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 모든 것은 ‘연결’에서 시작된다 《미들맨의 시대》

  • 등록 2018.06.28 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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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비즈니스는 연결에서 시작된다. 플랫폼 비즈니스와 1인 기업, 파워셀러까지 초연결시대에 급부상한 미들맨의 정체와 그들의 성공전략을 알아보자.

 

기획 편집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이베이, 에어비앤비, 우버 등 기업가치가 수십 조에 달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에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티몬, 배달의 민족, 직방 등 크고 작은 기업들이 급성장했다. 이들은 상용화된 지 불과 20여 년밖에 되지 않은 인터넷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또 이들은 어떻게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을까?

 

《미들맨의 시대》는 그 답을 ‘연결’에서 찾는다. 그리고 연결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또는 비즈니스맨을 ‘미들맨(중개자)’이라 명명한다. 이들은 인터넷을 새로운 ‘도구’가 아닌 시대의 ‘변화’로 판단하고 변화의 핵심인 ‘연결’에 집중한다. “인터넷을 활용해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연결하고 어떻게 시장을 독점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성공한 미들맨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빌 게이츠의 오판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한 사업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있는 모든 비즈니스가 미들맨의 성격을 띠고 있고, 직업으로 본다면 중간상인이나 부동산 중개인, 중고차 딜러 같은 다양한 중개인 또는 중개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비즈니스 세계의 일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은 이들에게 엄청난 위협이 되었다. 누구나 손쉽게 직접 거래할 수 있는데 굳이 비용을 더 들여 미들맨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조차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마찰 없는 자본주의(Friction-free capitalism)’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하며 미들맨이 사라진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의 경매 사이트 이베이는 구매자와 판매 자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베이가 탄생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수천 명의 사람들 이 이곳에서 물건을 샀다가 되파는 방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상위의 셀러들은 매달 15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번다.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그들은 자신이 더 이상 입지 않는 헌옷 따위를 파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거래하는 도매업자이자 소매업자다. 이 처럼 이베이는 미들맨을 없애기는커녕 새로운 유형의 미들맨을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미들맨들은 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계속 등장하고 있는 걸까? 저자는 인터넷의 발달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결정적으로 ‘신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미들맨이 각각의 그들과 더욱 자주 거래하며, 이를 통해 신뢰를 더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회성의 직거래로는 쌓을 수 없는 신뢰관계를 미들맨은 수많은 거래를 통해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세상에서는 미들맨을 배제함으로써 얻는 비용 절감 효과보다 미들맨을 활용해 얻는 생산성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한 예로, 직접판매의 효과를 톡톡히 보며 1990년대에 세계 1위의 컴퓨터회사로까지 성장했던 델컴퓨터는 2000년대 중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더 이상 기존의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델컴퓨터는 2007년부터 대형마트를 비롯한 소매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여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미들맨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가?

 

예약한 손님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 문제는 음식점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영업이 겪고 있는 골칫거리 중 하나다. 예약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조차 국가적으로 ‘예약 부도 근절 캠페인’을 벌일 정도로 그 피해가 심각하다. 한 해에 노쇼로 인한 매출 손실이 4조 5000억 원이라고 한다. ‘오픈테이블’은 손님에게 포인트와 이용 제한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노쇼 문제를 해결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손님은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예약 가능한 음식점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음식점은 최소한의 비용(오픈테이블 이용 수수료)으로 노쇼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를 둘러보면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사업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연결’에서 기회를 찾은 미들맨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들의 경영 전략을 오랜 기간 분석해온 저자는 미들맨의 역할이자 전략을 6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교량자) 거리가 멀거나 사회적 계층이 달라서 만날 수 없는 고객들의 거래를 촉진시킨다. 둘째, 고객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거래 물품의 가치를 확인해준다.(인증자) 셋째, 거래 상대들 모두가 거래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만든다(오픈테이블의 전략).(집행자) 넷째, 위험한 거래를 기피하는 고객을 위해 변수를 줄여준다.(위험 감수자) 다섯째, 정보의 홍수에서 허우적대는 고객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준다.(안내자) 끝으로 고객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지 않도록 대신 비난을 받는다.(보호자)

 

 

방갈로의 무역상

 

2차 세계대전 초기 포로들은 밥값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들을 억류하는 쪽에서 생필품을 제공해줬고, 포로들은 적십자로부터 가끔 통조림 고기와 연어, 우유, 버터와 치즈, 심지어 담배와 초콜릿 같은 소소한 사치품으로 구성된 꾸러미도 받았다. 그러다가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던 장교들이 배급 받은 물품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고기를 먹지 않는 시크교도들은 기꺼이 고기 통조림을 내주고 잼과 마가린을 얻었다.

 

이러한 임시변통의 경제는 협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머지않아 미들맨들이 이 그림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르두어 구사가 가능한 사람은 자신의 언어 지식을 활용해서 시크교도들로부터 고기를 사서 다른 사람들에게 되팔았다. 한 성직자는 본래 치즈 조금과 담배 몇 개비만 갖고 있었는데 방갈로와 방갈로 사이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거래하여 나중에는 치즈 한 통과 담배 다섯 개비를 담은 완벽한 꾸러미를 만들어냈다. 

