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동호회의 날개짓이 지방정부 AI 혁신을 이끌다[월간지방정부 특집기획]

  • 등록 2025.11.14 14: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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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대기업과 중앙정부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을 양산시가 허물고 있다.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만든 ‘인공지능 연구 동호회’에서 출발한 실험이, 불과 몇 년 만에 지방정부 AI 혁신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 9월 열린 제42회 지역정보화 우수사례 발표에서 양산시는 “공무원이 직접 코딩해 만든 12종의 AI 서비스”를 공개하며, 내부 역량으로 행정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더 나아가 중앙정부의 소버린 AI 모델을 지방행정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기술 실험을 넘어 ‘지방행정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열고 있다.

 

작은 동호회에서 시작된 AI 행정혁신

양산시의 AI 여정은 2020년 공공데이터·빅데이터 분석 담당자로 발령받은 오대웅 주무관의 도전에서 출발했다. 코로나 시기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십’을 통해 청년들과 함께 데이터를 발굴하고 AI 실습을 이어간 경험은 곧 전국적 성과로 이어졌다.

 

월간 지방정부와의 인터뷰에서 오주무관은 “제39회 지역정보화 연구과제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2023년 8월 인사 규정에 따라 세무과로 전보되어 업무 연속성이 단절되었습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기에, 행정과에서 복지 차원으로 지원하는 동호회에 '인공지능 연구' 동호회를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양산시의 다양한 직렬에 소속된 16명의 공무원들과 함께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코딩 작업은 일과 시간 이후와 주말이나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직접 개발한 12종 AI 서비스

동호회 활동의 결실은 놀라웠다. 보도자료 자동 생성, 위원회 명단 관리 자동화, 정부합동감사 분석 서비스, 벚꽃축제 다국어 AI 안내 등 무려 12종의 공공 맞춤형 AI 서비스가 탄생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을 활용한 보도자료 및 인사말 생성 서비스는 사용자가 별도의 교육 없이도 간단히 제목과 옵션을 선택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도자료 작성에 2~3시간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직장 내 갑질 근절 AI 상담 서비스’는 국무조정실로부터 “일하는 방식의 혁신 사례”로 공식 보고될 만큼 파급력을 인정받았다. 축제 안내 챗봇은 64개국 언어를 지원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했고, 감사 분석 서비스는 행정 신뢰도를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비용은 최소 효과는 최대, 전국으로 확산되는 파트너십

양산시의 강점은 ‘실무 중심의 자체 개발’이다. 개발비는 사실상 ‘제로’였고, 운영비도 연 150만 원 수준의 클라우드 서버 및 API 충전 비용에 불과하다. 이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현장 공무원의 역량과 창의성을 통해 충분히 혁신적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산시의 사례는 이미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광주 광산구, 울산 중구, 충북도청, 밀양시 등 타 지자체에서 초청을 받아 강의와 코딩 실습을 진행했으며, 2025년 9월에는 행정안전부 주관 제42회 지역정보화 우수사례 발표에서 특강을 맡아 전국 공무원과 경험을 공유했다.

 

AI 활용 행정혁신 제도화 논의, 지방정부의 미래를 열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AI 활용 행정혁신 방안을 직접 보고받고, 전담 부서 및 인공지능 정책 수립을 지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한 시의 행정력 강화와 업무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AI 기반 서비스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모델’을 지방정부 행정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기술을 ‘받아 쓰는’ 차원을 넘어, 지방정부의 현실과 수요에 맞춘 실무형 모델을 개발해 공공행정 전반에 활용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디지털 전환의 단순한 ‘수용자’를 넘어, 혁신을 선도하는 ‘생산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한승구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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