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 쿠마(미국 랜드연구소) 교수가 보는 2022년 대한민국

2021.12.31 13:14:23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일 도덕성 검증만 하는 현재 대선판을 걱정하는 국민이 한둘 아니다! 부동산부터 시작해 국가채무 그리고 빈부격차까지, 한국이 당면한 문제와 우리나라의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세계적 석학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 한국시간 12월 21일 오전 8시 미국 랜드(RAND) 연구소의 노동 및 국제경제 전문가 크리슈나 쿠마 교수와 화상 인터뷰했다. 

 

 

최원재_ 안녕하세요 크리슈나 쿠마(Dr. Krishna Kumar) 교수님, 드디어 교수님을 줌 영상회의로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쿠마_ 안녕하세요! 저도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렇게 지구 반대편에서도 인터뷰 할 수 있게되어 기쁩니다.


최원재_ 한국에 다가오는 대선을 주제로, 여러 조언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인터뷰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경제 분야의 슈퍼스타이신데 아직 한국 시청자들은 모르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와 소속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쿠마_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크리슈나 쿠마'라고 하고 랜드 연구소(Rand Institute)에서 국제연구 소장을 맡고있습니다.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 박사학위를 땄고 현재 저는 Pardee 세계인류진보 계획을 총괄하고도 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어있는 랜드 연구소를 소개한다면 미국의 세계전략을 구상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 유명합니다. 연구소 창립 후 60여 년 동안 랜드연구소는 3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경제 전문가가 보는 한류의 경제적 효과는?] 
“It's important to even though I am an economist, I am arguing for keeping in mind the none economic benefits from the cultures as well.”

 

최원재_ 쿠마 교수님, 혹시 <오징어 게임> 보셨나요?
쿠마_ 안타깝게도 아직 못 봤지만, 제가 꼭 봐야 할 리스트에 올려놓았습니다. 물론 영화 <기생충>과
<옥자>는 봤습니다. 미국에서 상영한 <미나리> 같은 경우 제가 작년에 봤던 영화 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한국의 문화 현상은 잘 알고 있고, 정말 대단하죠!


최원재_ 한국 콘텐츠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다니 기쁩니다! 교수님도 알다시피 요즘 한국 콘텐츠들이 각광받고 있고 영향력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한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쿠마_ 이러한 현상을 '한류'라고 하죠? 한류는 지난 20년간 가장 대단한 문화 스토리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류는 전세계 정서에 확실히 스며들었습니다. 제 딸도 항상 한국 음악에 대해서 얘기하곤 합니다. 오징어 게임 같은 경우는 미국 TV 프로그 램들의 벤치마크가 되었어요. 영향력이 굉장하다는 뜻이죠.

인기가 좋은 한국 문화는 경제적 가치가 100억 달러(약 12조 원)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반도체 수출량에 비하면 적지만, 한류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화의 영향력을 말할 때 단지 경제지표로 말하기 보다 소프트 파워 (Soft Power)를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같은 경우는 할리우드부터 TV 프로그램까지 미국의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따라온 혜택이 엄청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 콘텐츠의 유명세는 한국사람들과 한국 문화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경제학자이지만 문화에서 파생되는 비경제적인 혜택도 명심해야 합니다.

 

 

[인구 데드크로스 그리고 노동시장]
“Today, women in Korea live up to 84 years old! we have to rethink about everything.”

 

최원재_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하고 있고, 2020년에는 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하였습니다. 2030년부터 노동인구가 급감한다는데, 경제적 측면에서 노동인구 상실은 어떻고,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쿠마_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2065년에는 한국인의 절반이 65세 이상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노동시장에서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첫째로 경제적인 영향을 받게됩니다. GDP도 영향을 받겠지만, 개개인이 얼마나 일하고 버느냐의 문제가 생기죠. 또 연금제도 같은 것들도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연금에 기여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이는 곧 세금 압박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간접적이긴 하지만 청년들이 있어야 경제가 활기를 띱니다. 새로운 기술, 비즈니스를 수반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영향력, 소프트 파워, 인구 규모는 경제에 굉장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미국은 이 문제를 세액 공제를 통해 해소하려고 합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죠. 저희가 한 연구에서는 현금을 주는 것 보다 새액 공제를 주면 노동유인에 더 효과적이라고 나옵니다. 또 정년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미국도 (정년을) 67세로 올렸고 노동 공급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노인들이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요.

현재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4세입니다. 인구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을 다시 새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최원재_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급감하고 단순한 일자리는 이미 로봇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요?

쿠마_ 현재 자동화와 AI등 첨단 기술들은 현실로 다가와 있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뺏어갈 수도 있지만 다 안 좋은 건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은 일자리도 창출하고 경제 발전도 불러오죠.

제 생각에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는데 타인과 협력하는 능력, 문제 해결력, 감정을 조절하는 자기 제어성,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회복 탄력성을 뜻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은 비인지적입니다. 기계가 배우기 힘들죠. AI나 컴퓨터공학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기계가 인간을 완벽히 대처하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들은 기계와의 공생을 주장합니다. 기계와 공생하려면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배움의 경계가 굉장히 흐려졌어요. 모든 배움이 평생교육처럼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평생교육을 어떻게 시스템화 할 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로봇 때문에 사람들이 쓸모없어지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자신을 발전시켜야 합 니다. 따라서 유연하고 적응력이 빠른 교육시스템을 구축 해야 합니다.   

