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취업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소통위원회의 ‘정책 제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여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자체 및 학계 등 분야별 전문가가 초빙되었으며, 다양한 사례발표 및 생활과 밀접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와 토론회 현장은 참석자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취재 오진희 기자 사진 황진아 기자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토론회를 찾아온 열정 가득한 여성들로 북적이던 민관소통위원회(이사장 이영애) 현장 토론회는 지난 9월 16일 서울시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 에메랄드B홀 오전 10시, 대학생 및 경력단절여성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애주기별 여성 취업난 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2015 여성 HRD 포럼’의 주제로 개최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박영범)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이명선)이 공동 주최 및 주관했으며, 1부 사회는 이연복 산업인력공단 국장, 2부 사회 및 종합토론은 ‘손에 잡히는 경제’로 유명한 방송인 엄길청 경기대학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이명선 원장이 ‘생애주기별 여성 취업난 해소를 위한 직업능력개발 방향’으로 주제 강연을, 김우영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장이 ‘은평, 마을과 함께하는 여성 일자리’ 주제로 경력단절여성 관련 사례를 발표했다. 김영남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은 ‘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서 본 경력단절여성의 경력개발 전략’을, 이계희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인문사회계열 청년 여성 취업 역량강화 방안’을 경희대학교 여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제안한 정책들과 함께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되어 끝날 때까지 활발한 토론의 장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인사말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이 자리를 마련하는데 뜻을 함께해주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명선 원장님과 민관소통위원회 이영애 이사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익한 사례발표를 준비해 주신 김우영 은평구청장님,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김영남 원장님과 경희대학교 이계희 교수님! 그리고 오늘 종합토론의 진행을 맡아주신 경기대학교 엄길청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공단은 사람과 일터의 가치를 높여주는 인적자원개발·평가·활용 지원중심기관으로서 일학습병행제, 국가직무능력표준,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K-move, 스펙초월멘토스쿨, 중장년취업아카데미 등 국정과제 수행을 통한 청년고용률 향상과 능력중심사회 구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성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성인력의 경제활동참여율은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 고용률 또한 전체 고용률 대비 매우 저조합니다. 여성으로서의 상대적 불평등과 결혼,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 이중, 삼중의 어려움도 그에 맞는 적절한 직업능력개발 해법을 통해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공단은 생애주기에 따른 다양한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HRD 포럼을 통해 직업능력개발과 고용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시의성 있는 다양한 정보를 널리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유익한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인사말 (이영애 민관소통위원회 이사장)

오늘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 혹시 ‘지여인’이라는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지적인 여성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3대 여성을 일컫는다고 하는데요. ‘지방대, 여성, 인문계’라는 뜻으로 ‘지여인’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 인문계졸업생 90%는 졸업 후, 실직상태라는 ‘인구론’이라는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현재 인문계를 졸업한 청년 여성들이 극심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같은 여성으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능력을 갖고 열심히 뛰고 있는 여성들이 대한민국 많은 곳에서 활발히 움직이다가 어느 날 경력이 단절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원을 키우기 위한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 임신하고 아이를 키우고, 이러한 어려운 과정들을 이겨나가기보다는 여성경력단절이라는 타이틀로 사회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현실에서 같이 나눠야 되는 사회가 됐다고 합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오늘 이 자리가 이 사회를 보다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한 진정한 민·관의 소통이 무엇인지, 진정한 국민 참여가 무엇인지, 직접 체험하고 보여줄 수 있는 ‘여성 HRD 포럼’이 되기를 노력하고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소통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민관소통위원회가 여러분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리며 자기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 여성이 되길 기대하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주제 강연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생애주기별 여성 취업난 해소를 위한 직업능력개발 정책방향”
우리나라의 여성취업률은 OECD 국가평균에 미치지 못합니다. GDP가 2만달러도 안 되는 나라 수준입니다. 중장년 여성들은 30~39세에 가장 많은 경력단절을 경험합니다.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비중이 80%를 넘기 때문에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편입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만들어 상담-직업훈련-취업알선-사후관리-일과 가정의 양립까지 One-Sto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일센터같은 경우 매년 약 25만명의 이용 구직자 중 약 11.5만명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30대 여성의 새일센터 이용자의 취업률이 저조합니다. 기존 30~40대 취업지원 정책 대상 방향을 고학력과 경력직 여성을 타켓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년 여성의 취업희망률은 76.1%로 매우 높지만, 일을 하기 위한 역량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여성의 경험과 요구를 고려한 노후설계교육 지원을 하고, 고령여성 적합 직종 발굴, 직업교육훈련,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여성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직업능력개발을 잘 설정해서 자기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사례발표 (김우영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장)