 

떠돌이 성직자의 이야기는 미들맨의 역할 중 하나인 교량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교량자 역할을 하는 미들맨은 단절된 사회적 네트워크를 연결해준다. 1000명에서 2500명까지 갇혀 있던 포로수용소에는 약 200명 규모의 방갈로가 있었다. 포로들은 다른 방갈로를 자주 방문하지 않았고, 방갈로마다 물건 가격이 달랐다. 성직자는 방갈로와 방갈로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방갈로 간의 물건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단순한 차익거래를 할 수 있었다.

 

포로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방갈로에서만 거래한다면 시장의 크기가 제한된 탓에 보유한 물건을 제값을 받고 팔 수 없을 것이다. 성직자는 이처럼 다양한 방갈로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줌으로써 그러한 비효율성을 크게 줄여놓았다. 성직자는 포로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내주는 대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가치를 선사했으며, 그가 창출한 가치의 일부를 취함으로써 그 스스로 이득을 봤다.

 

 

발굴하고, 확인하고, 보증하라

 

아마도 미들맨이 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유용한 역할이 인증자 역할일 것이다. 그는 전문지식과 힘들게 쌓아온 평판을 통해서 구매자의 시간을 아껴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판매자에게 속을 위험을 줄여준다. 식료품 매장에서 진짜 유기농 제품을 찾건, 시간을 내서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집을 보러 다니건, 아니면 잡지를 읽건 간에 우리는 상점 점원, 부동산 중개인, 잡지 편집자가 인증자의 역할을 해줄 거라고 믿는다. 어떤 산업에 속해 있건 당신이 미들맨이라면 고객들은 아마도 당신이 인증자 역할을 해주리라고 믿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증자는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그의 역할은 발굴(scouting), 확인(screening), 보증(vouching) 이 세 가지로 집약된다. 

 

소비자가 발굴과 확인에 필요한 노력과 전문지식을 제대로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는 최종 판매되는 물건을 보면서 그것을 발굴하고 그것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그리고 이 작업들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야 비로소 미들맨의 부재를 깨닫는다. 정밀한 확인 과정을 수행하는 인증자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인증자들은 그들이 대표하는 사람과 상품을 철저히 확인한다. 확인은 그것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지만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며, 잘못될 경우 상당히 부담스러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유능한 인증자는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기업 등 조직에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 공급하는 리크루터를 예로 들어보자.

 

기업 리크루터인 폴 호킨슨(Paul Hawkinson)은 잠재력 있는 신입사원 집단을 굴이 많은 바다에 비유한다. 냄새 나는 굴들 중에서 일부만 진주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왜 리크루터의 보수가 많은지 궁금해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진주를 머금고 있다는 게 증명된 굴만을 갖다주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리크루터는 고객사의 일을 훨씬 더 쉽게 만들어준다. 리크루터 덕분에 인사 담당자는 굴을 건져 올리고 (발굴) 껍질을 까는(확인) 대신 깔끔하게 열린 채 정렬된 굴들을 보면서 어떤 진주가 최고인지를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비난을 감수하라

 

오랫동안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스포츠 에이전트로 활약해온 드루 로젠하우스(Drew Rosenhaus)는 미식축구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에이전트다. 그는 불과 29세의 나이로 《스포츠 일러 스트레이트》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최초의 에이전트가 되었다. 하지만 그가 유명세를 탔던 더 큰 이유는 과장된 성격과 막무가내 전술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주인공 제리 맥과이어의 뒤통수를 친 상사의 모델이었다. 

 

로젠하우스는 1988년 《상어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TV에 출연한 그는 자신이 없으면 NFL은 무너지고 말거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팀과 선수 사이의 관계가 깨질 때 에이전트는 그 깨진 관계를 수습하는 일을 맡게 되죠. 한 선수가 ‘ 나는 트레이드되고 싶다! 나는 이 팀이 싫다. 이 코치도 싫다’ 라고 말하면 나는 그 선수에게 ‘나한테 그 말을 해라. 코치에게 말하지 마라. 나는 당신이 팀과의 관계를 망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로젠하우스는 고객이 그에게 분노를 표출하게 만듦으로써 팀과 선수 사이의 긴장을 해소한다. 그리고 스스로 악역을 맡아 비난을 받는다. 

 

보호자 역할을 하는 미들맨은 도덕적 회색지대나 사회적으로 곤란한 많은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보호자는 우리의 대리인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가 자신의 이미지나 사업상 중요한 관계를 해치지 않고 정직하고 대담하게 굴 수 있게 해준다. 보호자 역할을 하는 미들맨은 교량자 역할을 하는 미들맨처럼 미들맨이 없으면 서로 몰랐을 두 사람을 이어주기보다 그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있는 게 가장 좋을 때 개입한다. 

 

 

어떻게 미들맨이 되는가

 

사회 통념은 미들맨은 모든 거래에 끼어들어 구매자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높이고 판매자가 가져갈 이윤은 줄여놓는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존경받는 미들맨은 거래를 촉진시킴으로써 구매자와 판매자가 가져갈 몫을 키워 거래 당사자들이 더 큰 혜택을 보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은 미들맨이 실제로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존경받는 미들맨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대중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특별한 거래 기술과 관행을 개발한다. 이 책은 이처럼 숨겨진 그들의 특징들을 밝히고 우리 모두가 그런 특징들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미들맨의 종말이 아닌 부상을 목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그 어떤 시기보다 더 미들맨의 경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미들맨들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당신도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미들맨일 수 있다. 《미들맨의 시대》는 미들맨이 왜, 어떻게 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 최고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미들맨이 자신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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