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베이비를 만들어 낸 유전자 편집기술

2019.04.04 14: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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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를 통해 전파된 중국 허젠쿠이 교수의 맞춤형 베이비 탄생 주장 영상은 세상을 놀라게 하며 유전자편집기술에 주목하게 했다. 

 

맞춤형 베이비의 탄생? 

중국에서 유전자 편집으로 에이즈의 면역을 가진 아이를 출산했다는 주장이 나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2018년 11월25일 중국의 허젠쿠이 교수(선전 남방과학기술대)가 한 학술대회에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가 탄생했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그 당시 유전자 편집을 한 유전자는 에이즈 바이러스 관련 유전자로, 태어날 아기는 면역력을 갖게 됐다는 게 연구의 핵심이었다. 허 교수는 “태어난 아기의 아버지는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로, 이 유전자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제거하면 태어날 아기는 에이즈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감염되려면 CCR5 세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허젠쿠이 교수는 이 CCR5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으로 편집했다고 말했다. 허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류 최초의 맞춤형 베이비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허 교수가 유전자를 편집한 아이의 임신 가능성이 하나 더 있다고 말해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이를 두고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이라는 학계의 비난과 함께 논란이 벌어졌다.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의학적으로도 비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도 비윤리적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하버드대 데이비드 리우 교수도 “엄청난 기술로 끔찍한 연구를 했다”며 일갈했다. 심지어 중국 과학자 120명은 “인간 대상의 실험은 미친 짓이다”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는 공동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전자 편집 가이드라인을 구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논란이 빚어지자 중국 당국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조작은 2003년부터 법률상 금지됐다면서 허젠쿠이 교수를 즉각 조사했고 얼마 전 그 결과를 발표했다. 

 

맞춤형 베이비, 무엇이 문제?

허젠쿠이 교수의 맞춤형 베이비에 대한 주장은 여러 가지 논란을 낳았다. 첫째 윤리적 문제다. 인간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를 조작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인간 배아를 조작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연구 목적에 한 해 허용이 가능하나 그렇더라도 14일 이내에 폐기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허젠쿠이 교수는 출산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전 세계의 암묵적인 합의를 무시했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 

둘째 맞춤 아기의 가능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다. 특정한 유전자를 배아 단계에서 조작할 수 있다면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맞춤형 아기의 탄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CCR5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아기가 건강히 자랄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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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기술 크리스퍼-캐스9은 안전한가? 

허젠쿠이 교수가 주장하는 맞춤형 베이비에 쓰인 유전자 편집기술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이 제대로 이루어졌을지도 의문이다. 그가 편집한 유전자는 CCR5로, 이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세포에 침입하는 데 관여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유전자 없이도 살아가는 데 크게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허젠쿠이 교수가 CCR5만 정확히 편집했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기술은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네이처바이오테크놀로지에 크리스퍼 기술이 돌연변이를 유발할 가능성도 예상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2018년에 발표되기도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시스템은 크기가 크고 원하는 타깃만 편집하는, 기능이 비교적 낮아 안전성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등 유전자 치료에 있어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베이비를 탄생시켰다는 허젠쿠이 교수의 주장으로 학계는 물론 세계가 들썩 거렸다.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에서 허 교수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더 중요한 건 과학자라고 해서 유전자의 모든 기능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유전자 편집기술이 지속해서 연구 중인 분야이고 유전자 편집으로 인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김자현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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