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업그레이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코로나 그리고 민족주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해방 이후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의 단결을 호소하기 위해 썼던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태에 빠져 있는 지금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제 좀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 싶더니 이태원 클럽 사태로 다시 비상이 걸렸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까지 커지고 있는 시국이다. 분명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지침을 잘지키는 것이 맞지만, 처음 행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쌓이기 시작했고, 이들은 이제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노는 시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이제 점점 국가 간의 분쟁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서양 국가들은 이미 코로나바이러스를 아시안이 가지고 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심지어 아시아 국가 내에서도 코로나19 감염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들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한 예로 우리나라를 그토록 사랑하는 베트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인에 대한 혐오가 늘어났고,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져 내린 경제에 대한 화풀이를 중국에 하기 시작했다.
또 인도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힌두교 민족주의가 발발하면서 코로나19를 무슬림들과 묶어 차별하고 있다. 이 기세를 보면 제2의 민족주의 물결이 거칠게 시작된 것 같다.

 

대한민국은 어떻게 대한민국이 됐을까? 죽어도 인정하기 싫지만 일제강점기하의 식민 통치 아래 우리는 3·1운동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탄생했다. 그 전에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지만 여러 문서를 찾아보면 특히 지방에서는 자신을 조선사람이라고 분류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는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으로 하나로 뭉쳤고, 그때부터 한국 민족주의가 탄생했다고 대다수 학자는 주장한다. 민족주의는 본래 매우 다의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이것에 일률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민족주의는 민족의 통일이나 정통성, 그리고 우월성을 강조하는 사상이다. 근대에 들어 이 민족주의는 민주주의 그리고 국가라는 개념과 합쳐지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국민국가(nation-state)가 됐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국가 간의 경제적 소통과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화는 이뤄졌고 여러 국제기구의 탄생과 국제조약으로 분명 20세기는 세계화의 전성기였다.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고안해 탄생한 UN(국제연합)과 다민족으로 이뤄진 미국이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하면서 세계 패권을 가져갔고, 이후 안정화된 국제 정세와 미국식 민주주의가 퍼지면서 배타적 민족주의는 후퇴했다. 분명 20세기 후반 그리고 21세기에도 여러 전쟁과 민족주의적 쟁점이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왕따당하면 경제적 타격이 워낙 컸기에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연합하려 애썼다. 이로 인해 인류 역사상 가장 전쟁 없는 평화로운 시기를 우리는 즐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미국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30일내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미국 CNN 방송은 현재까지 3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국제적 공중보건 위기 와중에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최후통첩을 발표했다고 전했고, 이를 맞받아쳐 WHO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가한 위협대로 ‘실행’할 경우 미국과 전 세계가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자금은 4억 달러(약 4,900억 원)로 WHO 연간 예산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시작부터 미국과 WHO 갑을 관계는 분명하기 때문에 WHO의 경고는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확산 초기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말해 큰 이슈를 끌었다.
이에 연장선상으로 트럼프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중국이라며 벌을 준다는 의미로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끊겠다고 협박했다.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으며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약 231조 7,0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타격으로 중국이 이를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고 중국이 초반 대응에 실패하면서 이 세계적 팬데믹이 왔으니 1단계 협상을 어떻게든 이행하라는 압력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때 세계 연합을 주도했던 미국이 180도 다른 배타적 민족주의 입장을 취하면서 미국을 바라보는 많은 국가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이 세계를 감염시킨 역사가 있다”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서 시사하듯 미국은 11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코로나19 이전 세계와 확실히 결별하려 하는 듯 보인다. ‘미국 우선’이라는 팬데믹 대응 방식을 지켜본 많은 국가는 지나친 미국 의존을 경계할 것이다. 실제로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의 리처드 폰테인 소장은 “이번 팬데믹으로 각국이 의미 있는 협력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경쟁 구실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는 세계 경제를 무너뜨리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세계화를 후퇴시키고 있다. 이 틈을 타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는 강화하고 세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꽉 닫힌 사회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모로 이러한 국제적 트렌드와 반대이다. K-팝의 선두주자 아이돌 그룹 BTS가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면 K-방역은 코로나19 감염 위기에 빠진 세계 모든 국가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 에볼라 사태 때, 오바마 대통령은 UN으로 세계 리더들을 불러모아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연설하며 3,000명의 병력과 의사를 서아프리카로 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모범이 돼 세계 많은 나라도 병력과 의사를 보냈으며, 그 결과 에볼라를 잡았고 미국의 국제적 입지는 다시 한번 강화됐다.


이번엔 우리나라가 가면 어떨까?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고 세계를 다시 협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인류는 지금까지 뭉치면 살았고 흩어지면 죽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인 지금도 유효하다. 더더욱 서로 협력하고 뭉쳐야 할 때이다. 모든 면에서 모범 사례가 되는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이 메시지를 전 세계에 퍼트려야 한다.

배너

발행인의 글


무주군 치매안심마을 4곳 지정

무주군이 설천면 남청마을, 무풍면 하덕마을, 적상면 여원마을, 부남면 대티마을이 2024년 치매안심마을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치매안심마을은 치매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안심 공동체 실현이란 취지로 지정·운영 중이다. 먼저 15일에는 설천면 남청마을과 무풍면 하덕마을에서, 16일에는 적상면 여원마을과 부남면 대티마을에서 현판 제막식이 진행된다. 15일에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황인홍 무주군수는 "우리나라 치매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치매는 공동의 문제가 됐다"라며 "치매안심마을은 온 마을이 울타리가 되고 주민 모두가 보호자가 되어 서로를 인정하고 보듬으며 치매를 이겨나가자는 취지에서 운영하는 만큼 마을에 지원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검진들을 통해 몸과 마음 건강을 잘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2019년 최초로 치매안심마을을 지정한 이래 해마다 4개 마을을 새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로 2·3년차가 8곳, 운영 종료된 9곳 등 총 21곳이 있다.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되면 3년차까지 해당 마을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인지선별검사와 주관적 기억력 감퇴 평가,

영국, 15세 청소년부터 ‘영구히 금연’ 제도화

영국 하원이 현재 15세 이상 청소년부터 담배를 피울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연법을 의결했다고 4.16일 영국의 가디언지를 비롯한 영,미의 주요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보수당 내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의 흡연을 막기 위한 획기적인 흡연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리시 수낙(Rishi Sunak) 총리가 발표한 금연법안의 핵심 내용은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나이15세)에게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 조치가 영국에 시행되는 것인데 정부 당국은 이것이 영국의 “첫 번째 금연 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및 베이프 법안(Tobacco and Vapes Bill)”이 올해 6월 최종 의결되면 15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할 수 없다. 일단 시행되면 영국 사람들이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판매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 결국 전체 영국인의 흡연이 금지된다. 이 법안에는 값싼 일회용 베이프 판매를 금지하고 청소년들이 니코틴에 중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베이핑 단속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