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여성정치인의 정체성

  • 등록 2018.06.27 15: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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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경주시의회 의원

 

 

1949년 보궐선거로 우리나라 첫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된 후 여성 국회의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대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 원은 51명(전체 의석의 17%)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4차 UN 세계여성회 의에서 제안되었던 최소 30%의 각국 의회 내 여성 의원 비율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다.

 

여성 국회의원의 수는 여성 정치인은 물론 사회 제반 분야에서 여성 리더의 분포를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이다. 경주시의회에서도 21명의 시의원 가운데 여성은 본인을 포함하여 총 3인(14.3%)으로 국회의원 여성 비율에 약간 못미친다. 그러나 과거 선덕여왕 등과 현재의 여성 대통령 등을 배출한 지역이면서도 도지사를 포함하여 경상북도나 대구광역시에서 여성 자치단체장을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은 기존 데이터로 향후 동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여성 리더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낙관할 수 없다.

 

이쯤에서 ‘여성정치인’의 정체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그 역할의 필요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어머니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한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 놓고 염원하는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분이다. 모성적 특성은 언론에서 찬사를 보내는 여성정치인에 대한 지성과 미모와는 거리가 있다. ‘여성성’은 미모나 패션 감각을 가치로 하지 않는다. 가장 허약한 자녀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처럼 여성성은 취약계층에 대한 섬세하며 강인한 이해와 사랑에 가깝다. 세월호 선내에서 300명이 넘는 어린 학생과 승객이 사망한 사고에 대한 여성정치인의 역할은 분명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대한 여성 정치인의 역할은 막대하다. 아동 복지에 대한 여성정치인의 관심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여성정치인의 존재는 희미한 것 같다. 정치인은 있지만 여성성을 지닌 여성정치인은 드물다. 소수라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언론이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여성정치인의 역할에 대한 왜곡된 인식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현실이 바로 여성 리더 확대를 불투명하게 하는 근원적인 문제라고 한다. 경주 에서 취약한 노동자의 투쟁 현장이나 원전재가동 반대 주민 농성장을 찾은 여성국회의원은 2~3 인에 그친다. 이들은 ‘싸움닭’, ‘집안 망하게 하는 암탉’ 등 각종 비하 발언으로 얼룩진 상처를 보듬으면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킨 진정한 여성리더일 것이다. 이들이 여성정치인에 대한 기대의 밑불이라고 생각한다. 기초의회에 몸담고 있는 초보 여성 정치인에게 역할 모델이다.

 

미래학자들은 미래가 여성의 시대라고 한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 총리, 버마 아웅 산 수 치(Aung San Suu Kyi) 여사 등 세계적인 여성 정치 리더들이 선전하고 있다. 이들은 섬세하고 강인한 여성성으로 승리하는 여성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박한 가정 주부의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가장 처절한 인권과 민주주의 현장에서 올곧은 정의를 실천하는 모습이다. 닮고 싶고 닮아야 하는 여성성이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이런 여성성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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