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산업과 정부의 시장개입

2019.08.03 16: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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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재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조지워싱턴 대학교 우주정책연구소. NASA.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효율적 시장은 개인과 기업의 사리(Selfinterest), 수요와 공급, 그리고 경쟁을 통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힘만으로도 그 자체가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시장경제의 자유방임주의(Laisse Faire) 찬론자의 주장에 근본적인 바탕이 되었고 근대 서방 국가의 민주화 및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가져다주었으며 많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모델의 표본이 되었다.

 

한 국가의 정부는 나라발전 및 자국민의 복지 등을 실행시키고 보장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방임주의 이념의 장점과 영향력, 더불어 정부의 제한된 자원으로 해야 하는 수 많은 일들을 미루어 보아 정부가 특정 산업에 개입하는 것의 정당성을 의심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특정 산업’이 국민들에게 생소한 우주산업일 때 더 큰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 칼럼은 이러한 의문에 답해보고자 정부의 우주개발시장 개입의 필요성을 다루고자 한다.

 


근대 민주주의 사상에 큰 영향력을 준 영국 철학자 및 정치사상가인 존 로크(John Locke)는 《통치론(Two Treaties of Government)》을 통해 “인간은 생명, 자유, 그리고 재산 이라는 천부인권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정부는 자국민의 천부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념으로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을 맡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국가의 경제 성장을 키우는 것 또한 국민의 천부인권을 보호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였고, 1791년 《제조업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Manufactures)》를 연방의회에 발표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개입되어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당시 국무장관이였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과 같은 중농주의자들과의 치열한 논쟁으로 이어졌지만 결국 해밀턴의 정부개입 이념은 미국의 경제 규모를 세계 최고로 만드는 기반을 쌓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 초대정부의 제조업 개입이 미국을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정부가 모든 산업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시장의 빠른 변화에 발맞추기에 유연성이 떨어지고, 자유로운 자산투입을 방지할 수 있으며, 규제를 통한 개입이 오히려 산업팽창을 막아 ‘보이지 않는 손’의 양적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과 비용이 성립되고 외부개입 없이 유지 가능한 자유시장경제를 선호하고 많은 산업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상적인 자유방임주의식 시장 성립이 가능하지 않은 것이 바로 철도와 항공 같은 교통 및 운송 산업이다. 높은 고정 비용과 진입 장벽, 긴 투자 수익 실현 기간 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산업들은 ‘보이지 않는손’만으로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산업을 이루고 유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러한 산업을 설립할 때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이 아닌 외부적인 영향이 필요요소가 되며, 그 외부 요소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정부의 개입인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특정한 시장에 개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시장이 다른 파생 산업들을 설립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철도 시장과 항공 시장 같은 산업은 더 많은 상품이 더 저렴하고 더 빨리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게 해주며 다양한 제조업 시장을 가능케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여 국가 경제를 전체적으로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근대의 많은 선진국이 교통산업과 운송산업을 ‘보이지 않는 손’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정부 개입을 추진하였고, 국가능력을 향상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국민의 생명, 자유, 그리고 재산
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우주개발산업 또한 이러한 인프라 구축 산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 발사체 산업을 통해 데이터, 인터넷, 광물, 여행 산업이 발전하는 것처럼 우주개발산업은 파생산업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큰 산업이다. 미국은 이러한 이익을 인지하여 2010년 국가우주정책(National Space Policy)을 통해 우주 개발의 이점들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특히 구체적으로 우주 산업의 발전을 지지하며, “우주를 사용함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The utilization of space has created new markets)”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우주개발산업은 경제적 발전 외에도 국가의 과학 기술 발전과 교육 발전 등에 많이 기여할 수 있다(9월호 칼럼 <우주개발의 이점>참조).


하지만 우주산업은 위에 말씀드린 철도와 항공 산업과 비슷한 특징(높은 고정 비용과 진입 장벽, 긴투자 수익 실현 기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시장의 힘으로만 설립되고 성장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발사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억 달러라는 비용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고, 자본투자를 유치하여 개발한다 할지라도 투자 수익 실현을 하기에는 수년 동안의 운용기간이 필요하다. 인공위성 개발 또한 이와 비슷하다.미국은 우주산업개발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인정하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였고, 이러한 정책을 통해 민간 발사체 산업 및 저궤도 운송 산업과 같은새로운 산업을 창조하고 우주를 통해서도 경제적 활동을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주개발산업은 정부가 국익을 위하여 또는 국민의 천부인권 보장을 위하여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산업이다.뉴욕타임스의 토마스 프리드만 기자는 특정한 요소를 지닌 산업에 대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보이지 않는 주먹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The hidden hand of the market will never work without a hidden fist)”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주먹’은 정부 개입을 뜻한다.

 

대한민국은 2011년 우주개발 진흥법을 시행했다. 이 법의 제 6조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기본 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각호의 기관이나 단체와 협약을 맺어 우주개발사업을 실시하게 할 수 있다”고 하였고 제18조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민간부문의 우주개발사업을 활성화하고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하여 우수 우주개발인력의 공급, 세제상·재정상의 지원 및 우선 구매 등의 지원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제정했다.

 

이러한 법을 발판으로 대한민국 정부 또한 올바른 우주산업 개입 정책을 통해 우주산업이 발전되어 경제적 국익이 향상되고 국민의 천분인권을 더 보호할 수 있도록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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