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삼재(三灾)

2020.07.31 13:52:39

삼재의 종류를 보면 도병재(刀兵災: 연장이나 무기로 입는 재난), 역 려재(疫癘災: 전염병에 걸리는 재난), 그리고 기근재(飢饉災: 굶주리 는 재난)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삼재를 피하기 위해 부적을 사기도 또 몸을 사리기도 하는데 이토록 무서운 삼재가 미국에 그리고 트럼 프에게 왔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에 대한 폭동이 일어나 상점은 불이 나고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줄곧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이 잦아졌 는데 홍콩 사태와 남중국해 문제로 인해 대립은 더 고조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 코로나19라는 무지막지한 전염병이 돌아 경제가 무너지 고 실업률은 사상 최고에 달했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러 한 삼재로 인해 트럼프 지지율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다음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에게 크게 밀리 고 있다. 과연 트럼프는 어디서부터 꼬였고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점쳐보자.

 

대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단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이 최강이라는 아래 타국과의 외 교가 아닌 독립노선을 택하고 있다. 이는 다자 외교를 추구했던 오바마 정부와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큰 벽을 올리고 있고 떠오르는 초강 대국 중국에는 무역 전쟁을 선포했다.

 

중국 편을 드는 세계보건기구 (WTO)가 미워 사상 초유 WTO를 탈퇴하고 파리기후협정도 탈퇴한 상태이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복잡한 중동 문제와 북한과의 대립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발사 등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상은 실질적인 성과가 없어 미국의 NATO(북대서 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를 말만 하고 행동은 없다(NATO: No Action Talk Only)라는 비난을 받으며 트럼 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어 세계 1등 미국은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어마어마하게 증가하 면서 하루에 1,000여 명의 사상자가 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의 비난과 무시를 받으며 미국과 미국 국민들은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크게 나 있다.

 

반대로 미국이 그토록 미워하는 세계 2위 중국은 코로 나19를 비교적 잘 통제했고 심지어 내수경제가 활성화돼 경제가 V자 반등하는 등 세계 패권을 향한 청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은 트럼프에게 어떻게 작용될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트럼프의 슬로건과는 완전 히 반대로 가고 있고 대선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지 금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뿔뿔이 나뉜 의견을 통일시키기 위해 중국이라는 모두의 적을 내세우는 듯하다. 지난 7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석 달 만에 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했는데 그는 코로나 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계속 언급하며 ‘중국 책임론’ 을 부각시켰다.

 

또 홍콩 시위의 원인이었던 홍콩보안 법이 중국에서 통과되면서 트럼프는 7월 14일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겠다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도 함께 서명했다. 이는 분명 중국의 반발을 일으키기 충분하고 미·중 간 신냉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내에서 트럼프에 대한 의견은 긍정과 부정이 양립하지만,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모두 같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분명히 이 점을 국민에게 어필할 것이고 애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떨어진 그의 지지율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내

트럼프는 지난달 대대적으로 이뤄졌던 여론조사에 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에게 크게 밀린다 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흑인 폭동 그리고 코로나19 여파도 크지만,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질적으로 악화 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미국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실업률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더해 산출하는 경제고통지수(MI·misery index)로 평가하는데, 현재 미국의 경제고통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일자리 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시행한 실업급여가 가장 큰 원인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법인 세수, 그리고 감세와 재정지출을 기반으로 실시한 트럼프노믹스가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6월에만 연 방정부의 재정적자가 8,640억 달러(약 1,039조 원) 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회계연도 전체 재정적자 9,840억 달러와 비슷한 수치다. 6월 미 정부의 지출 은 1조 1,050억 달러였다. 전년 동기(3,420억달러) 대 비 3배가 늘어난 셈이다. 반면 세수는 2,410억 달러 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연방 재정적자가 총 3조 7,000억달러(약 4,453조 원) 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간 재정적자로는 최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일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였던 경기가 무너졌고 코로나19로 인해 회복될 전망도 보 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흑인 폭동이 일어났고 트럼프는 이에 강경 대응하면서 흑인과 라 틴계 미국인의 지지도 폭락했다.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마스크 쓰기에 반대해온 트럼프는 마스크 옹호론으로 급선회하는 등 트럼프는 정말 비상 사태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초기 대응 미숙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세계에서 제일 많은 방역 후진국으로 전락했고 그만큼 미국의 자존심도 훼 손됐다.

 

이러한 양상을 보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미 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이 유권자들에게 먹 힐지 의문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팽배하다. 하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보였으나 정작 선거 당일에는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4년 전 대선과 마찬가지로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10월의 충격)’ 막판 에 승패를 뒤집는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추세로는 이 결정적인 한 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라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긴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트럼프의 삼재는 트럼프 자신이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트럼프가 애국자인 건 확실하지만 애국을 앞세워 국제 사회에서 싸우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았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던 미국 보건 시스템이 잘못 선정된 리더 한 명으로 인해 와 르르 무너졌다. 미국 국민이 이러한 참담한 결과를 불러일으킨 트럼프 정부의 손을 다시 들어줄지 벌써 부터 흥미진진하다. 

최원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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