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환 문경시장 "고통이 없는 기쁨은 절대없다"

 

코로나19가 경계 단계일 때 이미 대인 소독기 등을 설치하여 선제적 대응을 한 곳이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 행정이 필요한 이 때, 모범적 대안을 주는 고윤환 시장을 함께 만나보자.

 

지방자치_ 여러분, 공무원 출신이면서 단체장을 하고 계신 고윤환 시장님을 뵈러 문경시에 왔습니다. 국민을 위해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뵙게 됐네요. 시장님 안녕하세요?
고윤환(문경시장)_ 예, 반갑습니다. 


지방자치_ 시장님께서는 정책 전문가로서, 행안부에 계실 때도 남다른 정책을 많이 펼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윤환표 정책에 대해 소개 한번 해주세요. 
고윤환_ 백두대간 청정 도시, 문경시의 행정 슬로건은 ‘기본에 충실 하는 행정’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행정을 철두철미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행정이 성공하려면 현재 상태를 잘 분석해야 합니다. 의사가 환자를 고치기 전에 진단부터 내리는 것처럼 말이죠. 행정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현실 진단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에 따라 맞춤형으로 행정을 집행합니다. 


지방자치_ 그중 문경에만 있는 좋은 정책을 하나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고윤환_ 시청에 들어오실 때 대인 소독 하셨죠? 대인 소독기는 매우 강력해 바이러스가 15초면 못 견디고 사멸합니다. 문경에는 대인 소독기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관공서 입구 등 전 지역에 38군데나 설치되어 있어요. 정부에서 코로나19를 경계 단계로 발표할 때 이미 설치했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재택근무를 권장하는데, 우리 시는 코로나 발생 초기에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권장했고 혹시 근무 중 몸이 불편하면 재택근무를 하게 했어요. 저 역시 집안 결혼식에 갔다가 축가 부른 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나서, 일주일 간 자가격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되,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시 전역에 확산되기 전에 감염자를 신속히 찾아내 자가격리하는 등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지방자치_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꼼꼼히 대응하셨군요. 
고윤환_ 대인 소독기의 경우 과거 방역 활동할 때 구입한 것으로, 이번에 추가 구매했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문경새재에도 3대를 설치했어요. 또 밀폐된 곳에서 식사하는 경우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해 시에서 플라스틱 도시락을 제작해 식당에 나눠드렸고, 전화 주문 뒤 30분쯤에 찾아가는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도 금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4월20일에 개장하는 모노레일도 철저하게 소독하고 입장하는 분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1장씩 지급하려고 합니다. 


지방자치_ 드라이브 스루 도시락도 방송을 타더라고요. 시장님께서 공직 생활을 오래하셨으니 누구보다 공무원을 잘 아실 텐데, 공직자의 특성과 함께 이들이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고윤환_ 저 역시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해봤잖아요. 공무원 조직을 흔히 관료조직이라고도 하는데, 공무원은 법을 집행하는 데 아주 효율적인 조직입니다. 그런데 변화에 약합니다. 오랫동안 권위주의를 거치면서 감사를 매우 두려워해요. 저 역시 공무원일 때 감사기간에는 잠 한숨 못 잤으니까요. 공무원들이 기존의 법규를 아주 잘 지키는 반면, 새로운 변화에는 대응이 잘 안 됩니다. 그럼 변화와 혁신은 누가 해야 하느냐? 그건 저처럼 선출직들이 해줘야 해요. 선출직이야말로 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그 일을 할 수 있게 여건을 잘 만들어줘야 합니다. 


지방자치_ 지도층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인가요?
고윤환_ 예, 그렇습니다. 제가 한 달 전에 “앞으로 모든 공무원은 결재받으러 내 방에 오려면 민방위복을 입고 마스크 착용하고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시장님이 좀 과하다”, “시장님 오버한다”고 했다는데요, 지금은 공무원들이 “역시 시장님이 앞을 내다볼 줄 안다”고 합니다. 


