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사로잡은 ‘할매니얼’

2023.02.22 09:32:59

유통업계에 부는 ‘할매니얼’ 바람은 해를 넘겨도 멈출 줄 모른다. 먹지 않은 것 같은 약과 같은 간식에 손이 가고, 할머니들이나 입을 것 같은 옷차림에 눈길을 보낸다. 20‧30세대의 호응을 얻는 할매니얼 트렌드, 그 매력은?

할머니 입맛? 2030도 즐겨 먹는다!

 

마트에 가면 초코파이에 초콜릿이 아닌 팥앙금이 들어간 앙크림 초코파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걸 누가 사 먹을까 싶지만, 의외로 20‧30세대가 잘 찾는 아이템이다.

이처럼 쑥, 흑임자, 팥, 인절미, 두부, 떡, 약과처럼 할머니들이나 먹을 것 같은 식재료가 의외로 20‧30세대의 인기를 받고 있다.

 

 

기존에 단맛과 짠맛처럼 자극적인 맛이 유행했다면, 요즘은 왠지 건강할 것 같은 심심한 할매 입맛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미 유통 업계에는 앙크림 초코파이뿐만 아니라 흑임자가 들어간 비비빅, 단호박 맛 인절미 맛 아이스크림이 대거 출시됐다.

카페 브랜드들도 이런 20‧30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인절미 클라우드 생크림, 흑임자 튀일 생크림을 케이크로도 출시해 판매했다.

 

할머니 패션 그래니룩(Granny Look)

 

화려한 꽃무늬 패턴, 니트 조끼, 롱스커트. 마치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것 같은 옷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패션을 통틀어 그래니룩(할머니를 뜻하는 그래니에 스타일을 의미하는 룩)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래니룩’을 지면 게시물이 3만 8,000개가 넘는다.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패턴들이 자칫 밋밋한 의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여자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려원, 아이유, 선미 등 연예인들의 인스타그램에서도 다양한 그래니룩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패션 브랜드 ZARA와 MIXXO 같은 의류 업계에도 그래니룩을 반영한 봄 신상품을 속속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할매니얼 패션에 대해 전문가들은 “패션계 전반에 복고풍이 불며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심리가 더해진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골집에서 휴가를~ 농캉스, 촌캉스

복고 열풍 먹을거리와 패션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 분야에도 옛것에 흥미를 느끼는 복고가 트렌드이다.

시골 할머니 댁 같은 푸근한 농가 주택에서 휴가를 보내는 ‘농캉스’와 ‘촌캉스’라는 말이 생겼을 만큼 시골집에서 편안한 차림에 아궁이에서 불을 때며 요리도 만든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시골 여행이 인기를 끄는 데 한몫했다. 맑은 공기, 비대면과 같은 관광 트렌드가 바뀌며 나만이 아는 여행지, 숨은 관광지를 농어촌에서 찾는 것.

시골집 체험이 인기를 끌며 이와 같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시골 폐가를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로 변신시키고 있다.

 

 

시니어 유튜버 전성시대

 

초등학생이 뽑는 인기 직업 중 하나인 유튜버는 시니어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유튜버 초창기부터 박막례 여사의 찰떡+사이다 입담은 모르는 사람 빼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125만 구독자를 보유한 박막례 여사의 유튜브 채널은 먹방, 찜질방 탐방기, 해외 여행기 등 손녀와 함께 보여주는 협업이 꾸준한 인기 비결이다.

 

 

박막례 여사와는 다른 콘셉트의 유튜버 밀라논나도 시니어 유튜버로 인기다. 93만 명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패션 유튜버로 한국인 최초 이탈리아 밀라노 유학 1호이자 국내에 이탈리아 명품 페레가모와 막스마라를 론칭한 디자이너다. 패션 노하우와 나이 들어가며 깨달은 것들을 유튜브를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 영원씨TV 등이 시니어 유튜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먹을 것부터 패션, 콘텐츠, 여행까지. 20‧30세대가 할매니얼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40‧50세대의 꼰대 문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윗세대에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20‧30세대에게는 부모나 직장 상사로서 만나는 40‧50세대가 꼰대로 느껴질 수 있지만, 노년층은 직접 부딪히는 연령대가 아니라는 이유다. 또 노년 세대가 가진 지혜와 여유, 깨달음을 젊은 세대와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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