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은 말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다. 이 시기의 말벌은 침의 독성이 더 강해 어린이나 노약자가 쏘일 경우 심하면 심장마비 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기획 황진아 기자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19 구급대의 벌집 제거 출동은 12만8444건으로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처럼 장마가 짧고 폭염이 계속되면 벌의 생육환경이 좋아진다. 최근에는 한반도의 기후가 높아지며 주로 동남아 일대에서 서식했던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에도 번식하며 개체 수를 늘려가고 있는데, 등검은말벌은 우리나라 토종 말벌보다 공격성과 번식력이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말벌은 꿀벌과 달리 여러 번 공격할 수 있고, 단시간에 다량의 독을 주입해 한 번만 쏘여도 알레르기, 쇼크와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9월이면 추석을 맞아 벌초와 성묘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큰 주의가 필요하다.
말벌, 자극하지 않는 것이 최선
나뭇가지나 벼랑 위, 땅속, 죽은 나무 등에 집을 짓고 서식하는 말벌은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에서 벌초 등의 작업을 해야 할 때에는 긴 막대기 등을 이용해 사전에 벌집의 위치를 확인하자. 등산이나 성묘를 갈 때는 화려한 색의 옷이나 검은등말벌이 공격성을 띠는 검고 어두운 계열의 옷은 피해야 한다. 벌을
유인할 수 있는 짙은 냄새가 나는 향수나 화장품 등의 사용은 자제하고, 과일이나 음식은 밀봉을 철저히 해야 한다.
벌집이나 벌 떼를 자극해 공격을 받는 경우 손이나 옷, 수건 등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르는데, 이는 오히려 말벌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행동이다. 또 흔히 말벌에게 공격을 당할 때 그 자리에 가만히 엎드려 있어야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벌집 바로 옆에 가만히 있다가는 더 많은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벌 떼에게 공격을 받을 때에는 현장에서 되도록 멀리, 가능한 한 빨리 달아나는 것이 현명하다.
말벌에 쏘인 후 응급조치는 이렇게!
벌에 쏘이면 그 부위가 가렵고 붓게 된다.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기도가 부어 호흡곤란, 심한 경우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용카드 등으로 쏘인 부분의 피부를 밀어 침을 빼야 한다.
손이나 핀셋 등을 이용할 경우는 오히려 독이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침을 뽑은 후에는 통증과 부기를 빼기 위해 얼음이나 찬물로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식초나 레몬주스 등의 산성 물질을 발라주면 효과가 있다. (꿀벌의 독은 산성이므로 묽은 암모니아수, 물에 갠 베이킹파우더 등을 발라주면 좋다.)
벌에 쏘인 후 의식저하,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쏘인 부위에서 심장방향으로 한 뼘 정도 떨어진 부위를 손수건이나 압박붕대로 묶어 독이 몸으로 퍼지는 것을 늦추고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집이나 주택가 등에서 말벌집을 발견했을 경우 함부로 건드리면 벌침에 쏘이는 것은 물론 높은 곳에 있는 벌집을 제거하려다 자칫 낙상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직접 제거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