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시 노숙자 줄인 비결은?

  • 등록 2020.08.11 11: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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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시는 노숙자에게 조건 없이 주택을 제공해 자긍심과 독립심을 고취함으로써 노숙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핀란드는 EU 국가 중에 노숙자가 줄어드는 유일한 나라이다. 그 비결은 노숙자가 원하면 무조건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헬싱키 외곽에 위치한 2층 빌딩인 루킬라 노숙자 호스텔은 21명의 노숙자가 세들어 살고 있다. 이 빌딩 1층은 공동 거실과 식당, 주방, 헬스장, 사우나가 설치돼 있고 2층에는 입주자들이 사는데 한 사람당 넓은방 2개를 사용한다.


이곳에 사는 입주자들은 과거 노숙자 였던 사람들로 전부 30세 미만이다. 이들은 정식 임대 계약을 하고 임차료를 내며 살고 있다. 자신이 원하면 주택 급여를 받는다. 임차료를 내도록 하는 것은 노숙자의 자긍심과 독립심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다.


핀란드에서 노숙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노숙자들에게 이런 주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책 결정자들은 10년 전에 하우징퍼스트(주택우선) 원칙으로 알려진 노숙자 대책을 만들었다. 이 정책을 만드는 데는 사회과학자, 의사, 정치가, 대주교가 참가했으며 그들이 대책을 의논한 끝에 ‘문패에 자신의 이름을(Nimi Ovessa)’이라 불리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정책입안 실무에 참여하고 노숙자 주택 문제를 관리하는 Y재단을 운영하는 한 인사는 “이전의 노숙자 대책이 효과가 없어 급격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새로운 노숙자 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핀란드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한 야간 쉼터와 단기 체류 호스텔을 없애기로 했는데 그런 것이 노숙자들을 줄이는 데 아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서였다.


그 대신 노숙자에게 무조건적으로 살 집을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노숙자가 스스로 노숙을 야기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집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제는 주거가 문제 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본이 된다는 인식아래 선주거 제공으로 정책을 바꿨다.


주정부, 시정부, NGO의 지원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고 이전의 노숙자 쉼터를 편안하고 안락한 주택으로 개조했으며 그중 하나가 루킬라 노숙자 호스텔이다.


하우징퍼스트의 첫 번째 목표는 2,500채의 새 집을 짓는 것이었고, 지금까지 3,500채를 지어 목표치를 넘었다. 


2008년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핀란드의 장기노숙자 수는 35% 이상 감소했다. 길거리에서 야간 노숙자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것은 영국의 야간 길거리 노숙자가 2010년 1,768명에서 지난해 4,677명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겨울철에 온도가 영하 20℃까지 떨어지는 헬싱키에서 현재 50개 침상이 있는 야간 쉼터 1개만 남아 있다.


얀 바파부오리(Jan Vapaavuori) 헬싱키시장은 “주택우선 정책이 주택만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며 “장기 노숙자 상당수는 중독, 정신건강상의 문제, 지속적 돌봄이 필요한 질병을 갖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킬라에서는 7명의 직원이 21명의 세입자에게 정부기관 검색부터 교육, 훈련, 직업 연수, 게임 등 활동, 외출, 세탁과 요리 등 기본적 생활 기술까지 다방면에서 지원한다. 또 함께 어울려 대화하는 것도 사회 적응 훈련의 하나이며 문제를 즉각 발견하는 데 용이하다.


노숙자는 이 숙소에 곧바로 들어오지 않고 적응기간을 거친다. 임대계약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규칙을 위반하거나 임대료를 내지 않는 한 쫓겨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7년 이상 머무는 사람, 1~2년 머무는 사람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6명이 완전 독립생활을 위해 퇴소했다. 루킬라에서 5년 동안 요리를 배운 한 사람은 요리사로, 또 한 사람은 세탁소를 차려 일한다.


핀란드 정부는 주택우선 프로젝트에서 새 집을 짓고 300명의 지원 인력 고용을 하는 데 지금까지 2억 5,000만 유로(3,231억 원)를 지출했다.

 

최근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우선 프로젝트의 성과로 노숙자 한 사람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응급의료 서비스, 사회복지 서비스, 사법제도 운용 비용 연간 1만 5,000 유로(1,94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다.

박공식 대기자 kongsik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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