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경상북도 문경시 영순지구. 벼를 기르던 110만㎡(약 33만 평) 땅 대부분에 콩잎이 무성하다. 초여름 양파와 감자를 거둔 자리에 콩을 심고, 가을 수확이 끝나면 다시 양파와 감자를 키운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변화는 작물이 아니라 농사짓는 방식에 있다.
사업 첫해인 2023년, 영순지구에서는 벼를 5만㎡(약 1만 5,000평)에만 심고, 나머지 105만㎡(약 31만 8,000평)에는 콩을 재배했다. 콩을 거둔 뒤에는 양파 56만㎡ (약 16만 9,000평), 감자 31만㎡(약 9만 4,000평)를 심었다. 이전까지 이 들녘은 농가마다 매년 벼농사만 한 차례 짓던 곳이었다.
영순면 농가가 마주한 문제는 고령화와 흩어진 농지였다. 나이 든 농민이 저마다 논을 관리하며 벼 이외의 작물까지 연이어 재배하기에는 노동력과 장비 부담이 컸다. 이에 80농가가 논을 늘봄영농조합법인에 맡겼다. 논을 하나로 묶자 파종과 수확 시기를 맞추고, 대형 농기계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땅을 판 것은 아니다. 소유권은 농가에 있고, 법인이 경작과 판매를 책임진다. 농가는 맡긴 면적만큼 배당을 받고, 농작업에 참여하면 별도로 일당도 받는다.
도가 판을 깔고, 지역 법인이 농사를 맡다
문경 영순지구는 2022년 10월 경북 혁신농업타운 1호로 선정돼 2023년 공동영 농을 시작했다. 경상북도는 농지를 규모화하고 기계화·첨단화해 생산성을 높이며, 벼 단작을 이모작과 소득작목으로 전환하는 ‘농업대전환’을 추진해 왔다. 문경 영순지구는 이를 공동영농 방식으로 풀어냈다.
경상북도와 문경시가 각각 14억 원을 지원하고, 늘봄영농조합법인이 7억 원을 부담했다. 총사업비 35억 원으로 농기계 29대와 선별장·창고·교육장, 자원순환시설 등을 마련했다.
생산액은 세 배, 농가소득은 두 배
영순지구 공동영농은 2026년 배당 3년 차를 맞았다. 첫 이모작 정산 결과, 벼만 재배했다면 7억 7,900만 원으로 추산되는 소득이 콩·양파·감자를 연이어 재배한 뒤 22억 7,000만 원으로 약 세 배 늘었다. 콩 214톤, 양파 4,574톤, 감자 900톤 등 모두 5,688톤을 생산했다.
농가에는 3.3㎡(약 1평)당 기본 배당 3,000원과 추가배당 500원이 지급됐다. 농작업 참여 농가는 단순 작업비로 하루 9만 원, 농기계 작업은 하루 30만 원을 별도로 받았다. 1만 ㎡(약 3,000평)당 농가소득은 벼를 직접 재배할 때 707만 원에서 1,419만 원으로 약 두 배 늘었다. 농가소득 증가는 배당과 농작업 참여 수입을 합친 결과다. 일하기 어려운 고령의 농부는 배당받고, 일할 수 있는 농부는 농작업 수입까지 얻는다.
고령농에게는 ‘계속 농사짓거나 그만두거나’ 외에 세 번째 선택지가 생겼다. 땅은 그대로 보유한 채 경작과 판매를 법인에 맡기고 배당받는 방식이다. 몸이 허락하면 농작업에 참여해 일당도 받을 수 있다. 평생 가꿔 온 농지를 지키면서 수입도 늘고 직접 경작의 부담은 덜게 된 셈이다.
문경시는 앞으로 고소득 이모작 공동영농을 확대하고, 가공 제품 개발과 노지 스마트 관수시설 도입, 청년농업인 등 인력 충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의: 문경시청 054-550-6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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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금 이 지역은 문경에서는 고령농의 흩어진 논을 공동영농으로 묶었다. 농민은 땅을 지키며 배당을 받고, 지역은 이모작과 기계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
[지방정부티비유=김세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