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노년은 삼광(三光)을 겸한 삼노(三老)의 나이

  • 등록 2018.06.19 14: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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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만 퇴직공무원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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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공주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도 수원시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서 근무를 마치고, 이듬해 고향인 공주에서 지방공무원으로 근무명령을 받았다. 사령장을 받고 곧바로 근무 현장에 나가보니 지방공무원의 역할이 보리파종, 한 해 대책, 추경 객토, 퇴비증산, 추곡수매 등 식량증산을 위한 국가시책 추진을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며 노력해야 하는 것임을 알았다. 70년대 초 새마을운동의 시작으로 ‘잘 살아 보자’는 구호아래 양적 성장의 국가발전을 추구했다면, 80년대 후반부터는 민주화운동이 점화되고, 90년대 중반부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지방자치시대가 본격 출범하며 지역민의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공직자들의 행태도 크게 변하는 역동의 시절이었다.


국가발전의 양적 성장을 추구할 때 공무원의 역할은 관리·지도·계도라는 권업행정이었다면, 민주화·지방자치화되면서부터는 시민의 발이 되고, 봉사자·심부름꾼·머슴역할을 하면서 주민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공직자가 친절공무원, 우수공무원인 시대가 되었다. 가난에 찌들고 배고팠던 시절에 공직에 입문하여 공직자의 6대 의무(성실·복종·친절공정·청렴·비밀준수·품위유지)를 수행하며 40여년의 세월을 공직자로서의 자부심과 뿌듯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은퇴하였다. 은퇴 후 《노년의 즐거움》이란 책을 읽고서 나의 인생 2막을 고민하게 되었다. “노년은 노을 빛, 흰 눈빛, 별빛의 삼광(三光)을 겸한 삼노(三老: 노숙함(老熟), 노련함(老鍊), 당당함(老壯))의 나이, 그것이 기로(耆老: 60을 넘긴 나이)이고 눈부신 노년의 즐거움이다”라는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나를 괴롭혔다. 이제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내가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신명을 바쳐

뒷바라지 해준 아내와 전원주택을 짓고, 텃밭 가꾸기와 상추, 아욱, 땅콩, 토마토도 심고, 할머니, 할아버지 찾아 온 손자, 손녀들을 돌보며 알콩달콩 살아 볼 요량으로 ‘류&양의 작은 쉼터’를 마련해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40여년 공직생활로 다져진 몸과 마음은 ‘편안한 생활’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느끼기 시작했다. 너무 복에 겨운 소리인지 몰라도 이것이 과연 내가 갈고 닦은 삼노인가? 왠지 모를 허전한 마음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하고 면도도 하고 어디론가 옷갓하고 나가서 친구도 만나고 싶다. 나 혼자만의 즐거움이 과연 노년의 즐거움인가? 하는 생각을 하니, ‘아! 이것이 47년간 다져진 직장생활의 산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내가 찾은 곳이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이다. 전국의 퇴직공무원들이 그동안 축적된 공직경험과 재능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과 따뜻한 나눔을 실천할 목적으로 문을 연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은 설립한지 이제 1년 반 이지만 70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이런 추세라면 얼마 안가서 참여하는 조합원이 5천명을 상회할 것이다.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은 재능나눔과 사회공헌 사업, 국가·지자체 시책사업, 아름다운 짝맺기사업, 시·도지사 추천 지역특산품 판매사업, 맞춤형 재능나눔 일자리 제공 등 지역사회와 조합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릴 수 있는 일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곳에서 지역사회와 조합원 모두를 위한 심부름꾼으로 성실하게 일하며 청춘보다 더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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