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혈을 기울인 신작 《솔롱거스(Solongus)》

요즘 국내외 서점가에는 올해부터 한 한국인이 연이어 펴내고 있는 6권의 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들은 온통 영문으로 쓰여져 있다. 한국어로 쓴 책과는 다소 색다른 면이 있어서인지 국제서점가의 왕좌인 미국의 아마존은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스페인, 네덜란드, 인도, 멕시코, 브라질,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아마존이 통용되는 지역이라면 어디든지 검색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독자의 관심을 끄는 장편 영문소설 《솔롱거스(Solongus)》는 몽골어로 ‘무지개가 뜨는 땅’이라고 한다. 저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아주협력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만난 주한 몽골 외교관에게 “당신의 나라 이름이 솔롱거스(Solongus)인데 그 뜻은 ‘무지개가 뜨는 땅’이다”라는 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10여년에 걸쳐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 소설은 저자가 태국 방콕소재 국제기구(UN-ESCAP)에서 근무할 때 본인이 기획 추진했던 자동차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기초로 세계 자동차산업의 주역들인 미국의 BIG 3(GM, Ford, Chrysler)를 비롯해 일본과 유럽의 쟁쟁한 회사들, 우리나라는 물론 인도와 중국 등 전 세계 약 500여 개의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시장에서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의인화한 속칭 ‘자동차 삼국지’인 셈이다. 장장 50만개의 영어단어가 사용돼 현재 5권까지 나왔는데, 곧 출간될 6권까지 총 6부작으로 전 세계에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 책들의 일부 내용은 작년 6월부터 10월까지 구글에 연재되었고 미국의 군사당국에서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군사작전과 비교하여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하기도 했다. 일본의 유명한 대학에서 책의 일부 내용을 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왜 지금 《Solongus》가 인기인가?”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연재된 내용들을 모아 알리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회자된 이 책은 미국, 태국, 독일 등 해외공관에서 겪은 이국적인 경험과 지식, 그리고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며 직접 기획, 설계 및 추진했던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자동차 육성방안을 근거로 하여 본인이 느꼈던 여러 자동차 회사들의 주요 성격 및 특성과 정책기조 등을 깊이 연구한 결과를 기초로 하여 쓰여졌다.

주요 인물의 탄생 배경
저자는 미국의 GM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총사령관 마샬 장군과 그 성격이 흡사하고, Ford는 마샬 장군의 영원한 라이벌인 맥아더 장군, 그리고 크라이슬러는 설립자인 패튼(Patton) 장군과 너무나 닮았다고 보았다. 이 3사가 미국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벌이는 3자간의 쟁투가 옛날 로마제국의 3두 정치(Caesar, Pompey, Crassus)와 흡사해 이들이 벌이는 권력투쟁과 세계시장 점유전략을 비교하여 소설화했다. 일본의 경우도 도요타(Toyota)는 16세기 말경 도요토미, 닛산(Nissan)은 오다 노부나가, 혼다(Honda)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보고 그들이 벌이는 시장 점유 쟁탈전이 17세기 세이키 가하라 전투의 양상과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프랑스 르노 자동차 회사는 ‘짐이 국가다’라는 말로 유명한 태양왕 루이14세에 비유하였고, 독일의 폭스바겐은 프리드리히 대왕, BMW는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 피아트는 통일 이탈리아의 건설자 가리발디, 자동차 디자인의 선두주자인 영국의 울슬리(Wolsely) 자동차는 19세기 말 무적의 장군인 영국의 울슬리 장군, 신흥국 중국 자동차의 FAW는 삼국지에서 나오는 조조, SAIC는 손권에 비유했다. 러시아 자동차 회사인 GAZ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쥬코프(Zhukov), 인도의 Tata 자동차는 종전 인도를 식민지화시킨 클라이브 장군의 환상으로 인도를 다시 부활시키는 주인공으로 묘사하였다. 독일의 자동차 아우디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유명한 장군인 맨슈타인 혹은 구데리안을 염두에 두고 쓰여져 있어 앞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한판 벌이질 쟁탈전에서 러시아의 GAZ와 독일 폭스바겐 및 아우디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를 소설화할 때 전개되는 데에는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삼국지와 같은 관도대전 및 적벽대전 또는 또 다른 형태 권모수술, 음모 및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고 이를 객관화시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셀레브레티 예를 들면 김연아, 아사다 마오, 베컴, 존 웨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세계 레슬링 챔피온, 톰 크루즈, 존 세나, 그레이스 켈리, 빌헬름, 디카프리오, 메릴 스트립,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 ABBA, 이사도라 덩컨 등과 복합적으로 인물화하여 글이 쓰여져 있다.
이 책은 경제를 주제로 하여 직접 눈으로 보이지 않는 ‘하얀 전쟁’이 쓰여졌기 때문에 이들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벌이는 세계시장 점유전략이 실제 무기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눈에 보이는 전쟁’보다 생생한 심리전이 벌어진다.
