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경기도 이천시의 공원이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경기도자미술관 뮤지엄광장에 조성된 야외 팝업 도서관 ‘난생처음 도서관’에는 8일간 2만1,941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잔디 위 빈백과 텐트형 독서존, 체험 부스와 공연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 들었다. 이천시가 추진해 온 독서정책 ‘이천이책’이 시민의 일상 속에서 가시화된 순간이었다.
이천이책, 도시 전체를 독서 공간으로
‘이천이책(이천이, 책입니다)’은 개별 프로그램의 묶음이 아니다. 이천시는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 「독서 기반 지역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독서 정책을 하나의 구조로 설계했다. 비독자의 독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도시 전반에서 책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천시는 네 가지 축을 동시에 돌렸다. 첫째, ‘읽는사람 챌린지’는 SNS 인증 독서에 함께읽기·북토크를 결합해 성인 독서 참여를 확장했다. 둘째, ‘책세권’은 골목 상점 11곳에 북큐레이션 책장을 설치하고 스탬프 투어를 운영해 생활공간에서 책을 만나게 했다. 셋째, ‘리이그 오브 라이브러리’는 청소년이 고전 10권을 읽고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형 독서 프로젝트로 학교와 도서관을 연결했다. 넷째 ‘난생처음 도서관’은 이천이책의 상징이자 시민 체감도가 가장 높았던 현장형 사업이다.
난생처음 도서관, ‘첫 독서 경험’을 설계하다
‘난생처음 도서관’은 도서관 이용 경험이 없는 시민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장소는 공원, 운영 방식은 축제형, 콘텐츠는 체험 중심으로 구성됐다. 독서존과 북토크뿐 아니라 북시네마, 독서골든벨, 종이비행기 대회, 동화책 연극·뮤지컬, 버스킹 공연 등 총 30종 141회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김영하·손원평·김금희·요조 등 작가와의 만남은 독서를 ‘특별한 경험’으로 각인시켰고, 관내 어린이집·유치원 20여 곳이 참여한 단체 견학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첫 도서관 기억’을 만들었다.
행사 이후, 도서관이 달라졌다
난생처음 도서관 이후 이천시 도서관 프로그램은 전년 대비 200개, 참여자는 6만3,073명 늘었다. 이용자도 4만3,313명 증가했고 대출 권수·회원 수도 크게 늘어, 야외 도서관이 단기 행사를 넘어 이용 확대로 이어진 ‘구조적 성과’가 확인됐다. 숫자는 ‘현장형 독서’가 시민의 생활 루틴을 바꿨다는 신호다.
김은미 이천시 도서관과장은 “이천이책은 독서를 장려하는 사업이 아니라, 시민이 책을 만나는 방식을 바꾸는 정책”이라며 “도시 전체가 ‘도서관’이 되고, 골목과 광장이 ‘책장’이 되는 구상을 실행에 옮겼을 때 시민의 뜨거운 반응이 정책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은 지식의 저장소를 넘어, 경험과 교류가 결합된 ‘라이프러리(Life+Library)’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천시 사례는 독서정책이 어떻게 시민의 삶에 스며드는지를 보여준다. 공원, 상점, 학교, 도서관을 잇는 ‘이천이책’의 구조 속에서 독서는 특정 공간의 활동이 아니라 도시의 일상이 됐다.
|
PS 지금 이 도시는 이천시는 독서 경험이 행사로 소모되지 않도록 정책의 초점을 ‘참여’가 아닌 ‘지속’에 맞췄다. 학교·지역기관·생활권 곳곳에 독서 접점을 만들고,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도서관 방문·대출·재참여 같은 지표를 관리해 독서가 일상으로 이어지게 설계했다. 그 결과 도서관은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시민 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경희 이천시장의 섬세한 여성 리더십이 있다. 생활의 결을 읽고 정책의 구조를 완성해 도서관을 이천시의 일상 기반으로 정착시켰다. |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