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협치로 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

2018.09.04 09: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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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주환경 재창조하고 공동체 가치 회복을 위해 국토부가 진행하는 도시재생에서 협치의 중요성을 짚어보았다.

 

장소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실  진행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편집인  정리 김자현 기자 

영상 양태석 기자

 

좌담회 영상은 네이버TV(tv.naver.com/localgov)와 유튜브(검색창 : 티비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협치가 필요한데요, 협치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송경용(도시재생협치포럼 상임대표)_ 도시재생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협치가 일어나고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목표에 대한 합의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에 대한 합의와 신뢰가 바탕을 이룰 때 계획의 단계에 이어 실행의 단계를 잘 이뤄내고 그 결과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변창흠(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_ 도시재생처럼 공적인 성격의 문제를 푸는 방법에는 국가가 나서서 지원해주거나 소유권을 명확히 해 시장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엘리너 오스트롬은 주민 간의 협치, 협의를 통해서도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고 오랜 경험을 통해 합의가 생존에 훨씬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룬다고 보죠. 도시재생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나서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협치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기반’임을 인식하고, 이를 인식시킬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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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용 도시재생협치포럼 상임대표>

 

이영애_ 과거에도 도시재생이 이뤄져 왔는데요, 기존 사업과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변창흠_ 기존 도시재생의 기원은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재개발이나 판자촌 정리사업을 할 때 지역운동을 한 분이나 참여정부 때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 운동을 하던 분, 뉴타운사업에 반대했던 분들도 있죠. 도시재생을 국가 정책으로 채택한 데는 그동안 지역에서 축적한 경험, 신뢰 관계 등이 기반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정부에선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을 제정하고 공모를 통해 2014년 13개, 2016년 33개, 모두 46개 지역을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했습니다. 전국 읍·면·동이 2,400개 정도니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죠.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재생을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예산으로 실제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역을 정비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취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이탁(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_ 평소 도시재생을 왜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곤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당정 협의를 통해 ‘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주도, 계획 주도로 도시를 개발하는 시대는 지나고 삶을 바꾸는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삶을 바꾸는 주체들, 즉 주민들과 관련 기관·기관들이 소통과 협의를 통해 도시를 개발해나가는 도시재생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진 중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읍·면·동 중 43.4%가 소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쇠퇴 지역을 다시 활성화해야 하는데 기존 정부에선 46개 지역 외엔 관여하지 않았죠. 문재인 정부에서는 도시재생을 위해 과감한 재정 지원과 금융 지원을 펼칠 계획입니다. 주민들과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부분도 핵심적인 도시재생 계획의 기본 특징입니다.

송경용_ 현재 도시재생의 큰 특징은 사업지역 확대와 함께 방식에서도 협치라는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도시재생협치포럼에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 관련 국책연구기관, 공공기관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 도시재생 정책에서 저항이 일어났던 이유는 방식의 문제가 큽니다.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이 배제됐던 거죠. 도시재생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잘못 건드리면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이 되기도 하고, 사회 격차를 더 벌리기도 하죠. 지난 정부에선 양적으로 부족했거나 도시재생에 대한 철학이 빈곤했다면, 지금 정부에서는 지방 소멸, 양극화, 일자리, 주거 취약계층 증가, 노후주택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인 관점에서 다른 산업과의 연계, 경제정책과 현실과의 문제, 복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지체 현상이 약간 나타나고 있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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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

 

이영애_ 도시재생협치포럼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주시겠어요?

송경용_ 도시재생협치포럼은 도시재생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민간 등 어느 한 단위에서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문제의식 아래 조직됐습니다. 도시재생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입니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모여서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전국을 순회하며 도시재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계획도 같이 세워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포럼에 거는 기대도 크고요.

 

이영애_ 저도 올해 전주시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했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뜻을 모으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시재생 해법을 찾기 위해서 여러 주체의 참여가 필요한데, 이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변창흠_ 저는 도시재생에서 여러 주체의 참여는 원칙적으로는 동의해요.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많이 모일수록 힘들어져요. 그래도 도시재생에서 여러 주체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시나 군, 마을 등 어떤 공간이 우리 모두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어야만 공동의 문제로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아무리 잘 갖춰져 있다고 하더라도 아파트 주민이 아닌 동네 주민과 전혀 관계가 없어요. 처음부터 동네와 함께했었다면 다른 설계가 나왔을 거예요. 공간 전체를 행복하게, 의미 있게 만들어 내는 작업이 개인 삶의 질이나 재산 가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데 공감하는 주체가 모여야 의미가 있어요.

송경용_ 도시는 물리적 형태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곳입니다. 도시계획가, 민간의 주민 조직가 각자가 도시재생 전체를 담당할 수 없어요. 참여는 하되 권한은 존중하고 협업 시스템을 어떻게 갖춰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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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이영애_ 도시재생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있을 텐데요,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김이탁_ 도시재생은 지방정부와 주민들이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중앙정부는 협치를 통해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죠. 도시재생사업은 갈등이 너무 많아 지방공무원 입장에선 담당하기 꺼리는 업무이기 때문에 적어도 한 번 맡으면 3년 이상 담당할 수 있게 하고, 인센티브를 많이 지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내 어디를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하느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지자체장님께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시계획 관련 공무원은 물론 문화·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그렇게 해도 도시재생이 성공하기 어려운데 그렇지 않다면 100% 성공할 수 없습니다.

