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가족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2018.07.03 1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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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대 위험요인이라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월간 지방자치》와 서울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가족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온라인 국민 소통 생중계 토크 콘서트가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마당에서 개최됐다.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마당 진행 |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 | 정우진 기자 사진 | 황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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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우리나라 국민들, 갈수록 아이 안 낳겠다고들 하십니다. 한편으로는 ‘백세시대’라고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저출산과 고령화, 굉장히 어렵지만 꼭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합니다. 신 전 의원님, 왜 그런 건가요?
신의진(전 국회의원, 세브란스의과대학병원 교수)_ 중요한 것은 둘을 함께 묶어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따로따로 이야기하면 해결할 수가 없죠.

조영태(서울대학교 교수)_ 동감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서로 영향을 미치며 함께 심각해집니다. 떼려야 뗄수 없죠.


이영애_ 오 군수님께서는 어떠신가요?

오규석(부산광역시 기장군수)_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행정의 일선에 있는 제게도 무거운 숙제입니다. 이는빛과 그림자처럼 불가분의 관계이며, 국가가 성장과 분배에 대한 기준을 잘 잡기 위해서라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그런데 조 교수님, 저출산·고령화가 심해진다는데 사실 그렇게 체감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조영태_ 네. 바로 그런 이유가 고령자 비율이 지금 13%정도 됨에도 경제활동인구가 지난 15년간 계속 늘어났기 때문에 경제가 나빠지지 않아서였습니다. 출산 문제도 나빠지기 시작한 때인 2002년 무렵에 태어난 아이들은 지금 중학교 2학년이에요. 이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죠. 그러나 10년 뒤에는 우리스스로가 그 심각성을 느끼게 될 겁니다.

신의진_ 지금 출산율은 한 종(種)이 멸망할 정도입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성적표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대가 도저히 이 땅에서는 아이 못 낳겠다고 하는 이 절망을 반드시 헤아려야 합니다.

 

이영애_ 말씀을 들을수록 걱정이 되는데요. 신의진 의원님께서는 결혼하셨죠?
신의진_ 네 그렇습니다. 제가 1991년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요. 제가 의과대학 전공의와 육아를 1년 동안 병행하며 살이 7kg이 빠졌습니다. 아무도 안 도와주니까 맨땅에 헤딩하고 살게 되더라고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국가도 모성(母性)을 철저하게 제도적으로 외면해 왔고요.


이영애_ 네. 신 전 의원님 말씀을 들으니 늦게 결혼하는 만혼(晩婚)이나, 아예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비혼(非婚)을 선택하는 입장이 너무 공감이 되네요. 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조영태_ 아무래도 실업률이 높아서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진 게 가장 큰 이유일 테고요. 또 집 구하기도 엄청난 목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취업난이 벌어지니 이 친구들이 결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죠.

오규석_ 어쨌든 젊은 친구들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게 더 이익이라는 계산을 하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 같아요. 앞으로는 결혼이 이익인 사회로 바뀌어야겠죠.

 

이영애_ 그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결혼 문화만 해결해주면 출산률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하십니까?아, 신 전 의원님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셨습니다.

신의진_ 제가 90년도에 자녀를 낳은 경험으로 본다면결혼해서 마음의 안정을 갖고 싶지만 자녀를 가지면 너무 고생을 합니다. 이것을 사회가 함께 도와주지 않으면 자녀 하나를 낳아서 기르는 것도 너무 힘들다고 생
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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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객석에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결혼 안 하신 분계신가요? 아, 저기 계시군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청년이신 것 같은데 결혼하셨나요?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시민1_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남성입니다. 저는 아직 안 했습니다.
이영애_ 안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시민1_ 아직은 누군가의 간섭을 받고 싶지도 않고요. 여유도 많이 없더라고요.
이영애_ 그렇군요. 혹시 “이것만 해결해주면 결혼하겠다!”라는 게 있으시다면요?
시민1_ 음… 집 문제가 해결된다면 결혼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영애_ 와. 집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한 어르신은 말도 안 된다고 하시기도 하는데요. 다른 분께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소개와 함께,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민2_ 안녕하세요. 저는 커리어우먼이라 바쁘다 보니 굳이 연애를 해서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요. 전반적으로 안 하는 분위기가 워낙 많기도 하고요.
이영애_ 가족이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시민2_ 항상 내 편일 수 있는 동반자이지 않을까 해요. 어떤 경우는 혈연과 상관없더라고요.
이영애_ 가족의 개념이 굉장히 넓어졌네요. 시민께서는 “이것만 해결해주면 결혼하겠다”는 게 무엇인가요?
시민2_ 아이 양육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동생이 아이 둘을 낳았는데 어머님 아버님이 다 붙어서 길러요.보기에도 부담스럽습니다.