지방자치_ “공무원의 생각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지도가 바뀐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공무원이 혁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고윤환_ 문경시는 작지만 공무원 수가 1,000명입니다. 이들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아요. 여기에 열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이라는 틀에 묶여버립니다. 
그래서 저희는 공무원들이 원팀으로 하는 게 많습니다. 가령 단산에 모노레일을 까는 데 래핑하고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무엇을 할지 시안을 2개 들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 2개에 한 개를 더해 3개를 시청 출입구에 붙여보라고 했어요. 어떤 때는 시청 홈페이지에도 올려 투표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1등으로 뽑힌 걸 합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 보직이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입니다. 이들도 제가 발령내기 전에 문경시 전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 선택하게 합니다. 

 

지방자치_ 주로 어떤 사람을 뽑나요?
고윤환_ 일도 잘하고 원만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총무과장과 인사계장은 직원 자체적으로 공모해 발령내리고요. 작년부터 집중하고 있는 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쪼개져 있는 업무를 모아 융합해서 하는 행정입니다. 가령 건설 공사를 하려면 토지와 건물을 보상해야 합니다. 이 업무가 가장 힘들어요. 
땅 주인과 건물주가 도장을 안 찍으면 예산을 세워놓고도 몇 년간 공사를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최후 수단으로 토지 수용이나 부동산 수용 제도가 있지만, 그 절차 자체가 최소 6개월이나 걸립니다. 이런 까다로운 업무를 위해 문경에서는 토지보상 TF가 항시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터졌을 때도 TF를 구성했고 코로나경제살리기팀도 만들었어요. 작년에는 성과 내는 공무원 50명을 유럽으로 견학 보냈습니다. 

 

지방자치_ 다양한 행정혁신 행정을 하는데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고윤환_ 제 취미가 역사책 읽는 겁니다. 역사책을 읽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도 짜릿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코로나도 그렇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감이 있었고 그 전에는 페스트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시대에 맞게 잘 대처하였는지 역사를 통해 지혜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지방자치_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직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까요?
고윤환_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고도 발전하고 빅데이터가 축적됩니다. 하지만 쌓아놓기만 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의 네트워크가 되어야 합니다. 네트워크는 결국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나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할 때도 단계별로 보고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부시장, 국장, 보건소 과장 등 11명이 있는 단체 SNS방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업무를 올리고 30분 이내에 바로 시행하게 했습니다. 이게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적 행정이라고 봅니다. 

 

지방자치_ 공직자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키워드가 있습니까?
고윤환_ 우리는 자전거와 같습니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이것은 생명의 본질입니다. 움직임이 없으면 생명이 안 나옵니다. 고통 없는 기쁨은 절대 없습니다. 
공직자들이 자기 일에 집념과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집념은 다른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까?’ 고민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100명도 발생 안 했을 때 문경시는 심각 단계로 대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우리 문경시는 3명 중에 1명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대응하자”고 했습니다. 

 

지방자치_ 문경시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들이 있나요?
고윤환_ 우리 시민들이 진짜 자랑스럽습니다. 2015년에 세계 군인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문경 인구가 7만 5,000명인데 시민 후원금이 무려 19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있는 장학재단에 시민들이 내는 후원금만 40억~50억 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서 1년에 10억 원 정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잘하시지만 대대적으로 ‘3% 더 잘 합시다’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지금까지 잘 해오신 것처럼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방자치_ 시장님 같은 제2, 제3의 행정의 달인 단체장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하자’는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고윤환_ 우리 공직자들은 국민 속에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있을 때 공무원도 있습니다. 우리가 열정을 다해서 국민을 섬기고 오매불망 우리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은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공무원들이 많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함께 돕고 협력하면서 건강하게 좋은 성과를 거두길 빌겠습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기본에 충실하자
 현재 상태를 잘 분석하자 
 네트워크는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고통 없이는 기쁨도 없다
 자기 일에 집념과 열정을 갖자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까?’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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