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몸은 크로마뇽인에서 진화를 멈췄을까? 아니면 새로운 존재로 넘어가는 중일까? 과연 미래 인간은 어떤 모습이 될까? 인류는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모두는 돌연변이로 태어났음을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기획 오진희 기자
혹독한 야생에서 생존하기 위해, 찬란한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 인류의 몸은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오고 있다. 또한 21세기, 인류는 첨단 의학과 유전자 기술로 ‘몸의 역사(The History of Your Body)’를 새로 쓰고 있다. 자연선택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진화를 스스로 디자인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지난 9월 3일부터 KBS1 채널에서 방영된 사이언스 다큐멘터리 ‘넥스트 휴먼’ 영상을 통해 인류는 끝없이 새로운 돌연변이를 만들어 냈으며, 질병과 수명에 구애받지 않게 되었고,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신체 능력을 무한히 확장시키는 새로운 존재가 되었음을 확인해보자.

프리젠터로 나선 《뇌》와 《개미》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1편부터 4편까지 함께 따라가 보도록 하자.
“저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어요.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도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인류의 역사에 대해 들려드리겠습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1편 ‘돌연변이의 탄생’에서는 문명과 함께 진화해 온 인류의 역사를 바꾼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나서고 있다. 지구상의 몇 남지 않은 원시부족인 코이산 족의 거대한 엉덩이는 영양저장소의 역할을 한다. 둔부비대증 돌연변이는 생존을 위한 것. 이들은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시속 70km로 달리는 사냥감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따라가 사냥감을 포획한다. 음식도 먹지 않은 채 150km를 걸을 수 있는 것이다.
호모에렉투스 화석 기록을 보면 엉덩이 근육이 언제부터 커지기 시작했는지 알 수 있다. 큰 엉덩이는 인간이란 종의 출현을 알린 거대한 변화였고, 두 손에 자유를 주었다. 허리를 곧게 펴자 발성기관의 변화로 목소리를 갖게 되었고, 언어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야생의 초원 위에 거대한 문명을 세우고 지구상에서 약한 몸으로 가장 강한 존재가 된 것이다.

1편에서는 칭기즈칸의 세계 정복 비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칭기즈칸이 대제국을 세울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말젖 때문이었다. 당분해 유전자인 우유돌연변이를 가졌던 칭기즈칸은 전 세계 500여명의 아내와 수많은 여자를 거느리고 자식을 낳았다. 우유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의 생식력은 19%나 높다고 한다. 20여년의 정복 기간 동안 칭기즈칸의 유전자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전 세계 남자의 0.5%, 즉 200명 중 1명은 칭기즈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바로 문명의 젖줄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다.
2편 ‘크로마뇽인’에서는 현대판 크로마뇽인인 타라후마라 인디언의 멸종 위기와 심장병(당뇨, 암)에 면역된 새로운 인류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고, 카나리 제도의 거인 관체스 족과 마야 인들이 왜 멸종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또한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에 이르면서 우리의 몸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암, 비만, 알레르기는 우리의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3편 ‘신의 언어, 유전자’에서는 자연도태를 거부하며 ‘스스로 진화를 디자인하는’ 인류의 미래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있다.
대망의 마지막 4편 ‘퍼펙트 휴먼’에서는 인류의 영원한 꿈, 불멸의 삶을 다루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Cryonics사와 애리조나 Alcor사에 보관되는 냉동인간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불멸을 꿈꾸는 이들이 기대하는 미래 의학이 무엇인지 다루고 있으며, 귀, 코, 피부뿐만 아니라 신장, 폐 등 장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재생의학이 현실화되고 있다. 영국의 사이펠리안 박사부터 미국의 아탈라 박사까지 재생의학의 최전선에 있는 박사들로부터 재생의학이 바꿀 질병의
미래를 들어보자.

또한 현대판 불로초로 주목받는 텔로머라제는 과연 인류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지 노벨상 수상자 캐롤 그라이더 박사와 일본의 조로증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검증해보고 있다. 드디어 뇌와 기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 스웨덴 연구진에 의해 현실화됐다. 뇌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몸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 인류는 공상 과학일까? 아니면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이 시나리오는 바로 우리의 ‘넥스트 휴먼’일 것이다.
돌연변이는 생명의 자연스런 과정이다. 우리 모두는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 이미 부모와는 다른 유전자를 가진 돌연변이 다. 영상을통해 인류의 몸이 문명과 함께 진화를 해온 모습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21세기, 새로운 돌연변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