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도 우도 아닌 앞만 보는 ‘소신 금뱃지’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 대표)

2023.05.29 16:34:4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불멸의 시인 윤동주의 서시(序詩)의 첫 구절로, 조정훈 국회의원 집무실 벽 한쪽에 정성스레 적혀있다.

“정치가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돼 참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조정훈 의원의 말마디가 윤동주 시인의 부끄러움의 정서와 겹쳐 보인다.

하지만 조정훈 의원에게는 반전이 있다. 최연소 공인회계사, 세계은행 간부라는 다채로운 이력과 의정 활동 곳곳에서 묻어나는 ‘소신’과 ‘용기’다. 제1회 대한민국 정치지도자상 ‘용감한 초선 상’ 수상도 같은 맥락에서다.

초선의원으로서는 좀처럼 내기 힘든 소신의 목소리를 내고, 주류 정치 그리고 기성 정치와 다른 차별화된 자기만의 길을 걷는 조정훈 국회의원. “인생에서 세 번 절벽에서 뛰어내려 본 것 같다”며 공인회계사, 세계은행 간부라는 꽃길을 뒤로 하고 여의도라는 심해에 풍덩 뛰어든 이유를 묻고 들었다.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 대표) 약력]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국제개발 석사

2014년 우즈베키스탄 세계은행 사무소 대표

2017년 아주대 통일연구소 소장

제21대 국회의원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이영애 발행인_ 대한민국 정치지도자상 ‘용감한 초선 상’을 수상한 조정훈 의원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조정훈 국회의원_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영애_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QR 코드를 스캔해 영상을 시청하시고, 소감을 나눠주세요.
(제1회 대한민국 정치지도자상 ‘용감한 초선 상’ 수상 장면 영상 시청)

조정훈_ 이렇게 영상을 만들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감한 초선 상’은 신인 정치인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상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소신 있고 용감하게 국민들 입장에 서서 정치하겠습니다.

 

이영애_ 소신의 아이콘으로, 거대 여야인 국회에서 소신 있는 정치를 펼치는 힘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정훈_ 정치를 업(業)으로 삼는 생계형 정치보다는 국민과 나라를 위한 봉사로써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과 총선, 진영을 위하는 정치가 생계형 정치라면 당선을 떠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을 챙기는 정치가 소신 있는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은행에서 소위 촉망 받던 임원으로 일하던 제가 여의도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국민 입장에서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하지 않으면 단 하루도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이영애_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르네요. 최연소 공인회계사, 세계은행 간부 출신 등 소위 ‘꽃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나요?

조정훈_ 세계은행에 있을 때 8개국에서 살며 각 나라의 총리, 재무부 장관 등과 경제 정책을 깊이 다루었고, 미국과 유럽의 여러 의회와도 다양한 일을 해왔습니다. 나라마다 너무나 달라 마치 여덟 번의 인생을 산 느낌이랄까요?

여러 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목도하고 경험한 저로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진영 정치, 무조건 반대하는 정치가 최선이 아니라 다른 길이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원래 이래’라는 말, 저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정치가 국민에게 외면받으면 망하는 겁니다.

 

 

이영애_ 국민들도 공감할 겁니다. 의원님이 대표로 있는 ‘시대전환’은 어떤 곳인가요?

조정훈_ 일종의 ‘정치 벤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2019년 당시 정치를 고민할 때 양당의 선배님들에게 영입 제안도 많이 받았어요. 한국에서 정치하려면 양당에 들어가야 큰 정치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것도 좋지만, 새로운 정치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기업에 비유하면 대기업 신입사원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창업해서 성공해봐야 경제 생태계에 도움 되듯, 정치도 양당이 아닌 누군가는 창당해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영애_ 오랜 시간 정치 생태계를 봐온 저로선 말씀하신 부분이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조정훈_ 없던 길을 만드는 일이 정치라고 믿습니다. 소위 대안 정당, 제3의 지대를 걸었던 선배님들을 보면, 전혀 없었던 도전은 아닙니다. 제가 처음으로 길을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으로 뚜벅뚜벅 걷고 있습니다.

 

이영애_ 30대에 100만 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 피부암에 걸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희소 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동력이 궁금하네요.

조정훈_ 암은 언제든 발병할 수 있어서 ‘완치됐다’, ‘이겨냈다’고 하기보다 서바이버, 생존자로 부릅니다.

2009년 암이 발병했을 때 첫째 아이가 두 살이었으니 막막했죠. 그 당시 담당 의사가 아들 같다며 제게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신이 어떤 이유든 네가 암 하나는 가져야 한다고 하면, 나는 이 암을 선택할 것 같다"라고요. 또 오늘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됐으니 잘 살라고 하셨습니다. 2009년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이영애_ 무엇이든 해야겠네요. 왜 용감한지 알 것 같아요.

