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질문이 있는 교실, 행복한 광주 교육을 만들겠습니다” -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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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육청은 할 말이 많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은 정부와 교육재정 줄다리기를 하면서 균형을 잡고 당면한 문제를 잘 조율하며 하나하나 헤쳐나가고 있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국회에서 1조원 규모의 지방재정법이 통과됐는데, 그래도 금방 고갈되니까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합니다.

장휘국(광주광역시 교육감)_ 작년 11월부터 모든 교육청에서 심각하게 위기감을 느끼는데, 2014년 예산보다 올해 예산이 줄어든 거나 마찬가지예요. 우선 2013년 줄어든 세수를 2015년에 정산을 하니까 1조 3000억원 정도가 줄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전체 국가예산은 4% 정도 늘어나는데 교육예산은 1% 남짓 늘었고, 또 우리가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인건비 같은 것도 금년에 한 900억원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어린이집 누리과정까지 우리가 다 감당하기 힘들어요. 누리과정 전체 예산이 3조 9500억원인데 그 중 어린이집이 2조 1500억원, 1조 8000억원은 유치원 분이니까 법률에 근거해서 유치원은 교육기관으로 보고 우리가 해도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예산이 없어서 도저히 못 한다.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거죠.

이영애_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2조원이 넘는군요?
장휘국_ 네. 오늘도 어린이집 연합회에서 다녀갔습니다. 교육부에서도 답답하니까 각 지역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우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하면 국회에서 예산 편성할 때 참고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긴급하게 지역에 따라서는 다른 예산도 절감하고, 작년 불용액을 참고해서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한 거예요. 그런데 국회에서 목적예비비로 5604억원을 편성하고 1조 2000억원은 지방채를 내서 메꾸자고 하는 겁니다. 그럼 1조 7000억원 정도 되잖아요? 우리 교육청에서는 2조 1500억원을 줘야 명예퇴직 수당으로 주기로 한 지방채까지 감당할 수 있는데, 이러면 예산 편성에서 교육 사업이 위축된다고 했음에도 계속 미루다가 지난 5월에 재정법이 바뀌었죠. 그래서 개정을 했는데 그것도 1조 2000억원이 아니라 1조원만 한 겁니다. 시도별로 배분하고 보니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비율에 의해서 서울·경기·인천·광주·대구 등은 자체 지방채를 내야하는 상황인 거예요. 우리도 한 250억원 내야 하는데, 세입 늘만한 데가 어디 없나하고 땅도 팔고 해서 우선 130억원 정도 마련했습니다. 나머지는 연말에 가서 정리추경을 하던지 정 안되면 그때 지방채를 내야죠.

이영애_ 교육감협의회 회장님의 입장에서 누리과정 예산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거라고 보시나요?

장휘국_ 정부에서 재정운용효율화 방안이라고 지방교육청의 예산에서 누리과정의 예산을 의무지출 항목으로 편성하도록 하겠다고 해요. 교육청 전체 예산이 1조 7000억원 정도 되는데, 인건비나 기반 운영비 같은 경직성 경비가 80%만 되어도 나머지 20%를 가지고 교육활동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 10%도 안됩니다. 거기에 어린이집 누리과정까지 의무적으로 하게 되면 교육재정 교부금이 있어도 약 6% 정도 남습니다. 6%를 가지고 교육시설,복지사업 다 해야 하는데 도저히 예산을 세울 수가 없거든요. 중학교까지 의무급식이나 초등학교 학습 준비물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거죠. 누군가가 ‘언니 오빠 밥그릇 빼앗아서 동생들 우윳값 주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말하시더라고요. 의무지출로 하라고 할 거면 예산을 확보해 주고, 지금까지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5.27%까지 늘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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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_ 사실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주겠지, 안주겠어?’ 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아요.

장휘국_ 그런 것 같아요. 이것을 처음에 설계할 때 시도교육감들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한 겁니다. 저희가 안 그래도 지금도 재정이 어려워서 누리과정까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몇 차례 건의도 하고, 지방재정교부금 비율을 높여달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법을 근거로 해서 전북 교육감은 법률 위반이니까 못한다고 하시는 거고, 정부는 영유아 보육법의 시행령에 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감당하도록 했으니까 하라는 상황인 거죠. 법률과 시행령이 같지 않은 겁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내년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저희들은 정말 답답하죠.

