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특집_ 만만한 국회] 민생 실종, 피로감만 더한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 국민이 위임한 권한,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 돼

2019.11.18 15:14:28

 

국정 전반에 대해 조사하는 국정감사는 정부를 감시·비판하는 기능이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입법 활동과 예산안 심의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얻는 등 행정부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제도다. 행정부의 잘잘못을 적발하고 시정함으로써 국회의 입법 기능, 예산심사 기능, 국정통제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는 행정부를 제대로 감시·비판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등 ‘한 방’을 날렸는가? 조국 블랙홀을 빠져나오지 못하며 맹탕 국감으로 끝났다는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야는 민생과 경제, 개혁을 두고 국정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치열하게 논의해도 모자랄 판에 초반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놓고 물고 뜯는 데 급급했다. 욕설과 막말, 피감기관에 대한 막무가내식 다그치기, 말 자르기 등은 전년도와 붕어빵처럼 닮았다. 1년에 한 번뿐인 국정감사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잘못을 나무랄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런 대안도 없이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 국감보이콧 상황을 연출한 점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가슴을 그저 답답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정부 정책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감사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수임에도 20대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전문성 있는 모습은 몇몇 의원을 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당은 제 식구 감싸 안기에 급급했고 야당은 시원한 사이다 질의는커녕 피감기관에 휘둘리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처럼 여야는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현재도 아닌 과거에 발이 묶여버렸다. 조국 국감이란 오명 속에서도 그나마 현 정부의 국정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낸 점은 소기의 성과라 할 수 있으나 경제 침체와 인보사 사태, 공공 기관 채용비리에서도 여전히 뚜렷한 대안이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비난에만 머물렀다. 국정감사 기간이 되면 준비하는 공무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밤늦도록 준비하거나 기관장의 답변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그렇다고 본래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룰 수도 없는 처지다. 


특히 국감장에 나오는 공무원들은 몇 시간을 꼼짝 못 하고 앉아서 모든 상황을 보고, 듣고 필기해야 한다. 그나마 국감장에서 의원들이 송곳 질의를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하지만 국감장에 나온 의원들이 편을 갈라 서로를 물어 뜯고 고성방가가 오가는 모습을 보면 피로감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는 의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챙기는 공무원들이 있고 국감을 통해 정책 대안을 기다리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여러 가지 특권이 있다. 국정감사도 그중 하나다. 국민을 대신해 국정 운영의 면면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뼈를 때리는 질문을 해서라도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대책을 세우라는 의미로 국민들이 위임한 권한이다. 감사권한을 결코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김자현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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