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은 공적 자산인가 개인의 재능인가?

  • 등록 2026.03.17 15: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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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전국구로 성장시킨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향후 행보를 둘러싼 이례적인 논쟁과 각종 의혹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청와대 이직설과 왕따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떠난다는 소식에 구독자 18만 명이 움직였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는 웬만한 지방 도시 하나가 통째로 움직인 것과 다름없는 규모다. 이처럼 큰 이슈로 번진 충주맨의 사직은, AI 못지않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구조와 영향력의 작동 방식이 크게 바뀌었음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뉴미디어의 등장과 확산은 지자체가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을 홍보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이제 그 성패는 제도나 직위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의 역량과 신뢰에도 크게 좌우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구조가 낳은 쟁점, 곧 스타 공무원이 만든 성과를 어디까지 공적 자산으로 볼 것인지, 또 어디서부터 개인의 재능과 브랜드로 보아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나아가 인재의 확보와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자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개인에서 시작하다! 

우리는 이 문제를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 권력과 개인 자유의 경계를 다룬 홉스·로크·루소의 관점으로 충주맨 논쟁을 읽어보면 강조점이 다르다. 

 

먼저 홉스의 관점에서는 질서와 공적 목적이 최우선이므로,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충성·중립·품위 유지와 같은 제약이 비교적 강하게 정당화된다. 반면 로크에게 정부 권력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위임된 ‘조건부 권력’이다. 따라서 공직에 대한 제한 역시 공공의 목적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무원이 공적 자산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은 이해충돌, 공적 정보 이용, 특혜 여부 같은 구체적 기준을 통해 검증되어야 하며, 단지 ‘유명해졌으니 사적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식의 포괄적 금지는 과도한 규제로 비칠 수 있다. 

 

루소의 관점으로 넘어가면 논쟁의 초점은 개인의 자유보다 정당성과 공동선에 더 가까워진다. 충주맨의 성과가 시민의 신뢰 위에서 형성된 것이라면, 그 성과가 이후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역시 공동체가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기준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국가는 결국 개인들의 의지와 동의 위에서 성립하는 질서라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개인은 어떤 가치와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그 흐름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충주맨 논쟁은 바로 그 변화된 개인과 국가, 공공성과 개인 브랜드의 관계를 다시 묻는 사건이기도 하다. 

 

핵개인의 시대 

우리가 말하는 ‘개인’은 하나의 동일한 존재가 아니다. 같은 제도 안에 살아도, 기성세대는 국가와 조직을 먼저 질서와 책임의 틀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고, 젊은 세대는 개인의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의 틀로 이해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주요 쟁점에서 ‘사회적 질서’보다 ‘개인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해 왔다.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송길영 작가가 말한 ‘핵개인’ 개념도 이런 변화를 잘 설명한다. 송 작가는 정보 접근의 확대와 기술 발전으로 개인이 직접 정보를 탐색하고 학습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처럼 부모·조직·전문가의 권위가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게 됐다고 본다. 

 

충주맨의 사례도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한 뒤, 충주시가 기존에 축적해 온 방식만으로는 대중의 반응을 끌어내기 어려워졌고, 그 틈에서 김선태 주무관의 기획력과 캐릭터, 실행력 같은 개인 역량이 강하게 빛을 발했다. 

 

지자체에 닥칠 인재전쟁! 

우리가 충주맨 개인의 재능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인구구조의 변화다. 이제 인재전쟁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2년생부터 출생아 수가 40만 명대로 내려앉았고, 특히 청년 인구가 수도권보다 더 빠르게 줄어드는 지방에서는 앞으로 공무원으로 유입될 인재 풀 자체가 얇아지는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가직 9급 경쟁률 변동은 공무원이 더 이상 안정적으로 인재를 끌어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에 고령화로 복지·돌봄·보건·1인 가구 대응 같은 행정 수요까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현장의 인력 부족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공공조직의 핵심 과제는 드문 인재를 어떻게 발굴하고, 붙잡고, 제대로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기관이 ‘공적 자산’이라는 논리만 앞세운다면, 충주맨처럼 개인의 능력으로 지역에 큰 성과를 만든 인재일수록 공직을 선택하지 않으려 하지 않을까? 

 

지방이 먼저 바뀌어야! 

결국 '충주맨'이라는 유일무이한 캐릭터가 공직을 떠나 야생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번 진통은, 향후 제2, 제3의 공무원들이 마주하게 될 미래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인재 전쟁이 본격화될 한국에서 공공조직이 경쟁해야 하는 건 더 이상 철밥통과 같은 물질적 연봉만이 아니다. 개인이 성장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고, 성과를 인정받는 경험, 말하자면 ‘정서적 연봉’까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지방은 현 정부의 5극3특 균형발전 전략 아래 대규모 재정 지원과 정책적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어차피 소멸할 지방에 투자하는 건 낭비”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주장을 현실에서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결국 공무원이다.

 

충주맨처럼 한 사람이 조직의 관성과 한계를 넘어 지역에 실질적 성과를 만드는, 이른바 ‘일당백’ 공무원이 많아질 때 지방 투자의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더더욱 지방이 먼저, 공무원 개인이 성장하고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 

 

[지방정부티비유=최강 연구원]

최강 연구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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