시로 꼽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세계 최초로 ‘도시 입장세(Access Fee)’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정책은 기존 숙박세와 달리 호텔에 머무르지 않는 당일 관광객(daytripper)을 주요 대상으로 하며, 2025년 기준, 사전 예약 시 1인 약 5유로, 방문 직전 예약 시에는 최대 10유로까지 차등 부과된다. 특히 QR코드 기반의 디지털 예약 시스템을 통해 방문객을 사전에 등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 특징이다. 베네치아가 이러한 강력한 정책을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관광 과밀 문제가 존재한다. 베네치아는 연간 약 2,500만~3,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반면, 역사 중심지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5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지역 소비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교통 혼잡, 쓰레기 증가, 수질 악화, 주거지 상업화 등 다양한 부정적 외부효과를 유발해 왔다. 성수기에는 하루 약 8만~10만 명이 몰리며, 좁은 골목과 수로 기반 도시 구조 특성상 혼잡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관광객을 관리하는 도시, 가격과 데이터로 움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방분권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나라의 특징은 단순히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되어 있다는 수준을 넘어, 지방정부가 세금을 직접 결정하고 경쟁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즉, 행정 권한뿐 아니라 재정 권한까지 지방에 깊게 뿌리내린 시스템이다. 이러한 구조는 스위스의 역사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위스는 연방정부, 칸톤(주),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인 코뮌으로 이루어진 3단계 정부 체계를 갖고 있으며, 전국에는 26개의 칸톤과 약 2,000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가 존재한다. 각 단위는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으며, 이러한 분권 구조는 헌법적으로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특히 중앙집권이 아닌 지역 중심의 자치 전통이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고 대부분의 정책 권한은 지방에 맡겨지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스위스 재정 시스템의 핵심은 ‘과세 권한의 분산’이다. 이 나라에서는 연방정부, 칸톤, 지방정부가 각각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부가가치세와 같은 일부 국세를 담당하고, 칸톤은 소득세와 법인세의 주요 부분을 결정한다. 여기에 더해 지방정
일본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국가다. 특히 도쿄의 인구 집중은 단순한 대도시 과밀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존의 지역 개발이나 재정 지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직접적인 해법을 선택했다. 바로 사람을 실제로 이동시키는 정책이다. 이 정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매우 분명하다. 일본의 총인구는 2008년 약 1억2,800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에 들어섰으며, 향후 수십 년 동안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약 900개에 가까운 지방자치단체가 소멸 위험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 도시의 상당수는 이미 고령화율이 40%를 넘어서며,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겪고 있다. 지방 이주 지원금 제도 문제의 핵심은 청년층의 이동 패턴에 있다. 일본의 많은 청년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계기로 도쿄로 이동한 뒤, 다시 지방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지방은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국 일본 정부는 ‘지역을 개발하면 사람이
로스앤젤레스는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지방세 실험 중 하나로 평가받는 Measure ULA(United to House LA)를 2023년 4월부터 시행했다. 이 정책은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도시 구조 문제(주택, 노숙자)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 설계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정책은 일반적인 재산세와는 다르게, 부동산을 거래할 때 한 번 부과되는 추가 이전세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부동산 거래에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선별적 과세 구조를 갖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약 500만 달러 이상의 부동산 거래에는 4%, 1,000만 달러 이상에는 5.5%의 세율이 적용된다. 중요한 특징은 단순히 고가 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파트, 상업용 건물 등 다양한 유형의 고가 부동산 거래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도시 내 고가 자산 전체를 대상으로 한 재정 설계가 이루어졌다. 즉, 특정 계층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 도시 자산 구조 전반을 활용한 정책적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세금이 아니라, 도시 문제를 푸는 재원 설계 이러한 정책이 등장한 배경에는 로스앤젤레스가 직면한 심각한 주거 위기가 있다. 이 도시는 약 7만 명 이상의
인구 감소, 주택 위기, 재정 압박, 지역 불균형이라는 복합적인 구조 문제가 전 세계 도시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지금, 지방정부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의 지방정부가 중앙의 예산을 배분받아 정책을 집행하는 수동적 행정 주체였다면, 오늘날의 지방정부는 스스로 재원을 설계하고, 사람을 움직이며, 시장을 조정하는 능동적 정책 주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지원이 아니라 설계, 도시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부동산 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노숙자와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재원을 스스로 만들어냈고, 일본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을 실제로 이동시키는 정책을 설계했으며, 스위스은 지방정부가 세율을 직접 결정하고 경쟁하는 구조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입장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각의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명확하다. 도시 문제를 ‘재정, 인구, 시장’이라는 구조 자체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정책이 더 이상 단순한 지원이나 보조금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금은 단순한 재원 확보 수단이 아니라 정책 도구로 활용되고,
이란 전쟁을 두고 우리는 대개 핵문제, 중동 질서, 미국의 패권, 이스라엘 안보를 먼저 떠올린다. 물론 이 모든 설명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왜 미국이 지금 이 전쟁에 개입했는지, 그리고 왜 서구 사회가 반복해서 이런 충돌을 감수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지 못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구학적 관점이 필요하다. 특히 전쟁으로 무고한 시민과 아이들이 희생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 우리는 “왜 전쟁이 벌어지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구학은 그 질문에 대해, 국제정치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인구구조와 세대 권력의 논리를 보여준다 . 전쟁은 언제나 영토와 이념만을 둘러싼 충돌이 아니다. 그것은 누가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것인가, 그리고 그 비용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이기도 하다. 인구학자의 눈으로 보면 이번 이란 전쟁 역시 그렇게 읽힌다. 이 전쟁은 늙어가는 서구가 자신이 누려온 생활수준과 자산질서를 지키기 위해 벌이는 몸부림이다. 다소 강한 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오늘의 전쟁을 이해하려면, 바로 그 불편한 가설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 대량 이민이 보여주는 서구의 위기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각종 SN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