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보다 결과를 보는 조직
핀란드는 근무 시간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공공 조직 문화의 대표 사례다. 직원이 자리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보다, 맡은 일을 어떤 결과로 완성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방식이다. 유럽성평등연구소(EIGE, European Institute for Gender Equality)는 북유럽 국가들이 근로 시간 자율성과 유연근무 활용에서 유럽 내 상위권이라고 설명한다. 유로파운드(Eurofound, European Foundation for the Improvement of Living and Working Conditions) 역시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가 일시적 대응을 넘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핀란드 통계청의 ‘근로 생활의 질 조사(Quality of Work Life Survey)’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1977년 시작된 이 조사는 핀란드 임금근로자의 근로환경과 직장 생활 경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장기적으로 추적해 왔다. 2018년 조사에서는 임금근로자의 90%가 일터에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도구의 확산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스스로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방식이 가능해진 것이다.
관리자는 지시자가 아니라 코치다
핀란드 직업보건연구소(FIOH, Finnish Institute of Occupational Health)가 수행하는 ‘핀란드 공공부문 연구 (FPS, Finnish Public Sector Study)’는 자치단체와 복지서비스 분야 종사자의 일터 변화, 건강, 직무 경험을 장기적으로 살펴보는 조사다. 핀란드 공공 조직의 자율성, 직무 만족, 조직 신뢰, 관리자 지원 정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핀란드형 조직문화의 핵심은 관리자가 지시자가 아니라 코치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자율성 부여와 유연근무는 단순한 복지제도가 아니다. 직원이 스스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도록 만드는 성과 관리 장치다.
이 구조에서는 보고를 얼마나 자주 받느냐보다 목표가 얼마나 명확한지가 더 중요하다. 관리자의 역할도 세세한 지시와 확인이 아니라, 직원이 목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뀐다. 성과는 사람을 내 눈앞에 붙잡아 두는 관리가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는 설계에서 나온다.
시민 신뢰는 조직 신뢰에서 시작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정부 (Government at a Glance) 2025’ 핀란드 편에 따르면, 2023년 핀란드 국민의 47%가 중앙정부를 높거나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신뢰한다고 답했다. OECD 평균 39%보다 높은 수치다. 행정서비스에 만족한 비율도 83%로, OECD 평균 66%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내부 조직문화의 신뢰와 자율이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품질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무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환경에서는 민원과 정책 현안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일을 상급자의 확인과 반복 보고에 의존하는 조직에서는 현장의 판단이 늦어지고,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속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핀란드 사례는 신뢰가 목표와 책임을 분명히 한 성과 관리 방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지방정부에 주는 시사점
통제를 줄이는 것이 관리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를 더 분명히 하고, 책임을 더 명확히 하며,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바꾸는 일이다. 먼저 보고를 위한 보고를 줄이고, 과장·팀장급 관리자 교육을 코칭형 리더십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원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호한 상태에서 자율권만 주면 방임이지만, 목표와 기준이 분명한 상태에서 권한을 주면 성과가 된다.
지방정부도 근무 시간 준수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정책 집행의 속도, 민원 처리의 품질, 시민 체감도, 부서 간 협업 성과를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유연근무 역시 복지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업무 방식의 혁신과 연결해야 한다. 직원이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율성을 부여하되,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성과 목표는 더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핀란드가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신뢰는 성과의 반대말이 아니다. 오히려 통제보다 강한 성과 관리 방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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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정부에 주는 시사점 통제를 줄이는 것이 관리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를 더 분명히 하고, 책임을 더 명확히 하 며,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바꾸는 일이다. 먼저 보고를 위한 보고를 줄이고, 과장·팀장급 관리자 교육을 코칭 형 리더십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원이 무엇 을 해야 하는지 모호한 상태에서 자율권만 주면 방임 이지만, 목표와 기준이 분명한 상태에서 권한을 주면 성과가 된다.
지방정부도 근무 시간 준수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정책 집행의 속도, 민원 처리의 품질, 시민 체감도, 부서 간 협업 성과를 평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유연근무 역시 복지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업무 방식의 혁신 과 연결해야 한다. 직원이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율성을 부여하되, 조직 전체가 공 유하는 성과 목표는 더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핀란드가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신뢰는 성과의 반대 말이 아니다. 오히려 통제보다 강한 성과관리 방식이 될 수 있다. |
[지방정부티비유=최원경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