 

이영애_ 어쩌다가 참 힘든 일을 맡으셨는데,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가장 고민하고 추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장휘국_ 역시 교육재정이 가장 고민스러운 일이고요. 두 번째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겁니다. 책 속에 있는 지식이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지식만큼 중요한 것이 소통 능력입니다. 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도 해보고 인문·생태·예술적 감수성을 많이 쌓고, 아이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대학입시가 있으니까 초중학교 학생들만 이라도 마음 편하고 활발하게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인성중심의 역량을 기르는 교육 방향으로 가야죠.

이영애_ 그렇군요. 교육에는 물론 혁신도 필요하지만 꼭 지켜야 할 가치도 있지 않겠습니까?
장휘국_ 교육은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되잖아요.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신뢰가 갖춰져야 합니다. 교사는 아이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고 존경하는, 한 마디로 사랑과 존경이 갖추어지는 교육현장이 돼야 합니다. 이를위해 학생인권조례도 제정했는데요. 학생들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믿고 기다려주면 자연스럽게 선생님에 대한 존경도 생겨납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관계를 이루기 위해서 교사는 학생들을 더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고, 학생들은 교사를 믿고, 존경하는 가치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영애_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어떻게 펼치고 계신가요?
장휘국_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과 후 학교 자율 수강권’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바람직한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또 거기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생겨났어요. 그래서는 안 되는데, 가난이 따돌림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취지만큼 좋은 효과를 내지 못해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할 때 돈만 지원하는게 아니고 교사가 같이 행동하도록 하는 ‘희망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판단할 때 학교생활을 어려워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여러 계층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멘토가 되는 프로그램인데요.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용기를 가지고 누군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013년에 처음 시작할 때 500명 정도 모집하면 괜찮겠다 싶었더니 900명이 신청을 했고, 금년에도 7200명이 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이영애_ 희망교실은 정말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할 좋은 정책인데 저도 적극 홍보하겠습니다. 당장 내일 사상구청장과 인터뷰를 하는데 알리겠습니다. 요즘 혁신을 넘어서 교육 혁명을 해야 우리나라가 변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광주에서는 어떻게 교육혁신을 이루고 계신지요?

장휘국_ 3가지 정도 있는데요. 우선 학교생활의 문화를 바꾸려고 합니다. 과거에는 학교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모든 교직원, 학부모들이 학교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학교를 운영하고, 교사들도 자체 연수를 통해서 성장하는 문화로 변화시켜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받는 청렴한 교직사회를 만들자는 게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생활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과거는 일방적인 통제와 지시를 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의 존재와 가치, 인격을 존중하고 꾸중보다는 위로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로 지도하자는 거죠. 이것이 생활교육의 혁신입니다. 세 번째는 수업혁신인데요. 교사 욕심껏 가르치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많이 가르쳐만 준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구호도 그에 맞게 ‘질문이 있는 교실’로 바꿨습니다.

이영애_ 질문이 있는 교실 참 좋네요.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 되어야 하는데 교육감님께서 민관소통위원회나 정부부처에 ‘이런 것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으면 제안해주시기 바랍니다.

장휘국_ 정부가 지식교육에 너무 초점을 맞춰 국가수 준 의 학력평가를 하겠다면서 일제고사를 실시해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없애자고 한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다 살리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들은 학교성적을 올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식위주의 암기식 문제풀이 교육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서열을 굳이 매기지 않아도 다들 공부합니다.

 

 

 

 

 

이영애_ 행복한 광주 교육을 위해서 교육공무원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에게 마무리 말씀 전해주십시오.

장휘국_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이들을 믿고, 참고, 기다리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로 지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부모님들은 내 아이가 조금 더 놀고, 덜 공부하면 큰일나는 걸로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놀면서도 성장하고 공부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내 자식이 많이 뒤쳐질 것이라는 조바심을 버려야 합니다. 또 아이가 특별한 사람보다 보통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에 대한 너무 과도한 기대와 요구때문에 조급하게 아이를 질책하기보다 지금 약간 부족하고 거칠어도 칭찬과 격려 속에서 믿고 기다리면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자기 몫은 하는 바른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우리 교사 여러분들도 내 욕심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율과 자치, 인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칭찬과 위로를 통해 지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영애_ 행복한 광주 교육을 위해 저도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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