 

 

[국가 채무, 이대로 괜찮은가?]
“It’s not about burrowing but how is it being spent.”

 

최원재_ 코로나19로 재정 규모를 크게 늘렸고, 이를 세입으로 충당하기에 이르렀는데, 국가 채무 증가에 대해 현대화폐이론가들은 긍정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교수님은 국가 채무 증대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쿠마_ 질문이 정말 훌륭해요. 우리는 현재 정말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고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위해서 이런 질문들이 더 필요합니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한국은 혼자가 아닙니다. 한국의 채무가 GDP 대비 50% 증가한다고 하는 데 미국같은 경우는 125%가 증가했죠.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굉장히 합리적인 수치이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 가장 중요하게 고찰해야할 점이 국가 채무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입니다. 국가가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이 오는 것은 정해진 미래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적게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이자율을 다른 나라들보다 시기적으로 더 빨리 올렸기 때문이죠. 사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점은 채무가 아니라 빌린 돈을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같이 현명하게 쓴다면 국가 채무는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 습니다.  

 

최원재_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하지만 교수님 제가 궁금한점은 코로나19 때문에도 그렇고 당장은 국가 채무를 늘리는게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하셨는데 빚이 늘어나는 것을 언제 줄여야 할까요?
쿠마_ 이렇게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주도에서 지진 때문에 재난선포를 했어요. 집도 무너지고 인명피해도 있고 그러니까 빚을 지더라도 당장 지원을 해줘야겠죠?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 경기 부양책을 보면 경기가 좋아지기 위해 돈을 풀었다고 하기 보다 정말 취약한 사람들이 하루하루 먹고 살게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거든요. 현재 한국의 예산을 보면 한 3분의 1 정도가 복지로 지출됩니다. 여기에는 일자리 같은 것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이렇게 복지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회, 예를들면 최신 기술을 알려주는 것처럼 미래에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한 지원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the market saying "enough is enough", don't centralize everything“

 

최원재_ 한국은 현재 집값 상승이 큰 이슈입니다. 집값 상승 문제를 가장 안정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쿠마_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에요. 미국도 부동산 가격이 크게 늘어나고 있죠.

미국같은 경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의 용도제한을 풀거나 고층 건물들을 짓고 있습니다.

공급의 문제로 보는 것이죠. 하지만 건물을 더 지어서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이미 서울이 굉장히 개발되어있기 때문에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서울에서 분산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 일 수 있습니다. 이를 경제학자들은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는데요. 도시에는 산업도 많고 노동력도 많습니다. 사람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가지죠. 그러다 보면 도시가 혼잡해지고 부동산가격이 오릅니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을 보면 시장이 “더 이상은 안된다, 서울에 집중 하지마라” 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높아진 집값으로 서울 외각으로 사람들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인구가 갑자기 늘어나 도시 계발 계획이 확실히 준비되지 않고 즉각적으로 만들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같이 우리의 생활 패턴이 바뀔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 계획을 세울 때 부동산과 도시 정책을 가장 중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즉각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보다 생활권을 재해석 해야 합니다. 높아진 부동산 값에 대해 반응만 하는것이 아니라 미리 상황을 주도하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빈부격차는?] 
”I think that we should also be focused on creating future wealth in a equitable way.”

 

최원재_ 현재 대한민국의 빈부격차를 어떻게 보고 계시고,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부의 재분배를 어떻게 이뤄 나가야 할까요?
쿠마_ 경제학자들은 이런 질문들을 좋아해요. 이 문제는 부자 나라들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죠.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부를 재분배하는 것과 새롭게 부를 창조하고 그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이죠. 이 두개 모두 다른 정책들이 필요하고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부를 재분배하려면 세금을 더 진보적인 형태로 가지고 가야하죠. 한국은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3월 대선이 치러지면 한국 국민들이 어떤 성향인지 나오겠죠.

제 생각에는 미래의 부를 공정하게 창조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이죠. 우리는 항상 인센티브와 분배의 균형을 맞추려고 합니다. 만약 모두에게 그리고 모든 기업에 세금을 세게 부과하면 분배할 수 있는 돈이 많아지겠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일할 동기가 사라질 수 있죠.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이 중요하니까요. 제가 공부한 경제 모델들을 보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 균형을 잘 맞추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을 보면 학업 성과도 뛰어나고 대학입학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죠. 높은 교육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만이 아니라 성취한 교육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만 보지 않고 이 사람이 어떤 가치를 갖고 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좋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재택근무, 평생학습 등 대학 교육만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얼마나 융통성이 있고 또 새롭게 나오는 기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연한 교육 시스템과 고용 시스템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는 모든 사회에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시 시작하고 새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구조적인 불평등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기관들에 대한 원천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평등 해소 정책은 그냥 임시방편으로 붙이는 반창고이죠. 하지만 저는 긍정주의자입니다. 자본주의와 세계화 그리고 기술 발전에 대한 이점들을 잘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는 공평한 사회를 만들어야죠.


최원재_ 마지막 말씀이 정말 와닿습니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는 사회로 만드는데 함께 하고 싶습니다. 쿠마 교수님이 한국에 대해서 이렇게 많이 알고 계신줄 몰랐는데 오늘 정말 한국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쿠마_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원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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