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의 중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하천, 경천과 양지천이 도시의 미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양지천은 지역민조차 무심히 지나치던 평범한 하천이었다. 그러나 꽃잔디·수선화·튤립이 하천변을 메우며 풍경이 바뀌었다. 봄이면 꽃이 흐르고, 주말이면 전주·광주 등 인근 도시에서 가족 방문객이 몰려들었다. 순창군의 변화는 미관 개선을 넘어, 도시의 ‘얼굴’을 하천에서 다시 그려낸 전환이었다.
4km를 잇는 수변혁신 프로젝트
순창군이 추진하는 ‘경천·양지천 수변 종합개발사업’은 총사업비 175억5천만 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순창읍 일원 총 4km 구간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사업의 첫 단추는 양지천이었다.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제방 꽃잔디 식재공사를 시작으로, 산책로 조성과 저수호안 정비가 완료되며 1.4km 구간이 아름다운 수변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제 사업의 중심축은 경천으로 옮겨왔다. 경천 2.6km 구간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완성되면 두 하천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도시형 수변벨트’가 된다.
꽃길을 넘어, 문화가 머무는 하천으로
경천의 변화는 양지천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옮겨오면서도 한 단계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봄이면 산책로변에 화사한 꽃길 경관을 만들고, 계절마다 다른 꽃을 순차 식재해 사계절 풍경을 완성한다.
동시에 경천과 양지천이 만나는 합류부에는 ‘두물머리 공원’이 조성된다. 이곳에는 바닥분수와 관람석을 갖춘 야외 공연장이 들어서 버스킹, 음악 공연, 문화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군청 앞에는 음악분수대가 들어서 여름철 도심 속 피서지이자 야간 체류형 볼거리로 작동할 전망이다. 하천은 이제 ‘걷고 쉬는 공간’에서 ‘보고 즐기고 참여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순창군이 하천을 문화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지점이다.
꽃이 먼저 오고, 생태가 뒤따라 증명했다
이 사업이 더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개발’의 결과가 오히려 생태 복원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경천에서 최근 다슬기 서식이 확인됐다. 다슬기는 수질이 맑고 오염이 적은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지표생물로 알려져 있어, 경천의 수질과 생태계가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양지천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하천 준설, 지장물 제거, 하천변 정화활동 등 지속적 관리가 수질 개선과 생물 다양성 회복으로 이어졌고, 이는 ‘친수 개발’이 자연과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됐다.
축제와 연결될 때, 하천은 경제가 된다
양지천의 인기에 결정적 동력을 더한 것은 ‘순창 양지천 참두릅 여행 축제’였다. 수확 체험과 요리 경연이 가족 방문객의 호응을 이끌었고, 인근 도시 관광객 유입으로 특산물과 공간을 함께 알렸다.
올해도 경천·양지천 일원에서 축제가 이어지며 수변 공간은 산책로를 넘어 먹거리·체험·문화가 결합된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관광객이 ‘잠깐 들르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뀌면 소비와 체류가 함께 늘어난다. 순창군이 하천을 관광벨트로 잇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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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금 이 도시는 경천·양지천의 변화는 도시 전략이다. 하천을 ‘사람이 머무는 구조’로 만들면 낮에는 꽃길과 산책로가 삶의 품격을 높이고, 저녁에는 조명·공연·분수가 문화 밀도를 올린다. 체류가 늘수록 상권 소비가 따라붙고, 동선은 ‘지나침’에서 ‘머묾’으로 바뀐다. 다슬기와 수달이 돌아오는 생태 회복은 그 방향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