이영애_ 잘 알겠습니다. 아이 문제와 집 문제를 꼽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다시 패널들에게 여쭤보겠습니다.오 군수님, 두 분 말씀 어떠신가요?
오규석_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출산 문제가 생기는 원인 중에 하나가 저는 대가족 제도의 붕괴라고 보는데요.예전에는 대가족 제도를 통해서 노동도 양육도 경제적 문제도 다 해결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아닙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를 논의해야 할 때 같습니다.

신의진_ 두 분이 예전의 제 모습 같아 뭉클합니다. 젊은이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은 너무 중요하죠. 해결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육아도 엄마 한 사람에게 맞길 게 아니라 전문가들을 많이 만들어 엄마들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여기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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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네. 여기 계신 분들의 참여와 참견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 교수님, 가족 개념이 굉장히 변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조영태_ 최근 1인 가구가 27%로 대한민국 대세가 됐다고 해요. 어찌 보면 앞으로 가족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있을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여기 계신 분들에게 잘해야 될 것 같은데요? 제 가족이 될 수도 있잖아요. 신 전 의원님은 가족 문
화, 어떠신가요?
신의진_ 젊은이들은 기존의 가족 문화가 배타적이게 느끼기도 할 겁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족 문화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가족문화 개선을 위한 ‘가나다 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영애_ 가나다 운동이라, 시민께 여쭤보겠습니다. 가나다 운동 무엇 같으신가요?
시민3_ 글쎄요. 한글 바로 쓰기 운동 아닌가요?
시민4_ 모르겠습니다.
시민5_ 아나바다 운동 같은 것 아닌가요?


이영애_ 방청객들께서 잘 모르시는지 한글 바로 쓰기운동 아니냐고 하시는데요. 가나다 운동이 무엇인가요?

신의진_ ‘가족 문화 개선을 나부터 다 함께’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이제 수평적이면서 서로를 보듬는, 민주적인 가족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죠. 이를 통해 가족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모두들 인식하는 계기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좋은 운동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합니다. 조영태 교수님께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조영태_ 신 전 의원님 말씀처럼 가정에서 바뀔 게 많이 있습니다. 통계청의 생활시간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한 남성은 가사노동 시간이 0분, 여성은 2시간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습이 바뀌지 않으면 저희 딸 결혼 안 시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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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비혼을 장려하는 아빠가 생겼습니다! 슬픈데요. 오규석 군수님은 어떠신가요?
오규석_ 앞서 말씀드린 대가족 제도를 보완하는 것과 함께 신 전 의원님이 알려주신 ‘가나다 운동’이 일회성캠페인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규 교육과정에도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 같습니다.


이영애_ 네. 이 같은 캠페인이 앞으로도 많이 생겨서 법과 제도의 개선과 함께 가족 문화도 변화시켜 나갈 수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고령화이야기를 좀 해볼 텐데요. 먼저 조영태 교수님, 고령화사회, 어떤 문제가 있나요?

조영태_ 일단 생산가능 인구가 적어져 국가 활력도 떨어질뿐더러 소비도 위축됩니다. 또한 소비가 축소되면기업 활동이 위축돼 일자리도 줄어들 가능성이 되려 높아집니다. 여러분 혹시 언제쯤 제일 마지막 차를 구매하실 것 같으신가요?

시민6_ 음, 60~70세 정도에 구매할 것 같습니다.

조영태_ 그렇습니다. 보통 이렇게 은퇴하실 때 많이 하고요. 그 이후에는 소비가 많이 위축됩니다.
신의진_ 의료비만 봐도 3분의 1을 65세 이상 분들이 쓰십니다. 시급히 대비책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인구전담 부서도 정부에서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심각성에 비해 정책 입안이 너무늦은 것 같습니다.


