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드는 비용은 엄청나다. 다른 이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입히고, 그로써 그들과의 관계는 단절되며,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경제적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며, 자존심 하락 등등 이루 다 적을 수 없을 정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리의 삶에 고난의 근본적 원천인 분노를 고스란히 보고만 있을 순 없다. 분노를 제어하기 위한 계획과 행동이 필요하다.
기획 편집부
분노란 무엇인가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이것은 욱하는 성질을 못 참고 폭발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본 감정이다. 그렇다면 왜 분노를 참을수 없을까? … 모든 인간이 감정을 담아두는 그릇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 그릇에는 우리 마음속 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격한 감정을 담아둘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그릇은 풍선에 가깝다. 화가 나지 않았을 때 풍선은 수축한다. 그러다 화가 나면 풍선은 팽창한다. … 어떤 사람들은 잘 늘어나는 풍선을 타고난다. 그래서 쉽게 화를 내곤 한다. 이들의 풍선은 끝도 없이 늘어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분노관리 및 정신건강 카운슬러인 로널드 T.포터-에프론은 이 책을 통해 ‘분노’는 신체적 손상은 물론 그보다 더 심각한 일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말하며 분노와 화의 차이점, 분노하는 사람들의 뇌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 분노를 끝내는 방법과 분노를 이겨내는 스킬 등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욱하는 성질은 육체를 좀먹는 일이기도 하다. 심장은 쿵쾅쿵광 세차게 뛰고, 꽉 쥔 주먹은 손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책상을 내려친다. 목소리는 평상시보다 높아지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린다.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여 눈에 있는 모세혈관이 확장돼 말 그대로 세상이 빨갛게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며 욱하는 성질을 6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욱하는 성질의 6가지 유형
▶돌발성 분노
지킬 박사는 평소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하이드로 돌변하곤 한다. 한마디로 위협적이다. 돌발성 분노란, 갑자기 예기치 않게 성격이 돌변할 정도로 화가 치밀어 감정이나 생각, 행동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거나 혹은 일부밖에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엄청난 속도로 보통 수준의 화를 넘어 폭발한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 어떤 말로도 진정될 수 없으며, 넘치는 분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다.
▶잠재적 분노
분노는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천천히 누적되기도 한다. 특정 개인 혹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모임이나 집단을 향해 분노가 장기적으로 쌓였을 때,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해 병적인 집착을 보인다. 그리고 가해자 집단에게 도덕적인 분노와 증오를 나타내며 성격 변화를 일으키거나 복수를 하는 상황, 가해자를 계획적으로 습격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생존성 분노
욱하는 성질은 흔히 자신의 존재 가치를 결정짓는 특정 부분에 위협이 가해졌을 때 폭발한다. 가장 직접적인 위협, 즉 육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살아남기 위한 대응책으로 발생하는 분노를 생존성 분노라고 부른다.
▶체념성 분노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거나, 중요한 상황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을 참기 힘들 때 체념성 분노가 일어난다. 이러한 분노는 하늘에 대고 삿대질을 하며 왜 내 아들을 데려갔냐고 신을 향해 절규하는 아버지의 분노처럼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서 비롯된다.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
창피를 당하거나 비난을 당하거나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가 일어난다. 이 경우에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든 사람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
▶버림받음에서 비롯된 분노
외로움, 초조함, 불안감 등을 잘 견디지 못할 때, 예를 들어 헤어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는 데도 그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경우가 그렇다. 헤어진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려고 전화를 걸지만, 결국 다시는 꼴도 보기 싫으며 재수 없다고 소리치다 전화를 끊어버리게 된다.
욱하는 성질, 특히 돌발성 분노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저자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했을 때심한 경우 감옥, 접근 금지 등으로 자유가 제한될 수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 정신·육체적 피해를 주고, 인간관계를 깨트리며,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신뢰를 잃고, 자기혐오에 빠질 수 있다며 욱하는 성질은 인생 구조와 자신의 존재 자체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당신은 분노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다음 테스트를 통해 나는 어떤 유형의 분노가 있는지 살펴보자. 체크한 개수가 많으면 그 유형의 분노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이 분노를 만드는가?
뇌에 대해 심도 싶은 연구를 진행한 대니엘 아멘은 뇌에 흐르는 혈액의 흐름을 연구하기 위해 SPECT(단일광자방출 컴퓨터단층촬영법)라는 기법을 사용했다. 이 연구는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뇌의 특정 부위가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 그쪽으로 혈액이 집중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아멘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욱하는 성질을 가진 사람들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3가지 결함을 발견했다.
첫째, 욱하는 성질이 있는 사람들은 집중하려 할 때 전전두엽의 활동이 줄어드는 현상을 종종 보인다. 이는 일이 잘못되었을 때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며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둘째, 전전두엽과 달리 전측 대상회는 너무 활발하게 움직인다. 뇌에 이런 결함이 있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 패턴에 틀어박혀 문제가 생겨도 흘려버리지 못하고 집착하게 된다. 셋째, 좌측 측두엽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성질이 급해지며 엄청난 화가 급속도로 치밀어 오른다.
저자는 만일 자신이 자주 욱하고 성질을 폭발시키는 사람이라면, 특히 남을 해칠 정도로 심각하게 분노가 터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약물 치료를 고민해 보라고 조언하며, 분노가 상대적으로 더 잘 터질수 있게 만드는 요소들을 소개하고 자신이 얼마나 분노에 노출되어 있는지 체크해 보라고 권한다.

모든 분노로부터 자유로운 삶
화가 지나치면 분노가 된다. 분노는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났을 때 발발한다. 쉽게 말해 분노는 우리가 평상시에 화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응급조치인 것이다. 저자는 전체 인구의 약 20% 가량이 끓어오르는 화, 즉 욱하는 성질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분노는 예방이 최선이며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열쇠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 잠시 마음을 진정시킬 시간을 갖거나, 다른 분노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화가 폭발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뇌가 이성을 잃고 통제불능 상태가 되지 않도록 약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앞서 언급한 6가지 서로 다른 유형의 분노에 따른 방법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 방법을 통해 분노를 조절하고, 이 과정을 혼자 해나갈 자신이 없다면 가족, 친구, 전문 카운슬러, 의사 등 주위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욱하는 성질을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습관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