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자원에서 공공복지로, 태안해양치유센터의 출발 [월간 지방정부 2월호 기획]

  • 등록 2026.03.19 09: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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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는 이 도시의 핵심 자원이다. 559km에 이르는 해안선과 갯벌, 소금과 해풍은 오랫동안 생업과 관광의 기반이었다. 충청남도 태안군은 이제 이 바다를 개발이나 소비의 대상이 아닌, 사람의 몸과 일상을 회복시키는 공공 자산으로 다시 해석하고 있다.

 

관광이 아닌 치유, 단기 체험이 아닌 반복 가능한 회복. 해양을 정책의 기반으로 삼은 이 선택은 자연을 다루는 지방정부 전략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해양치유라는 정책 선택

태안해양치유센터는 갯벌·소금·해풍·염지하수 등 해양치유자원을 활용해 체질 개선과 면역력 증진, 신체 회복을 돕는 공공 치유시설이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정신적 피로와 만성질환 증가, 초고령사회 진입이라는 환경 속에서 태안군은 의료 중심의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과 회복 중심의 건강 정책을 선택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4.6%에 달하는 초고령 지역이라는 점은 이 선택을 더욱 분명하게 한다. 의료 접근성만으로는 주민의 일상적 건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생활권 안에서 반복적으로 이용 가능한 건강 인프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양치유는 관광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건강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법으로 자리 잡았다.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구현된 공공 치유

태안해양치유센터는 남면 달산포 일원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총사업비 399억 원이 투입됐다. 바데풀과 테라피실, 치유룸 15실, 휴식 공간과 식음 시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복합형 치유 공간이다. 2017년 해양수산부 해양치유 시범단지로 선정된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돼, 2026년 1월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설의 핵심은 동선 자체가 회복의 과정이 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수중 이완에서 테라피, 휴식과 체류로 이어지는 구조는 일회성 체험이 아닌 반복 이용을 전제로 한다. 태안 천일염과 염지하수, 피트 등 지역 고유 자원을 전반에 적용해 외부 콘텐츠에 의존하지 않는 ‘태안형 치유 모델’을 구현했다.

 

 

시범 운영 만족도 조사에서 기본·전문 프로그램 모두 5점 만점 기준 ‘매우 만족’ 응답이 70%를 넘었고, 재방문 의사는 96%에 달했다. 공간과 프로그램 설계가 실제 공공 치유 서비스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관광을 넘어 도시 구조를 바꾸다

태안군은 해양치유센터를 단일 시설로 보지 않는다.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한 체류형 스테이,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치유식단, 해양치유 상품 개발까지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해양관광과 웰니스 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지역경제 모델이자, 1·2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기존 산업 구조를 보완하려는 시도다. 지역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이용 구조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바다를 소비하지 않고 공공의 자산으로 전환한 선택, 치유를 개인의 선택이 아닌 정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시도. 태안은 지금, 해양을 통해 관광지를 넘어 살아가는 도시의 조건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PS. 지금 이 도시는

태안은 바다를 가장 많이 가진 도시 중 하나다. 그리고 그 바다를 개발이나 소비가 아닌, 회복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활용하기 시작한 도시이기도 하다. 태안해양치유센터는 자연을 소모하지 않고 공공의 자산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쉼과 회복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책이 되는 순간, 이 도시는 관광지를 넘어 치유가 일상에 스며드는 공간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한승구 기자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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