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향 납세로 지역활성화 유도

2022.09.15 17:55:32

고향납세액, 납세건수 매년 큰 폭 증가

우리나라에서 내년부터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를 참고했다. 2008년 도입된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를 소개한다. 

 

‘지금은 도시에 살지만 나를 키워준 ‘고향’에 내 뜻대로 납세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해 수많은 논의와 검토를 거쳐 생겨난 것이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이다.


고향납세는 실제로는 일본의 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県), 시구정촌(市区町村)에 대한 ‘기부’이다. 지자체에 기부를 하고 확정 신고를 하면 기부금액의 일부가 소득세 및 주민세에서 공제된다. 일본의 고향납세는 자기 부담액 2,000엔(1만 9,440원)을 제외한 전액이 공제 대상이 된다. 예를 들면 3만 엔(29만 원)을 고향 납세하면 2,000 엔을 넘는 부분인 2만 8,000엔(27만 2,100원)이 소득세와 주민세에서 공제된다. 


고향납세는 주소지로 납세하는 주민세를 실질적으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는 구조이 지만, 기부금 세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법률상으로는 기부와 그에 따른 세금의 경감을 합친 형태이다. 전액 공제되는 기부 금액에는 수입이나 가족 구성 등에 따라 일정한 상한이 있다. 

 


기부자가 대상 지자체, 기부금 용도 선택
고향납세를 할 지자체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한정하지 않고, 어느 자치단체에라도 할 수 있다. 각 자치체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는 고향 납세 이념, 기부금의 용도 등을 본 다음 응원하고 싶은 자치단체를 선택해 기부한다. 특히 고향납세를 실시한 본인이 용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자 치체도 있다.


고향 납세하고 소득세·주민세에서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확정신고를 해야 하지만, 급여 소득자 등에 대 해서는, 고향납세를 실시할 때 미리 신청하는 것으로 확정 신고가 불필요하게 되는 「고향 납세 원스톱 특례 제도」가 2015년의 4월 새로 도입됐다. 다만 특례 적용은 고향 납 세를 하는 자치단체의 수가 5개 이내인 경우에 한한다. 고 향납세 원스톱 특례의 적용을 받는 사람은 소득세로부터 의 공제는 발생하지 않고, 고향납세를 실시한 다음해 6월 이후에 내는 주민세의 감액이라고 하는 형태로 공제된다.

 

고향납세로 지역 활성화  
고향납세제도는 지역사회 활성화와 인구감소 대책에 효 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정부는 ‘지방 창생’을 역 점 추진하기 위해, 2015년도 세제개정에서, ‘고향납세 원 스톱 특례제도’를 신설하고 전액 공제되는 고향납세 한도 를 약 2배로 늘렸다. 


고향납세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농촌 지역은 농수산특산품을 답례품으로 내세워 기부를 유도 하나 고베시 같은 도시지역 지자체들은 테마파크 입장권 이나 각종 이벤트를 앞세운 ‘체험형’ 답례품으로 기부자들을 모은다. 


고향납세 답례 특산품은 일시 소득에 해당하며 연간 50만 엔(486만 원)을 넘는 경우 초과액에 대해 과세 대상이 된 다. ‘고향납세’로서 재해지의 현이나 시·읍·면에 직접 기부 하는 경우나 일본 적십자사나 중앙 공동 모금회, 일본 정 부 등에 의연금으로서 기부하는 경우, 소득세와 개인 주민 세로부터 공제(환급)를 받을 수 있다.


고향납세액 2014년 대비 21배 증가 
일본정부가 올해 집계한 2021년 고향납세 수입액과 실 적을 보면 고향납세 수입액이 2021년 6,724.9억 엔(6조5,364억 원)에서 8,302.4억 엔(8조 697억 원)으로 납세 건 수는 2020년 3,488.8건에서 4,447.3만 건으로 각각 큰 폭 으로 증가했다. 고향납세액은 2019년 소폭 감소한 것을 빼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8년 동안 고향납 세액은 21배 증가했으며 건수로는 23배 증가했다. 


또한 대부분의 지자체(1,746개 자치단체, 전체의 97.7%) 가 고향납세의 사용 용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고향납 세의 사용 용도는 건강, 의료, 복지, 교육, 환경, 문화진흥, 관광, 안전, 방재, 재해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약 80%(1,429단체)가 납세 수입액과 활용 상황을 공표하 고 있으며, 45%(798개 단체)가 기부자에게 사용 내역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납세 활용 사례
1. 오사카부 히라카타시(大阪府 枚方市) 종합문화예술센터 건립
히라카타시(인구 39만 7,000)는 문화예술을 활용한 매력 있는 마을 만들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의 거점이 되는 (가칭) 히라카타시 종합문화예술센터를 건 립하기로 하고, 재원을 고향납세로 충당할 예정이다. 


