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자료 정리와 문서 작성, 반복 분석에 드는 시간이 줄면서 많은 조직이 AI 도입을 서두른다. AI는 일을 더 많이, 더 빨리 처리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일을 빨리 처리한다고 조직이 원하는 성과까지 자동으로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스스로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성과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며 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이를 자기 주체적 사고역량과 자기완결적 문제해결역량이 라 할 수 있다.
➊ 빠르게 일하는 것과 제대로 해내는 것은 다르다
AI를 도입한 조직은 보고서 작성과 회의 준비가 빨라진 것을 성과 향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효율성과 효과성은 다르다. 효율성은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이, 더 빨리 해내는 역량이고, 효과성은 상위조직에 기여할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과로 창출하는 역량이다. AI는 효율성을 높이지만 방향과 기준에 맞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채 속도만 높이면 잘못된 결과물을 더 빨리 만들 뿐이다. 핵심은 AI의 속도가 아니라 그 속도를 어디에 쓸지 정하는 데 있다.
❷ 성과와 실적, 기획과 계획을 구분해야 한다
실적은 몇 건을 처리했고 자료를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뜻한다. 반면 성과는 일을 시킨 사람이 기대한 결과를 이뤘는지를 말한다. 많이 일했더라도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실적일 뿐 성과는 아니다. 이를 가르는 기준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상위리더나 수요자와 기대 결과물의 기준을 명확히 합의 했는가이다.
계획은 기획한 일을 언제, 어떻게 실행할지 일정과 절차를 정하는 것이다. 기획은 그보다 앞선다. 기간별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성과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달성할 전략과 예상 리스크 대응방안, 플랜B까지 마련하는 전체 과정이다. 기획이 역할과 책임의 기준과 성과창출 전략을 정하는 일이라면, 계획은 이를 실행 순서로 옮기는 일이다.
이 기획과 계획을 스스로 해내는 힘이 자기 주체적 사고역량의 핵심이다. AI와 실행을 협업할 수는 있지만 무엇을 성과로 삼을지까지 맡기면 판단의 주인이 사라진다.
❸ 능력은 AI와 협업하고, 역량은 사람이 채운다
능력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험과 지식, 기술이다. 매뉴얼과 절차,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실행력으로, AI와 협업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성과창출의 필요조건이다.
역량은 어떤 과제가 중요한지 가려내고 성과목표를 설정하며 예상문제와 리스크를 관리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실행력이다. 잘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판단하는 일도 포함된다. 능력이 일을 처리하는 노하우라면 역량은 성과를 창출하는 두하우다. 이는 성과를 좌우하는 충분조건이며 사람이 채워야 한다.
따라서 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은 “얼마나 빨라졌는가”가 아니라 “방향은 누가 정하고 있는가”이다.
❹ 스스로 기획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
자기 주체적 사고역량은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성과목표와 전략을 세우며 예상 리스크를 제거하는 일을 스스로 수행하는 힘이다. 이는 훈련을 통해 향상된다.
생각은 글로 적어야 점검할 수 있다. 첫째, 떠오르는 생각을 번호를 매겨 문장으로 적는다. 둘째, 문제가 생기면 기대하는 모습과 현재 상태, 그 차이와 해결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셋째, 매일 아침 가장 중요한 과제 세 가지와 기대 결과물, 완료 시각, 예상 소요시간, 예상문제와 해결방법을 적는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생각은 막연함에서 구체성으로, 즉흥에서 짜임새로 옮겨간다. 독서도 문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AI가 정교해질수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더 크게 드러난다.
❺ 문제는 사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설계로 푼다
일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다. 기대 결과물과 현재 수준 사이의 차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문제해결 방식에는 리뷰와 프리뷰가 있다. 리뷰는 이미 벌어진 결과와 목표의 차이를 놓고 원인을 찾아 바로잡는 방식이다. 프리뷰는 앞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칠 변수와 예상 리스크를 미리 도출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리뷰가 사후 대응이라면 프리뷰는 사전 설계와 예방이다. 업무 프로세스도 리뷰와 피드백 중심에서 프리뷰와 피드포워드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 결과가 나온 뒤 원인을 찾기보다, 나오기 전에 변수를 짚는 편이 더 큰 손실을 막기 때문이다. 자기완결적 문제해결역량은 남의 지시나 뒤늦은 수습에 기대지 않고 이 프리뷰를 스스로 해내는 힘이다.
AI는 더 많이, 더 빨리 일하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그 속도를 어디로 향하게 할지는 사람의 몫이다. 성과와 실적을 구분하고, 계획을 넘어 기획하며,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짚어내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의 차이는 AI가 정교해질수록 더 벌어진다.
결국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빨리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AI가 채우지 못하는 판단의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 도구는 손에 쥘 수 있지만 역량은 사람 안에서 축적된다.

[지방정부티비유=류랑도 한국성과코칭협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