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국회의원(정의당 원내대표)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감시와 견제를 맡겠습니다”

2022.12.06 16:01:29

 

이은주 국회의원은 27년 동안 지하철 역무원으로 근무하다 노동 정치를 하기 위해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21대 초선 의원(비례대표)인 이은주 의원은 ‘변화의 결과로 증명하는 정의로운 정치’를 지향한다.

정의당은 노동 시민을 대표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 이은주 의원은 정의당 원내대표로서 가난한 시민들과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정치에 반영해 사회의 변화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강조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립이 극에 달한 요즘, 정쟁이 아니라 민생정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은주 의원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이영애 발행인_ 오늘은 민주당도 아니고, 국민의힘도 아닌, 정의당의 이은주 의원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꼭 한 번 뵙고 싶었습니다.

이은주 국회의원_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영애_ 10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친일파와 주사파가 과연 현존하는 위협입니까?”라고 소신 발언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데 영상 보시고 당시 심정을 말씀해주세요.

이은주_ (QR 스캔 후 영상 확인) 양당이 적대적 공존을 끝내고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절절한 마음이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포를 앞세우는 정치가 과연 시민의 생명을,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요?

정치는 폭우로 인한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사망사고,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SPL 공장 끼임 사망 사고 등 실존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영애_ 주변에서 의원님을 ‘똑 부러진다’고 평가하시더라고요.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은주_ 거대 양당이 대변하지 않는 목소리, 이 사회에 소외된 약자, 가난한 시민, 일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이 곧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힘 있는 자들의 목소리만 반영되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고, 또 제가 원내대표로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이영애_ 현재 정의당이 주력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은주_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입니다. 11월 24일, 여야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전격 합의했습니다. 정의당이 가장 먼저 제안했고, 민주당이 화답한 후 국민의힘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국정조사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영애_ 이번 국정조사에서 정의당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요.

이은주_ 국정조사가 또다시 거대 양당의 정쟁이 되지 않도록 정의당이 중심을 잡아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하면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내겠습니다.

 

이영애_ 의원님은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은주_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정치가 재발 방지를 국민에게 약속했음에도 이러한 참사가 다시 발생했습니다. 시민이 걸어가다 압사했으니 정치인으로서 면목 없고, 죄스러운 마음뿐입니다.

희생자들, 유족은 물론 시민도 이태원 참사를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가, 국회가 이번 참사의 원인을 명명백백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반드시 도출해야 합니다.

 

이영애_ 국민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국정조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정치란 무엇인가요?

이은주_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행위입니다. 정치는 시민 삶을 바꾸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영애_ 여성 정치인으로서 여성 지방의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은주_ 여성 의원들이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제21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에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원이 선출됐고, 후반기 국회부의장도 여성 의원이 뽑혔습니다. 지방의회 여성 의원 비율도 2010년에 비해 광역의회는 33.3%, 기초의회는 50%나 증가했습니다.

여성은 집요함과 끈질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요함과 끈질김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 삶의 변화’라는 결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그동안 일하면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공개해주세요.

이은주_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옛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에서 역무원으로 27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공사에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려 했을 때 남성 위주의 조직이어서 직장 어린이집이 왜 필요하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긴 설득 과정에 지쳐 ‘이걸 왜 하고 있지?’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직장 어린이집 설치 후 “우리 기지에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라 이태원 참사를 논의해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때 착용했던 목걸이가 재산신고 내역에서 빠졌다고 지적하자,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비와 액세서리 비용을 비서실에서 추계해 달라 요청하고…. 조금 뒤에는 풍산개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민생과 밀접한 문제들은 논의에서 사라지고 정쟁만 하고 있었어요. 순간 제 입에서 “뭣이 중헌디?”라는 말이 맴돌았습니다.

 

 

이영애_ 2023년 예산에서 관심을 두는 부분은요?

이은주_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산업안전 예산에 중점을 뒀습니다. 노동 분야에서는 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환경 분야에서는 폐비닐, 농약병 같은 영농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수거하는 방안을 지자체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제안을 했습니다. 현재 폐비닐을 농민들이 수거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지만 ㎏당 10원에 불과하거든요.

 

이영애_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최근에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하셨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이은주_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는 온라인상에서 음란물 유포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공기업에 입사했습니다. 공기업 입사가 가능했던 이유가 법의 사각지대 때문이었음을 발견했습니다. 현행법에서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고 형 확정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 범죄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경우에도 3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법을 바꾸려 합니다.

 

이영애_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면 좋겠습니다. 정의당은 기후 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 등에서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은주_ 기후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에너지 전환, 산업 전환, 일자리 전환을 통해 이뤄야 합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정의로운 전환 관련 법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기본법 마련을 추진 중인데요, 탈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사람들, 자영업자,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주체들이 스스로 참여해 새로운 일자리를 보장받고, 보호받는 구조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영애_ 정의당의 최우선 과제는 ‘노란봉투법’ 통과 아니겠습니까? 연내에 통과가 가능할까요?

이은주_ 정당한 쟁의 행위에 대해 노동조합이나 조합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노동조합법 개정(일명 노란봉투법)을 추진 중입니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와 노동자들이 노사 합의를 할 때까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다가 5명의 노조원들에게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년 넘은 숙련공의 월급은 200만 원이 갓 넘으니 이들이 평생 일해도 갚을 수 없는 금액입니다. 또 국가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제기한 손배 소송은 10년 넘게 이어지며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도 있죠. 노동시장이 변화하면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들이 늘었습니다.

시대에 맞게 근로자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듯 사용자 개념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원청이 사용자가 돼야 합니다. 민주당도 노란봉투법을 7대 입법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이익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논의에 참여해 노란봉투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영애_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은주_ 정의당은 시민의 구체적인 삶을 다루는 민생정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비교섭단체이기 때문에 소외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9.7%를 기록하며 6석을 얻었습니다. 유권자 10명 중 약 1명이 정의당을 지지했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담고, 소외되는 목소리가 없기 위해서는 여러 정당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거대 양당이 정쟁만 한다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당이 더 분발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주셔야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좋아지고, 민주주의도 발달합니다. 정의당은 우리 사회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정치에 반영해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주 국회의원 약력

/ 정의당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운영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위원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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