시장이 직접 나서 히라카타 시내의 문화재 견학 투어를 이 끌 정도다. 이러한 체험 이벤트는 실제로 기부자가 히라카 타시를 직접 방문하는 계기가 되고 히라카타시의 매력을 느낄뿐만 아니라 히라카타 시내 문화재에 대한 이해와 애 착을 갖게 한다. 기부자들은 “시내 문화재 견학 투어를 통 해 시장님과 가까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시정을 알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 도쿄도 분쿄구(東京都 文京區) 생활보호자 자녀 돕기 도쿄도 분쿄구(인구 22만)는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들에게 분쿄구의 생활보호자 자녀돕기 사업 취지를 응원하는 개인으로부터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모집한 고향납세 수입으로 푸드뱅크 등을 활용해 식품을 가정으 로 배달해준다. 프로젝트 취지에 맞게 답례품의 제공을 최 소화하고 기부금을 최대한 생활보호자 자녀의 지원에 사 용한다. 당초 목표액을 훨씬 상회하는 기부금이 모아졌 다.  2020년 고향납세 기부금 총액은 9,457만 9,000엔(9 억 1,928만 원)이었다. 

 

3. 홋카이도 엔베쓰쵸(北海道 遠別町, 인구 2,700명) 지역 농업고등학교 살리기
지역농업고등학교인 엔베쓰농고는 입학자가 줄어들어 존 폐 위기에 빠졌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논과 밭의 상태를 관측하는 등 농업 분야에 활용하는 드론 구입 등 스마트 농 업교육을 도입하기로 하고 고향 납세로 비용을 충당하기 로 했다. 다른 지역의 입학자를 늘리기 위해 기숙사를 증 설했다. 이런 노력으로 2018년부터 신입생이 크게 늘어났 다. 엔베쓰농고를 살리려는 학교와 학생, 자치단체, 주민 의 간절한 노력이 성과를 보여 고향납세 기부금은 2014년 659만 4,000엔(490건)에서 2015년 1억 3,036만 2,934엔 (12억 6,736만 원, 8722건)으로 급증했다.


4.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熊本縣 熊本市) 지진 피해 복구 2016년 구마모토 지진으로 구마모토성과 시내의 문화재, 동식물 등 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구마모토시(인구 73만)는 지진 복구, 부흥을 위해 고향납세 기부자가 6가지 의 기부금 사용 용도 중 기부자가 특정할 수 있게 해 기부 금을 모집했다.
지진 피해자의 생활복구 혹은 구마모토성 재건 등 용도를 정할 수 있게 했다. 성 재건에 기부금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부흥성주증을 보내고 구마모토성 부근에 설치한 디지털 방명판에 기부자의 이름을 등록했다. 부흥성주 제도를 널리 알려 구마모토성 방문자 수는 지진 전보다 지진 이후에 더 많아졌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했다.


5. 후쿠이현(福井縣, 75만 4,500명) 해외유학장학금 으로 인재를 키운다
일본 중부지방 후쿠이현은 고향납세를 활용, 현내 고교생 을 대상으로 2가지 지원을 한다. 
하나는 고향모교 지원으로 기부자가 원하는 고등학교를 지정해 고향납세를 하는 것으로 기부액의 절반은 해당 고 교의 시설 정비, 학생의 단기 연수활동비 등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장학금으로 활용한다. 이 장학금으로 매년 약 20명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둘째는 장기 해외유학을 가는 학생을 지원한다. 기부자에 게는 기부받은 학교에서 기부금 활용 내역 보고서와 감사 의 편지를 전한다. 또 해외 유학 중인 학생의 생활과 성장 모습을 알리는 보고서를 전달한다.
참고로 후쿠이현의 2021년 고향납세 수입액은 3,188건 에 1억 1,136.1만 엔(11억 원)이었다.

 

고향납세 자동 판매기
최근 고향납세를 할 수 있는 자동판매기가 곳곳에 설치되 고 있다. 자동판매기에서 상품(답례품)을 선택하고 주소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한 다음 현금 또는 신용 등으로 결제한  뒤 즉석에서 답례품을 받는다. 방문지의 지역생산 상품이나 시설에 매력을 느낀 내방자가 즉석에서 납세할 수 있는 ‘공감납세’ 스타일이다. 
히가시이마치는 여관, 호텔 등 숙박업소에 고향납세 자동 판매기를 설치했다. 답례품으로는 즉석에서 숙박 및 기념품 요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향납세 감사권’을 증정 한다. 후지에다시는 카페에 고향 납세 자동판매기를 설치 했다. 답례품으로 시내 호텔 숙박권이나 골프채, 시설 이 용권 등을 제공한다.

 

특이 답례품 
답례품은 지역 특산품이 주종을 이루지만 특이한 답례품 이 등장했다. 사카타시(酒田市)는 고향 납세 답례품으로 재생에너지를 선택했다. 사카타시에서는 목질 바이오매스 발전 시설에서 발전한 전기를 고향납세의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기부액의 30%가 답례품으로 취급되는데 매달 전기료에서 비용을 빼는 형태로 반영된다. 

 

 

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는 고향납세에 대한 답례품으로 암 위험 검사기인 ‘설리버 체커’를 제공한다. 샐리버 체커는 타액 1방울로 암 위험 검사를 해 암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의료 기기이다. 쓰루오카시의 한 첨단 생명과학연구소에서 만들었다. 

박공식 대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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