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짙어지는 5월, 이런 계절에는 자연스럽게 한강으로 향하게 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주말이 꽤 특별해진다. 이번 주말도 가볍게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한강을 찾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시간을 만나게 됐다. 바로 서울의 대표 봄 축제로 자리 잡은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만났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8주간 8色매력! 일요일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올해로 5년 차를 맞이한 축제는 '함께 걷는 한강, 함께 하는 우리'라는 의미를 담아 '뚜뚜게더(Together)'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름처럼 누구나 함께 걷고, 함께 머물며, 함께 서울의 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축제다. 6월 14일까지 매주 일요일 13시부터 21시까지 이어지는데, 걷기 좋은 지금 계절과 정말 잘 어울리는 서울시의 도심 축제다.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다 반포 한강공원에 가까워질수록 평소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수많은 시민들이 잠수교 위를 천천히 걷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까지 통행이 제한된, 오롯이 사람만을 위한 도로로 변신했다. 잠수교 전체를 보행자에게 내어준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인상적이고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평소 잠수교는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전혀 다른 장소처럼 느껴진다. 자동차 소음 대신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들리고, 한강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걷는 발걸음이 다리 위를 가득 채운다. 서울의 많은 인파가 한강 위를 천천히 걷는 모습은 참 새롭고도 낭만적이다. 익숙한 서울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이 꽤 특별하다.
무엇보다 좋은 건 '걷는 속도'가 주는 여유다. 자전거를 탈 때는 풍경이 스쳐 지나가지만, 걸으며 만나는 풍경은 한참이나 그 풍경에 머물 수 있다. 난간에 기대 물결을 바라보는 사람들, 서울시가 준비한 휴게 공간에서 물멍, 바람 멍울 즐기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연인과 친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서울의 한강을 즐긴다.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시간대는 해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는 저녁시간이다. 노을빛이 한강 수면 위로 번지고, 노을 속을 지나는 한강버스의 모습도 여유롭고 낭만적이다. 서서히 도심의 불빛이 켜지는 순간의 한강은 정말 아름답다. 여기에 시원한 강바람까지 더해지면 서울의 초여름이 주는 가장 근사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서울을 여행 중인 외국인들에게도 무척 특별한 경험과 인상적인 추억이 된다.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6월 14일까지 매주 일요일 계속된다. 자전거를 타고, 또는 한강버스를 이용해 잠수교를 찾아 천천히 걸어본다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새삼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한강을 가장 서울답게 즐길 수 있는 이 계절, 잠시 멈춰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잠수교 위를 걸어보면 좋다. 그 짧은 걸음 끝에서 서울의 초여름이 선물하는 낭만과 추억을 만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