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6 (토)

  • 맑음동두천 23.3℃
  • 맑음강릉 25.4℃
  • 맑음서울 22.8℃
  • 맑음대전 23.2℃
  • 맑음대구 27.1℃
  • 맑음울산 20.4℃
  • 맑음광주 22.5℃
  • 맑음부산 19.3℃
  • 맑음고창 19.5℃
  • 맑음제주 21.6℃
  • 맑음강화 18.0℃
  • 맑음보은 23.2℃
  • 맑음금산 24.1℃
  • 맑음강진군 23.0℃
  • 맑음경주시 23.3℃
  • 맑음거제 20.6℃
기상청 제공

[청년 인구학자가 말하는 K-청년의 삶] 지방 소멸 대책? 여자가 먼저다!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는가. 누군가는 대학 시절의 풋풋한 연애를, 누군가는 친구들과 밤늦게 어울리던 시간을 떠올릴 것이다. 나이트클럽이나 번화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한 가지 사실을 알 것이다. 사람들이 들끓는 공간에는 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여성이 많다는 점이다. 갑자기 젊은 시절 아려한 추억을 되살린 이유는 지방 소멸 그리고 청년 유입의 해답이 바로 여성에게 있다는 점이다!

 

지방소멸과 청년 유입을 말할 때 우리가 자주 놓치는 점이 있다. 청년정책은 오랫동안 일자리, 산업단지, 창업지원, 주거비 지원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에 청년이 실제로 머무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의 개수만이 아니다. 그 지역이 누구에게 살 만한 곳인가, 특히 여성 청년에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매력적인 곳인가가 중요하다. 지방선거를 얼마 앞둔 지금, 여성을 위한 지역은 무엇인지, 왜 여성이 청년 정책의 선두가 되어야 되는지 논의해보겠다.

 

청년 정책이라는 것
청년이 지역에 정착한다는 것은 단순히 주소지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 친구를 만들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고민하고, 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상상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을 갖는 일이다. 한 사람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과정은 결국 관계를 만들고, 책임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계획하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소멸 대책은 단순한 인구 유치 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어른이 되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여성 청년이 떠나는 지역에는 남성 청년도 오래 머물기 어렵다. 여성이 일하고, 소비하고, 관계를 맺고, 삶을 설계할 수 있어야 지역의 청년 생태계가 살아난다. 지방소멸의 해법은 단순히 청년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여성 청년이 머물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청년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청년 정책의 현시점: 남성 위주의 정책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정책은 다시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후보들은 청년 유출, 지역소멸,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청년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시되는 청년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청년을 ‘지역 산업에 투입될 노동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지방선거 국면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반도체 공장 유치, 대기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첨단 제조업 육성, 건설·
인프라 투자와 연결되어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일자리 구상이 겉으로는 ‘청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남성 청년에게 더 가까운 정책이 대부분이다. 제조업, 건설업, 조선, 방산, 자동차, 반도체, 기계 산업은 지역경제 위해 중요하지만, 이 산업들은 여전히 남성 고용 비중이 높은 분야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주로 제조업 중심의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청년 여성, 문화·콘텐츠 분야 청년, 돌봄·
교육·보건 분야 청년,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소규모 창업을 원하는 청년은 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청년 노동 현장의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지자체 공공부문 일자리에서도 정규직 전환이나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단기계약을 반복하는 방식이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청년들이 신입 채용 감소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입 교육과 경력 형성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는 청년 일자리 정책이 단순히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지자체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특구’ 지정이나 대기업 유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에 크게 의존해왔다. 그러나 전국에 수많은 특구가 지정되어 있음에도 그 실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기업 유치 역시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여성 청년이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청년 일자리 정책의 핵심은 단순히 기업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청년에게 어떤 일자리와 경력 경로가 열리는지를 묻는 데 있어야 한다.

 

청년 여성이 원하는 것은 무엇?
여성 청년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는 첫째,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 단기계약이나 임시 행정 보조가 아니라, 신입 청년이 실제 경험을 쌓고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 일자리여야 한다.

 

둘째, 서비스업을 저임금 보조노동이 아니라 전문직 일자리로 키워야 한다. 돌봄, 보건, 교육, 문화, 생활서비스는 여성 청년이 많이 진입하는 분야이지만,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조건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지방정부는 이 분야를 지역의 핵심 일자리로 재설계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콘텐츠·기획형 일자리를 지역 안에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디자인, 마케팅, 로컬 브랜드, 관광·문화기획, 교육 콘텐츠 같은 일자리는 여성 청년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넷째, 제조업을 유치하더라도 생산직 중심이 아니라 연구개발, 품질관리, 디자인, ESG, 해외영업, 데이터 관리처럼 여성 청년이 진입할 수 있는 직무 경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임신과 출산이 경력 중단이나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승진과 평가에서 배제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휴가와 유연근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복귀 이후에도 이전의 경력과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일자리가 여전히 “오래 일하려면 결혼·출산을 미뤄야 하는 일자리”라면, 여성 청년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서울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신념이 중요!
결국 현시점의 청년정책은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하나는 청년을 지역 산업의 빈자리를 채울 인력으로만 보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청년을 지역에서 일하고, 쉬고, 관계 맺고, 미래를 설계하는 생활 주체로 보는 길이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청년공약이 후자의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청년 일자리”라는 익숙한 구호를 넘어 청년 내부의 차이, 즉 여성을 보아야 한다.


결국 지방이 청년을 붙잡으려면 서울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적어도 하나는 만들어야 한다. 서울만큼 많은 기업과 문화 인프라를 갖추기는 어렵지만, 여성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고용환경은 서울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이 불이익이 되지 않고, 신입 경력을 쌓을 수 있으며,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청년 여성 유출이 멈추고 이는 즉 모든 청년 유출이 멈출 것이다. 지방 선거에 나가는 모든 후보에게 조언한다. 

 

당선되시면 꼭 청년 여성을 위해 일하시라! 그것이 진정한 청년정책이다!.

 

[지방정부티비유=최강 연구원]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