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각종 민원 중 지방자치단체가 새겨들을 만한 제안과 민원을 전달하고자 한다. 독자들이 좀 더 읽기 쉽도록 약간의 편집과 각색을 했다.
기획 편집부
청소년자활지원관 존치시켜 주세요(박보미)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자활지원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청소년자활지원관은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기관입니다. 학생들에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보다 더 약한 위치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는 기관입니다. 진로상담을 해주시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는 없는지, 가정형편에 대해 쉽게 말하기 힘든 부분들도 들어주시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시려고 노력해주는 곳입니다.

저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한 재단이 후원하는 장학금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힘들 때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선생님 말씀에 자주 만나지는 않더라도 고민과 어려움을 털어놓고 기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습니다. 또, 학교생활로 바빠서 직접 찾아갈 시간이 나지 않았을 때는 선생님께서 먼저 직접 오셔서 힘들지는 않은지, 꿈이나 진로에 대해서 그 외에도 고민은 없는지 직접 물어봐주시고 칭찬과 격려도 해 주셨습니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그런 따뜻한 관심과 응원에 더 힘이 났고 앞으로 힘들 때도 있겠지만 더 노력해서 꼭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자활지원관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의 복지와 교육 문제는 중요하지 않은건가요? 저희를 도와주고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습니다. 그러나 지금 보건복지부가 하고자 하는 것이 진정 대한민국의 청소년을 위한 방안이 맞는 건지, 저희 같은 청소년들을 생각이나 해 본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꿈은 약학연구원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상대적으로 힘든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제 꿈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꼭 이루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를 위한 임시공휴일인가요?(고라미)
너무 답답하고 짜증도 나고 처음으로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임시공휴일인가요? 관공서, 대기업 아니면 쉬지도 못하는데 다른 데는 자율이라면서요? 일반 기업에서는 이런날, 쉬기 쉽지 않잖아요. 3명 중 1명은 일을 한다는데 공휴일이 맞긴 한건가요? 쉬려면 다 쉴 수 있게 해주시든가요. 저는 5살, 3살 아이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취지는 좋으나 일반 서민들, 특히 저처럼 아이 키우며 일 다니는 부모들 생각도 좀 하시면서 정책하셨으면 합니다.
유치원도 휴원. 어린이집도 휴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아니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저 같은 부모들은 어떻게 합니까?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요? 눈치는 안 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아이 신경 쓰면서 제 일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임시공휴일을 만들 거면 다 쉴 수 있게 하던가 맞벌이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쉴 수 있게 해줘서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 더 낳으라면서요? 그러면 아이 키울 수 있게 해주셔야죠. 다른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아이 키우는 부모 생각 좀 해주세요.
흡연부스와 관련한 민원입니다(권민성)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시 관악구에 거주하고 있는 34살 남성입니다. 이곳에 위치한 한 기업체 건물과 백화점 때문에 이야기 좀 하려고 합니다. 이 두 건물이 위치한 곳에 아파트 한 동과 주택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물론 통행로이기도 하고요. 이곳에서 요즘 흡연 문제가 너무 심각합니다. 백화점 같은 경우 외부에 흡연 부스가 있지만 문을 열고 피거나 사람 통행로에서 무작정 담배를 피웁니다. 물론 그 연기는 지나가는 주민들이 다 맡고 있고요. 여기서 문제는 한 두 명이 아니라 많게는 10명 이상씩 한번에 담배를 태우니 그 길을 지나가면 옷에 담배 냄새가 배어나올 정도입니다. 수차례 백화점에 민원 제기하여 통행로 쪽으로 나오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려고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다음입니다. 백화점 옆에 한 기업체 건물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수십 명이 나와 담배를 태우니 이건 공원 근처에서 거주를 하고 있는 건지 너구리굴에서 거주를 하고 있는 건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습니다. 수차례 전화를 걸어도 담당자가 없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관악구 보건소에 문의를 하였더니 기업 측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고 자제를 부탁드렸으나 답장이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런 큰 건물에 실내흡연 부스를 설치하지 않느냐고 여쭤보니 불이 날까봐 그렇다는 겁니다.
