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아무것도 불편하지 않은 하루 상상해 본 적 있나요?

  • 등록 2018.06.27 10: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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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20일은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넘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편견과 장벽을 깨고 쉽고 편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소개한다.

 

기획 황진아 기자

 

 

터키에 사는 20대 청년 무하렘 야즈안에게 어느 날 정말 특별한 하루가 펼쳐진다. 길거리에서, 상점에서, 택시 안에서까지도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아무것도 불편하지 않았던 것.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게 뭐가 특별한 일인가 싶겠지만 청각장애인인 무하렘에게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무하렘에게 말을 건네기 위해 그의 누나와 국내 한 기업은 사람들과 함께 한 달간 준비하며 수화를 배웠고, 그 과정을 담은 영상은 작년 한 해 유튜브 조회 수백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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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고 다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아무 것도 불편하지 않은 하루를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언어 와 성별, 나이가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몸을 움직이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1974년 UN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의 ‘장벽 없는 건축 설계’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개념인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는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운동이다. 배리어 프리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짓는 등 건축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 제도와 문화, 정보는 물론 차별과 편견까지도 허물자는 데까지 그 의미가 확대됐다. 휠체어가 쉽게 다닐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고 폭을 넓게 만든 복도와 현관, 화장실 등에 설치되어 있는 손잡이, 계단이나 난간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장치, 계단 옆에 설치된 경사로 등이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리어 프리 사례다. 문화예술계에서도 화면에 장면을 설명해 주는 화면 해설과 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배리어 프리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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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는 물론 성별, 국적(언어),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과 환경을 만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나 휠체어를 탄 사람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세면대, 픽토 그램이나 그림, 다양한 언어를 함께 병기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표지판, 횡단 시간이 더긴 횡단보도, 손과 발, 입으로도 쉽게 글씨를 쓸 수있는 유-윙 펜(U-wing pen) 등이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에 속한다.

 

그렇다면 사용하기에 편하면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일 까? 물론 아니다.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최초로 만든 로널드 메이스(Ronald L. mace)는 유니버설 디자 인의 기준이 되는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7원칙은 첫째, 모든 사용자가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다양한 조건 속에서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의 능력이나 언어에 상관없이 직감적으로 사용 방법을 알수 있어야 한다. 넷째,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다섯째, 위험과 실수를 최소화 해야 하며 여섯째, 적은 힘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끝으로 이동과 수납이 용이하고 접근이 쉬워야 한다.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유니버설 디자인은 누구나 공평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의의와 목적이 있다. 단순히 불편한 것을 편하게 만들었다고, 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다고 해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원칙을 잘 따지고 지켜서 만든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정신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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