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통의 아이콘 이청연, 인천교육의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 이청연 인천광역시 교육감

2018.06.15 1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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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교육방식을 버리고 인천교육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청연 교육감은 학교혁신을 위해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을 모토로 현장에서 소통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선생님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고, 아이들은 최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받침하겠다는 교육감의 말에 진정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장소|교육감실 대담|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황진아 기자 사진|최일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인천은 수도권과 가까운 만큼 좋은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기 쉬운 환경인 것 같아요.

이청연(인천광역시 교육감)_ 인천교육이 뒤처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우수한 학생이 다른지역으로 빠져나가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요인을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교육행정, 교원, 행정직이 존재합니다. 그동안의 행정이 낡은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철저하게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교육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인천교육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어요. 예전에 고교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자사고와 특목고 많이 세워졌는데, 결국 교육격차를 조장시키는 것에 불과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인천의 우수학생들이 다른 곳으로 유출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어요. 이제 인천교육이 꼴찌라는 말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다만 수능으로 봤을 때는 상위권 학생들이 조금 부족하죠.

이영애_ 교육감님 입장에서는 꼴등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동안 꼴찌 하다가 교육감님께서 잘하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잖아요.

이청연_ 수능의 등급이 잣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상당히 좋아질 것이고, 특히 대학진학으로 따진다면 수시 진학률은 인천이 전국에서 으뜸입니다. 그만큼 고등학교에서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어요.

이영애_ 교육감님 오신 다음부터 으뜸이 된 것은 아닌가요?

이청연_ 그렇지는 않고….(웃음) 쭉 쌓여 온 것이죠.

이영애_ 말씀을 들어보니 좀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남다른 인천의 교육을 말씀해주세요.

이청연_ 인천은 도시의 팽창속도도 그렇고 다른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인 곳입니다. 역사박물관인 강화도와 옹진군 같은 섬이 있어 해양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한 도시이고,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도 많아요. 한마디로 교육과정 속에 녹여낼 수 있는 기재가 많은 거죠. 다양한 인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폭이 넓은 도시라는 것이 인천이 가진 다른 점이 아닐까 싶어요.

이영애_ 섬에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대한민국의 정신을 다시 만드는 교육은 어떨까요?(웃음)
이청연_ 저는 사실 그런 것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예전에 교육을 할 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잡는 방법을 가르쳐준 그 고기만 잡아요. 다른 고기는잡을 줄 모르죠. 그래서 미래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이를테면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영애_ 그만큼 갈구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이청연_ 그렇죠. 그러면 고기만 잡는 것이 아니라 배도 만들고, 잠수함도 만들고, 배를 끌고 산으로도 가고, 이렇게 무한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학력’을 가지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이영애_ 숙제는 풀어야 숙제라고 하는데, 교육감님께서 잘 풀어주십시오.
이청연_ 인천교육의 핵심 키워드가 ‘학교혁신’입니다. 교육감으로 당선된 주요인도 ‘이청연 당신이 그동안 구태의연한 교육방식을 고집했던 인천교육에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봐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혁신’이라는 키워드로 6가지 중점정책 과제를 만들었는데, 그것들을 잘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면 인천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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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무상급식, 혁신학교에 관심도 많으시고 변화를 주고자 하시는데, 사실 그러려면 시의회의 협조가 많이 필요하잖아요.

이청연_ 시의원님들과 함께 동행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교육감에 새로 당선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일단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고나서 진행과정이나 결과를 놓고 잘못된 것이나 수정·보완할 것에 대해 질타를 하시면 달게 받겠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큰 벽에 부딪혀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의회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노력을 꾸준히 해야죠.

이영애_ 끊임없이 두드리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하시면 아이들을 위한 것인 만큼 의원님들도 협조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동학대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안전한 교육현장을 위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청연_ 그동안 벌어진 아동학대를 보면 교사의 자질도 문제이지만 그들이 처한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잖아요. 자질을 높이는 문제는 기본이고 교사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범사회적으로 교사들은 개혁의 대상으로만 몰려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안 되죠. 한 사회에서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교사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근무조건을 일시에 개선할 수는 없겠지만 교사의 자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사양성이나 선발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통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죠.

이영애_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외국의 사례지만 학생이 선생을때리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으로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런 일이 과연 외국에만 일어날까 싶고 학교현장의 안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염려가 됐습니다.
이청연_ 다양한 학자들이 모여 있는 미국의 21세기 위원회에서 21세기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자질을 ‘협동심’, ‘소통력’, 자발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들은 입시위주의 획일적인 경쟁교육에서 비롯된 폐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필요한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바꿔나간다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교육청에서 청소년자원봉사팀을 신설했는데요. 인성교육이 말로만 한다고 되나요? 자원봉사의 철학과 가치에 대한 부분을 어려서부터 체험하고 체화해야만 가능하죠. 제가 과거 3년간인천광역시 자원봉사회장을 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사랑과 겸손을 배웠습니다.

이영애_ 현장에 계실 때는 소통하고 겸손과 사랑을 배우셨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시나요?
이청연_ 할 이야기가 참 많은데요. 올해 교육주체들의 제 목소리 찾아주기가 교육청의 핵심정책입니다. 지금까지 교사든 학부모든 아이든 제 목소리를 못 냈죠. 그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등굣길에서 일주일을 시작합니다. 매주 월요일 학교 앞에서 아이들하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하는데, 사실 누군지도 잘 모르죠. 누군지 아느냐고 물으면 애들이 ‘액스맨이요’ 그럽니다.(웃음)점심때는 중학교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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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아이들과 주로 소통을 하시는군요.

이청연_ 네. 일주일의 마무리는 고등학교에서 하는데, 학생들이다 커서 이야기도 잘 돼요. 또 아이들과 똑같은 복장을 하고 청소년 원탁토론도 합니다. 그냥 앉아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제와 규칙을 정해서 한 아이당 1분 30초씩 이야기하도록 해요. 그러다 보니 토론에서 소외되는 아이도 없죠. 원탁토론을 하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장 불만스러운 것이 교육과정 운영, 두발자유, 등교시간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에 반영한 것이 등교시간입니다. 원탁토론에서 모아진 내용과 4만 9천명이 참여한온라인 설문을 취합해보니 가장 적정한 등교시간이 8
시 30분부터 9시 사이라고 해요. 이를 토대로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등교시간을 정하도록 했습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교직원, 교장 등 그룹별로 계속 원탁토론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저를 두고 ‘소통의 아이콘 이청연’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그 이야기가 맞아요. 저희가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우리 교육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해석해서 쓰는데, 이처럼 현장에 가서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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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우리 교직원들의 사고가 닫혀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것을 확 깨주시기를 기대하면서 교직원과 학부모, 아이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합니다.

이청연_ 저희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본청에서 지원청까지 모두 모여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만큼 앞으로 많이 개선될 겁니다. 우선 학부모님들께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껏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유와 자유를 주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각종 정책에 더 많은 관심과 소통,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놀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서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들께는 아이들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인 만큼 보람을 가지고 온갖 열정과 모든 땀을 흘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에 대한 지원과 뒷받침을 저희가 잘 해야죠. 또 우리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이웃과 친구들은 안녕한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는, 대답보다 질문을 잘하는 아이로 길러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멋지게 세상살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위 내용은 이영애 편집인의 페이스북에 동영상으로 업로드 됐습니다.)
이영애_ 아이들은 가르치는 대로 자라지 않겠습니까? 꼭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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