관악구청 건축과에서는 건물 용적률이 꽉 차서 외부흡연부스도 설치를 하지 못한답니다. 아무리 법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예외는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집에 가는 길에는 담배 냄새가 진동하고, 임신중인 아내가 그 길을 걸어다니는 데 정말 짜증나고 화납니다. 애매한 법적 기준 때문에 도대체 왜 이렇게나 고통 받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다른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아파트 입구 그리고 통행로에서 흡연을 하지 못하도록 건물에 흡연부스를 설치할 수 있는 예외적인 규정이 있으면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암수술 받은 직장인입니다(김태연)
저는 직장에 다니면서 위암 초기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술은 했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면역력이나건강을 다시 재생시키려면 암환자들은 1년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게다가 위 절제를 한 환자들은 먹는 게 힘들어서 면역력이 더 떨어지고 살이 많이 빠집니다. 수술 후 안정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휴직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수술과 치료기간만 따져서 진단서를 떼어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같이 초기 암 수술 후 항암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한 달 정도밖에 진단서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에서도 병원 진단서 기간이 한 달이니 휴직기간을 3개월이상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3개월 휴직을 하고 다시 나와서 일을 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처럼 억지로 나와서 일해야 하는 직장인들 중 상당수가 다시 재발한다고 하더군요. 직장을 다녀야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저로서는 너무나 형평성에 맞지 않는 규정으로 직원을 힘들게 하는 회사에 더 이상 애사심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자녀출산으로 인한 휴직은 2년까지 되는데, 왜 암환자들은 3개월 밖에 쓰지 못하는지요? 복직 후 6개월은 쓰러져가면서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 제 심정이 너무나 속상하고 화가 났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요? 제발 대책을 세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청각 장애인도 한국영화 보고 싶습니다(신혜원)
저는 경산에 사는 40대 주부입니다. 2년 전에 질병으로 갑자기 청력이 떨어져서 소리를 잘 듣지 못합니다. 40년 가까이 듣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안 들리는 장애인이 되어 보니 답답하고 불편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더군요.
문화생활을 하고 싶어 영화관에 가도 요즘 개봉하는 재미있는 한국영화는 꿈도 못 꾸고 자막처리가 되어있는 외화를 보게 됩니다. 일부 영화들은 자막 처리가 되어서 개봉하기도 하지만 상영하는 극장이 적어 일부러 찾아가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이 나오는데…. 영화관에서 하루 2편 정도만이라도 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 처리된 영화를 상영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민임대 아파트에 좀 더 살게 해주세요(박명호)
현재 국민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국민입니다. 어렸을 때 고아원에서 자라 스스로 자립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월세 생활을 하면서 돈 모으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민임대 아파트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26살에 국민임대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33살이고 아내,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재계약 기간이 돌아와 이번에 재계약을 하고 싶지만 3인가구 평균 소득의 150%를 초과해서 강제퇴거를 해야할 상황입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야근도 하고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재계약할 때는 혼인신고를 늦게 해서 재계약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벌어놓은 건 없고, 나간다고 해도 월세를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맞벌이를 안 할 수도 없고, 이혼을 할 수도 없고…. 분양 아파트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라는 게 있어서 배우자의 소득이 있어도 된다는데 국민임대 아파트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좀 더 임대 아파트에 살고 싶습니다. 재계약이 안 될 시 6개월 안에 강제 퇴거를 해야 하는데, 이 기간을 좀 더 늘려주세요. 국민임대 아파트의 목적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닌가요?
↳ (RE:) 김순복
사람이 살아가는데 집이 가장 중요합니다.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있으면 무엇을 하더라도 살아가며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대책을 세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번 돈의 대부분이 집세로 나간다면 살아가기 힘들겠지요.
운전면허 재취득 시험 개선의 필요성(조지현)
올해도 어김없이 음주운전 사면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는 운전면허 재취득 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자동차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재취득할 때 보는 시험이 처음 면허를 취득할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취득시험 제도는 너무 쉬워 심지어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하고 자국으로 돌아가 운전을 한다고 하더군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은 운전하는 방법을 몰라서 면허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운전을 할 만한 소양과 준법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똑같은 학과 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을 봅니다. 이렇게 다시 운전면허를 취득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저는 이 사람들이 왜 면허가 취소되었는지 그 취소된 원인을 분명하게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형식적이고도 뻔한 학과 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이 아니라 도로교통법에 대한 준법 의식과 소양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으로 대체하여 면허를 교부해야 합니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기존과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들에게는 음주운전의 경각심과 재교육 효과를 전혀 줄 수 없습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제도로의 보완이 시급합니다.
↳ (RE:) 남걸
저도 동의합니다. 어차피 면허증 재취득 하시는 분들은 이미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신규면허 취득과 같은 것보다 음주운전 방지 소양교육을 일정시간 이상 이수하는 등 재발방지에 효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정기간 교육이수 후 면허증 교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