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공직선거법 해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하여

2020.02.03 18:23:38

 

국회의원선거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253석)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47석)로 구성된다. 지역구국회의원선거는 선거구별 최다득표자 1명만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小選擧區制)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 제도에서는 1위를 한 후보자만 당선되고 다른 후보자들이 얻은 득표는 사표(死票)이므로, 소수 정당의 경우 실제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의석을 적게 차지하는 과소대표의 문제가 늘 지적되어왔다.
 
따라서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지역구선거는 변함없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선거에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불일치를 일정 정도 보완하도록 하였다. 즉, 비례대표 의석 수(47석)에는 변경이 없으나, 30석은 준연동형비례대표 의석으로, 나머지 17석은 기존 방식대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한다. 편의상, 여기에서의 정당은 의석할당정당을 말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의석(지역구+비례)을 정당별 득표율에 최대한 연동되도록 배분하는 것으로, 이렇게 산출된 특정 정당의 의석수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과소대표된 경우 부족한 의석수를 비례의석으로 채워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A당이 100석, B당이 80석, C당이 40석, D당이 30석, 무소속 3명이 당선되었고, 또한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각각 40%, 30%, 10%, 20%를 득표했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비교를 위해 기존 방식대로 의석을 배분해보았다.

기존방식은 전체 비례대표 의석 47석에 각 의석 할당 정당이 득표한 득표율을 곱하여 나온 계산결과에 따라 배분하게 되는데, 이에 따른 비례의석수 결과는 <표>와 같다.
그럼 이제 개정된 방식을 살펴보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무소속 국회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총수를 각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획득한 득표율을 곱하여 정당별 이상적인 총의석수(지역구+비례)를 먼저 산출한다. 이 산출값에서 해당 정당의 지역구 당선인 수를 빼면 이상적인 비례대표국회의원수가 될 것인데, 이 값의 50%만을 반영한다.

 

이를 간략하게 계산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구체적으로 A정당의 예를 살펴보자. 전체 의석 300석 중 무소속 3석을 제외한 297석을 기준으로, A정당의 득표율 40%를 곱해서 나온 결과값 118.8석에서, A정당이 지역구에서 획득한 100석을 빼면 18.8석이 산출된다. 이의 1/2인 9석이 A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이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B정당은 5석, C정당은 0석, D정당은 15석이 된다. 나머지 1석은 소수점 이하의 수가 가장 큰 A당에 추가로 배분한다. 병립형 17석의 배분방식은 기존 비례대표국회의원 배분방식과 동일하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각 정당에 배분되는 결과는 <표>와 같다.

 

이렇게 하여 각 정당이 획득하게 되는 총 의석수 및 의석 비율을 한번 비교해보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정당별 의석 비율이 정당별 득표율에 보다 근접하게 변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과소대표되는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조금 더 많이 배분함으로써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일치를 조정한 결과이다. 물론 완전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데 이는 30석을 상한으로 50%만을 연동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특정 정당에게만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부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소선거구제하에서는 1·2당의 경우에는 실제 득표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소수정당은 반대로 실제 득표율보다 더 적은 의석을 얻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개정된 선거법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러한 정당득표율과 의석수의 불일치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특정 정당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의석을 얻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정당득표율보다 더 적은 의석을 얻은 것을 보완해주는 차원이지, 해당 정당의 득표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번 개정된 제도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설명해주는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개정된 선거제도가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튜브 등에 게시된 객관적이지 못한 글이나 영상들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 유권자들은 주어진 상황하에서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합리적으로 투표하면 된다. 지역구국회의원선거는 기존에 해오던대로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 정당, 공약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하면 된다.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도 의석 배분방식이 다소 달라지기는 하나, 본질적으로는 본인이 선호하는 정당의 득표율이 올라갈수록 그 정당이 획득할 수 있는 전체 의석수는 증가한다는 명제에는 변화가 없다. 이에 대한 결정은 유권자의 몫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선거제도는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하에서 주체간의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제도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선거에 있어서 국민의 주권적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잘 운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선거제도를 바로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결정하여 투표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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