“은평, 마을과 함께하는 여성 일자리”
은평구는 시의원 4명 중 3명이 여성이고, 국회의원 2명 중 1명이 여성입니다. 그리고 은평구 인구 51%가 여성이며, 기혼여성의 18%인 1만 5000여명이 경력단절여성입니다. 또 은평구는 산업시설이 3%밖에 안되는 고용창출이 어려운 일자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은평구에서는 마을에서 배우고, 마을에서 일하는 마을과 함께하는 여성일자리 고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최초로 여성정책담당관을 신설해, 보다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성들이 사회적 경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노는 엄마” 사례는 은평평생학습도시 보드게임강사와 스포츠태스킹코치 자격증 과정을 이수한 은평구 엄마들로 구성된 단체로 ‘잘 놀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은 엄마들의 모임입니다. “은평구 취·창·동에서 취업디자인하기”는 취창업을 목표로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한 경력단절여성을 중심으로 자생적인 경제력을 갖춘 취·창업동아리를 육성하여 마을 속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육효과 및 복지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마을단위에서 일자리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례발표 (김영남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서 본 경력단절여성의 경력개발 전략”
왜 경력단절여성이 이슈화되느냐?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여성이야말로 이 사회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단계별로 취업 지원을 하는데, 초기상담을 통해 취업 목표를 수립하고, 맞춤 취업 프로세스를 결정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다음 개인별 취업목표에 맞는 직업훈련을 제공합니다. 또한 경력단절로 인한 직업역량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현장실습을 연계하여 직업훈련의 업무 적용도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성공적 취업을 위해 직종별 전담 직업상담사를 두고 있고, 구인업체 개발과 관리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획득하여 취업매칭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대부분의 훈련들이 기술중심의 훈련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과연 고학력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을 꾀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기술중심의 훈련에서 콘텐츠 중심의 훈련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사례발표 (이계희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민관소통위원회 이사)

“인문사회계열 청년, 여성 취업 역량강화 방안”
- 서비스 사이언스 기반한 창의 교육과 훈련에 대한 제안 -
먼저 경력단절 원인을 살펴보면, 인적자원의 질과 고용의 질의 미스매치 때문이라고 봅니다. 훌륭한 여학생들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발표를 준비하면서 피부로 느꼈습니다. 알아보니, 고급인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인문사회적 아날로그 감성의 기본 소양과 함께 ICT 기술을 결합시키면 최적의 여성 고급인력들이 새로운 서비스 지식기반산업에 필요한 인력으로 양성될 것입니다.
정보의 산재로 찾기 어려운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을 기업과 연계해서 운영하면 효율적일 것입니다. 또한 서비스 R&D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고용 창출을 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시민제안 1 (김나은 경희대학교 관광학과 3학년 학생)

“취업관련 정보가 산재되어 있고 홍보가 부족하여 어디서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훈련 프로그램들이 하나의 포털에 모든 정보가 분야별로 정리되어 있는 사이트를 구축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민제안 2 (남상희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여성지원과 사무관)

“여성가족부는 경력단절여성이 기존 경력과 전공을 살려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전국에 147개소 운영합니다. 하지만 30대 여성들의 취업률이 현저히 낮습니다. 고학력 30대 여성의 재취업을 높이기 위해 직업능력개발 추진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의견 주시면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시민제안 3 (최미금 명지대학교 박사과정 학생)

“김우영 구청장님께 먼저 질문 드리겠습니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만드셨는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정이 겨우 직원의 인건비 정도로만 지원해 주는데 구청장님께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해 줄 것인지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권기옥 이사님께 질문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시민제안 4 (진보라 경력단절여성(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교육생))

“저는 출산과 육아로 어쩔 수 없이 경력이 단절되었고, 재취업을 하려고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제안은 취업 전에도 그리고 취업 후에도 경력개발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여성친화적인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력단절여성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시민제안 후, 사례 발표자들의 응답 및 종합토론이 진지한 열기 속에 진행됐는데, 김우영 구청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네트워크와 상호지원, 모범사례에 대한 발굴 정책들을 폭넓게 펼치도록 하겠다. 만약 질문한 분이 은평구에서 사회적기업을 한다면, 측면 지원을 하겠다"라고 적극적인 답변을 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권기원 이사는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있다"라고 개인 소회를 밝히며, “산업인력공단이 국가직무능력을 개발해,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NCS를 가지고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계희 교수(민관소통위원회 이사)는 “정부의 지원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실질적이고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운영되길 바란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명선 원장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자리,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 다 함께 힘을 합치길 바란다"라고 전하며, 즉석 제안을 발표한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로 종합토론회를 마쳤다. 이날 민관소통위원회 현장 토론회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및 여성 취업자들을 위한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제안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향후 오늘 토론회를 통해 제안된 정책들은 여성 취업난 해소를 위한 정책의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