변창흠_ 서울시의 경우 뉴타운 출구 전략을 마련하면서 2013년 갈등을 관리하는 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실태를 조사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성과 추가분담금은 얼마인지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할지 말지를 직접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뉴타운·재개발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서울시 사례처럼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재생과 협치 교육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에서 신뢰받는 리더를 발굴해야 합니다. 이들이 갈등을 중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죠. 만약 개인 중에서 리더가 없다면 공공기관이나 대학, 시민사회단체, 종교지도자 등이 갈등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송경용_ 도시재생은 재산권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없을 수가 없어요. 30년 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느낀 점은 책임 주체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예요.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책임지는 구조가 갈등을 막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정보 접근이 막혀있는 경우가 많아 변창흠 교수님께서 서울시 사례를 말씀해 주셨듯이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주민 커뮤니티 조직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부평구청에서는 지역에서 오랜 경험을 갖춘 분을 갈등관리책임관으로 임명해 지자체와 주민 갈등을 조율했습니다. 갈등 관리 프로세스도 구축하고요. 부평구의 성공 사례를 다른 지자체에서도 참조하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직자의 마인드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이탁_ 갈등관리와 연계되기도 하는 부분인데요, 지자체에 도시재생센터가 있습니다. 중간 지원조직이죠. 중간 지원조직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방공무원들이 이를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송경용_ 김이탁 단장님께서 앞서 지적하셨듯이 공무원 순환보직의 문제가 있어요. 단체장이 도시재생에 대한 의지를 갖고 담당 공무원을 신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도시재생은 민간의 협조 없이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중간 지원조직이 민간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어요. 뛰어난 성과를 내는 지역이 있다면 그곳에는 뛰어난 중간 지원조직이 100% 있습니다.

 

이영애_ 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할 듯 보이네요.

변창흠_ 교육 효과가 100년을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단체장들을 만나보면서 이 말에 실감했습니다. 단체장이 도시재생에 대한 확신을 갖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공모에서 점수를 잘 받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적인 모델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단체장뿐 아니라 공무원 한 분 한 분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씨앗 뿌리는 작업과 마찬가지니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 주십시오.

송경용_ 단체장과 공무원 개인의 의지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사회연대경제지방협의회에서 36명의 단체장과 8년을 활동해 왔는데요, 담당 공무원들 교육을 확대하고 민간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갖춰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도시재생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례를 참조해서 공무원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리고, 민간 중간 지원조직에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김이탁_ 도시재생협치포럼 차원에서 중간 지원조직과 지방 공무원들에게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단법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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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마지막으로 도시재생과 관련해 강조하고픈 말씀을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송경용_ 첫째, 도시재생이든 혁신도시든 도시를 새롭게 만들 때 지역만의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철골 구조에 유리 건물, 디자인도 같아요. 마을마다 특색 있는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사람들이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먹고살면서 정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좋겠고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계획 단계부터 우선돼야 합니다. 사람이 도시를 만들지만 도시가 사람을 만들듯이 도시가 사람의 심성과 문화, 역사도 바꿔낼 수 있습니다.

변창흠_ 도시재생이 구호에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과거 도시재생을 도시재생 뉴딜로 바꾼 취지는 실제 효과와 성과를 내자는 데 있습니다. 실제 삶의 질 개선이 있어야 하죠. 협치는 이를 위한 기본 바탕입니다. 삶의 질 개선을 달성하는 데 장애 요소를 협치를 통해 해소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주 정교한 사업 모델, 작동 모델이 필요합니다.

시행규칙이나 지침, 방침 하나 때문에 가로막히는 지역을 많이 봐왔습니다. 이를 풀어내 작동하게 해주는 사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5대 국정 목표와 4대 복합·혁신과제는 도시재생을 통해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도시재생은 한 부처만의 힘으로 풀어낼 수 없어요. 여러 부처가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현재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서 실무위원회 설치를 준비하며 범부처 협의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의 성과가 나오려면 정교한 시스템 설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김이탁_ 문재인 대통령 공약 중 ‘혁신’이 들어가는 표현은 정부 혁신, 사회 혁신 그리고 도시 혁신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도시 혁신사업이 바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입니다. 정부 혁신, 사회 혁신, 도시 혁신 모두 현장에서 바꾸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협치를 이야기하고 있고요.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이 다 다르고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어요. 결과물이 같다면 이는 실패한 거죠. 덧붙여 3% 대 저성장 시대, 도시재생을 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겠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역 특성과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협치 구조를 만들어 가면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도시 혁신사업의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이영애_ 세 분 모두 말씀 감사합니다. 도시재생이 국민 삶의 희망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삶이 바뀌는 도시재생을 기대하겠습니다. 

 

김자현 nlnc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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