이영애_ 신 전 의원님께서는 정부에 어떤 정책적인 주문을 하고 싶으신가요?
신의진_ 무엇보다 장기전략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 잘하던 정책도 단절이 되는 경우가많아요. 정책의 연속성을 존중해줄 수 있도록 우리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군수님께서는 행정 일선에서 고령화사회를 어떻게 대비하고 계십니까?
오규석_ 저희 군은 미라클 경로당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로당이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고스톱이나 치고TV 보는 공간이었는데요. 이제는 생산적으로 ‘배달 강좌’ 등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경로당 기업’도 해볼 생각합니다. 기업들과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여기 특별해 보이는 시민 한 분이 계신데요. 소개 좀 해주신다면요?
시민7_ 안녕하세요? 저는 워싱턴D.C.에서 온 임소정 워싱턴 한인연합회장입니다. 이번에 세계한인대회에 참석하려고 왔다가 페이스북을 보고 참석하게 됐습니다.


이영애_ 미국은 어떤가요?
시민7_ 미국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혼도 안 하려고 하고, 고령화도 진행되고 있습니다.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고 있는데 이들의 연금을 10~20년 후 지탱해 줄 젊은 세대가 많이 줄고 있어서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제안을 좀 해주신다면요?
시민7_ 많은 해외 동포들이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 합니다. 현재는 65세에 복수 국적이 허용되는데 이를 55세정도로 줄이면 국가의 인적자산도 늘어나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영애_ 오셔서 돈을 쓰시는 조건이라면 좋을 것도같은데요. 조 교수님, 어떠신가요?
조영태_ 저출산으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이민을 받아들여 해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
다. 그런데 간단하진 않습니다. 한 예로 우리 동포들이 사는 연변자치구의 고령화비율은 우리를 넘어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복수 국적을 허용한다고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진 않겠죠. 또 그들이 한국에 오고 싶은지도 해외 동포들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이영애_ 그렇군요. 가족 문화도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다는데요. 신 전 의원님, 미래에 어떤 가족 문화를 꿈
꾸시나요?
신의진_ 앞으로도 엄청나게 변화하겠죠? 저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유년을 선사할 수 있는 가족을 꿈꿉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부모도 즐겁고, 또 그런 아이들이 자라야 미래에 자녀도 낳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에 뿔이 잔뜩 난 채 어른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유년을 보낼 수 있도록 가족, 특히 아빠가 적어도 1시간 정도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오 군수님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굉장히 일 많이 하시기로 소문난 군수님인데요. 너무 일만 하지 마셔요.
오규석_ 사실 저도 오늘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2010년에 군수로 취임했는데요. 7년째 가족하고 밥한 끼 제대로 먹은 적이없네요. 이 자리를 빌려서저부터도 새로운 가족 문화에 동참하겠습니다.

이영애_ 인구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신 조영태 교수님께서는 어떤 정책 제안을 하고 싶으신가요?
조영태_ 사실 정부가 지금까지도 수많은 관련 정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저도 정부의 관련 정책 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탈퇴를 했습니다. 정책이 너무 근시안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느껴졌거든요. 지금과같은 상황은 30년 전부터 예견돼 있었어요. 그럼에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던 1980년대에도 계속해서 근시안적인 인구 정책만 반복해왔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영애_ 모든 것은 실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규석 군수님, ‘유자식 상팔자’ 맞죠?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규석_ 맞습니다. 지금까지는 ‘무자식 상팔자’인 시대였는데, 이제 자식이 많을수록 상팔자가 돼야 합니다. 법과 제도를 만들어줘야 하고, 저희 기장군도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신의진_ 동감합니다. 저는 오늘 이야기 나누면서 대한민국이 아이들을 귀하게 여겨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부모부터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부모를 존경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조영태_ 저는 우리 정부와 정치권, 입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말하는데 직접 예산을 따내서 하겠다는 분들 없습니다. 그분들이 좀 더 진정성을 가지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하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귀한 줄 알고 마음껏 뛰어놀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의 금쪽같은 시간을 ‘골든 타임’이라고 하지요? 이 토크 콘서트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한 골든 타임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많은분들께도 참여와 참견 부탁드립니다. 패널분들과 방청객들, 그리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시청자들께도 감사의말씀을 전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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