조정훈_ 무서울 게 없습니다. (웃음). 극적인 경험을 한 사람 중에 인생이 바뀌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삶의 궤적이 바뀌는 경험을 했어요. 암 수술 후 종합병원 하나 없는 방글라데시로 가서 가난한 사람들과 지내며 인생이 무엇인지 공부했고, 고속 승진을 뒤로하고 세계은행을 떠나 국내 정치에 뛰어든 이 모든 일들이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무척 소중합니다. 정치인으로서 막말하고, 소리 지르고, 싸우는 일, 일은 뒷전이고 부동산 투기하는 부끄러운 행동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제 상임위가 법사위여서 민원이 무척 많아요. 여러 직능단체에서 찾아오십니다. (손가락으로 벽 한쪽을 가리키며) 그래서 저 문구를 붙여두었어요.

 

 

이영애_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참 좋은 문구입니다.

조정훈_ 소신을 지키는 일이 더 큰 정치를 하는 지름길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무모하게 비치더라도 ‘우리는 다르게 하자’는 마음은 확실합니다.

 

이영애_ 임기가 만 3년 정도 남았는데요. 가장 보람 있었을 때와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조정훈_ 한두 달 전 저녁 약속이 있어서 모처의 식당을 찾아 주차 서비스를 맡겼어요. 식사를 마치고 차를 찾으러 나왔는데, 주차 서비스해주시는 분이 퇴근을 미루고 저를 기다리셨더라고요. 그분이 “의원님을 좋아해서 주차비는 안 받겠습니다”라며 “의원님,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 같아요. 정치 좀 잘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그 말씀에 무척 먹먹했습니다. 한편으론 저 같은 정치 신인을 믿고 진솔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고요. 힘든 순간은 너무 많아요. (웃음).

 

이영애_ 법률이나 정책에서 느끼는 보람도 말씀해주세요.

조정훈_ 코로나19 초기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과 영업 제한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제가 손실보상을 최초로 주장해 본회의까지 통과시켰습니다. 저 혼자 한 일이 아니지만, 이것이 정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한 페이지를 넘기면 한 페이지만큼 좋아진다고 봅니다. 하나씩 바꿔나가는 정치하자는 게 제 소신이고 맡겨진 숙제라고 생각해요.

 

이영애_ 소신 있게 정치하면 욕하는 사람은 없나요? 좋다고만 하나요?

조정훈_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하고 나서 살기를 느꼈고요. 한번은 욕설이 섞인 팩스 1,000장을 사무실에 보낸 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화가 나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극렬 지지층을 등에 업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싫더라고요.

저는 극렬 지지층의 비난을 받아도 좋으니, 소위 침묵하는 다수를 위해 정치하고 싶어요. 여러분, 침묵만 하면 나라가 바뀌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들이 나라가 망가지는 모습을 바라만 봐서는 안 됩니다. 목소리 내주시고, 투표해주시고, 지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영애_ 참견하라는 말씀이네요. 의원님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는 무엇인가요?

조정훈_ 프로 레슬링처럼 싸우고, 19금 영화에서 볼 법한 욕설의 장(場)이 정치는 아닙니다. ‘좋은 정치’는 국민들의 부엌을 넉넉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영애_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일부 개정안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더라고요. 이 법을 통해 기대하는 게 있으시죠?

조정훈_ 밥상 위에 오르는 먹거리와 사는 집 등 외국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어요. 외국인 정책의 핵심은 국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하거나 학대하면 안 되고 세계 시민으로서 나라의 품격에 맞게 외국인 정책을 만들어야 해요.

앞으로 외국인 정책이 매우 중요해질 겁니다. 국회의원 중에서 제가 이 정책에 큰 관심을 두고 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지방의원들에도 인기가 많으실 것 같은데, 의원 생활 잘하는 꿀 팁 3개만 주신다면요?

조정훈_ 저보다 오랜 시간 정치 활동하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 팁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제가 해보니 지방의회는 가성비가 즉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생의 팍팍하고 거칠거칠한 부분을 매만지기에 좋은 영역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방의회는 더욱 현장에 답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상위법이 있어야 조례를 만들 수 있으니 국회와 지방의회 간 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해결하는 데 국회의원보다 지방의원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동네 쓰레기 처리하고, 불법 전단지 없애고, 우범지대를 변화시키면 세금 낼 맛이 나거든요. 지방 의원님들을 더 인정해주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영애_ 요즘 계획하거나 구상하는 게 있으신가요?

조정훈_ 제 슬로건이 좌도, 우도 아니고 앞으로거든요. 미래를 준비하고, 대안이 있는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인 한 명이라도 국회에 입성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이영애_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희망의 말씀으로 마무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조정훈_ 정치가 국민들에게 걱정거리가 돼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 정치를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정치가 삶의 퍽퍽한 부분을 보듬고, 좀 더 넉넉하게 살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좌도, 우도 아니며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 문제를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정치를 하고 그런 정치인이 많아지도록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관심 있게 봐주시고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대한민국의 변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되겠냐고요? 네! 하면 됩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이영애_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여러분의 판단이 정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지켜보시죠. 수고하셨습니다.

 

김자현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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