슬로건을 모티브로 한 신경전
자동차 회사들이 내세우는 슬로건(GM - ‘We build Excitement’, Ford - ‘Drive One’, Benz - ‘The Best or Nothing’ 등)을 바탕으로 한 서로 간의 긴장과 신경전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이들의 경쟁과 흡사하다. 동서고금의 군사전략가인 윈스턴 처칠, 모택동, 투키디데스, 진시황, 한니발, 소진 및 장의, 정치·경제학자인 프리드만, 카프란, 모델스키 등등 수많은 인물들이 이 소설에서 나오고 한국의 장보고, 이순신, 을지문덕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들도 재미를 더하며 한국의 전통과 사상, 문화유산 등이 함께 그려져 이를 통해 한국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서양 외국 회사들이 보이고 있는 세계시장 점유전략 즉 ‘Think Global, Act Local’의 일환으로 한국이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바꾸어 말하면 현재의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의 활동상황을 이 소설에서는 한국이란 특정 장소에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으로 이야기 형식, 작전회의, 군사작전의 실제 전개상황으로 묘사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 길거리에 많이 보이는 외제차들이 왜, 어떻게 한국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이들은 어떻게 서로 간에 싸우는지, 어떻게 군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으로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이 쓰여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시장점유 쟁탈을 위해 어떤 모략을 꾸미고, 어떻게 싸워 이기는지도 전개된다. 하지만 유명 자동차만이 주인공이 아니고 이를 뒤집는 다크호스들이 있다. 초미니 자동차들, 예를 들어 타타의 Nano, 기아의 Soul, 포드의 Fiesta, BMW의 Mini 등이 골리앗같은 회사들을 상대로 지혜의 왕 다윗처럼 대항하기도 한다.
이런 자동차산업에 관한 경제소설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블로거들은 《Solongus》를 두고 ‘재미와 배울 점이 있는 교훈이 있는 소설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책을 놓기가 어렵다’고 소개하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
● 미국
GM: 미국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조지 마샬(George Marshall)에 비유해 산하의 뷰익, 캐딜락, 폰티악 등을 부대장이나 장군에 묘사하여 세계제패 전략을 전개하며 Ford 제압 과정을 묘사했다.
Ford: 맥아더(MacArthur) 장군에 비유하여 Ford의 급성장을 서술하며 이와 함께 VW의 성장과정 및 신흥중국의 대국굴기, 제국건설을 묘사했다.
Chrysler: 패튼(Patton)에 비유하여 GM, Ford에 대항해 FIAT, Benz와 연합한다. 현대와 합작 판매를 군사연합에 비유해 소개하고 있다.
이들 미국 3사가 전 세계의 자동차 시장을 두고 벌이는 권력 쟁탈전은 옛 로마제국의 시저, 폼페이, 크라수스의 3두 정치와 비슷하다.
● 일본
Toyota: 일본의 쇼군 도요토미로 렉서스, 프리우스, 캠리 등은 전투부대로 묘사된다. 도요타의 성격은 성경에 나오는 야곱의 권모술수와 비유되며 묘사된 태평양 정복 야심, 유럽 진출, 미국 정벌 등을 통해 긴장이 고조된다.
Nissan: 사장 카를로스 곤을 ‘오다 노부나가’에 비유하며 닛산의 재건과정과 군사동맹 및 합병을 통한 세계 정복야심을 함께 묘사했다. 도요타의 아시아 진출에 대응한 닛산의 전력도 함께 언급했다.
Honda: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비유해 도요타, 닛산보다 작지만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세계정복을 꿈꾸는 야심을 묘사했다.
이들 3자의 대결은 17세기 초 일본 세키가하라 전투에 비유·묘사되고 있으나, 1, 2, 3, 4 권에서는 이들의 싸움이 아직 음모의 수준이고 피 터지는 싸움은 6권에서 미국의 3사와 연계되어 전개된다.
● 중국
청나라 강희대제, 건륭의 일화를 기반으로 모택동, 등소평, 그리고 현 지도자들의 캐치프레이즈를 소개하면서 Geely, FAW, SAIC 등 신흥 자동차회사들의 Volvo와 흡수 등을 통한 야망을 ‘대국굴기’와 연결하여 전개하고 있다.
● 인도
Tata의 급성장 과정, Small Wonder 등이 언급되며 Jaguar, Land Rover 등의 흡수·합병을 통한 옛날의 무굴제국 건설 야망이 전개된다.
● 한국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한국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을 19세기 말 청일, 러일 전쟁에 비유했고 현대의 정주영, 정몽구의 성장과정을 장보고와 연결시켜 이를 통한 현대의 세계 진출전략, 앞으로 나아갈 길이 쓰여졌다.
● 독일
VW: 프리드리히 대왕에 비유하여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당시 채택했던 소진과 장의의 합종 연횡책을 읽고 원교근공 정책을 바탕으로 한 세계 정복계획을 프랑스, 이태리의 VW 견제정책과 어우러져 사건을 전개한다. 특히 히틀러가 VW를 설립한 배경을 Ford의 급성장과 관련지어 전개하고 있다.
BMW: 비스마르크에 비유하여 VW와 대결을 통해 Rolls Royce, Bentley의 분열로 연결한다.
Mercedes Benz: VW에 맞먹는 세계 제패 전략을 구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