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라북도교육감

“앞으로 6개월이 교육개혁의 골든타임”

 

3선 전북교육감이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 권한을 각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하고 교육의 근본 목적을 학생에게 두며 참된 가르침을 부르짖는다. 교육개혁의 골든타임 6개월, 우리 교육의 미래는?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전라북도교육감 약력

•고려대학교 법학 박사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16대~18대 전라북도교육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이영애(《월간 지방자치》·인터넷 뉴스 《티비유》 편집인)_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에 있는 김승환 전국교육 감협의회 회장님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육감님.

김승환(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북교육감)_ 안녕하세요.

 

이영애_ 2019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승환_ 2019년 황금 돼지의 해에는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 집집마다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덕담이네요(웃음). 현재 지방분권이 매우 화두이며 활기차게 진행 중인데, 교육자치는 어떻게 추진 중인지 궁금합니다.

김승환_ 로컬, 내셔널, 글로벌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내셔널에 집중되어 있어 효율이 떨어집니다. 인체에 비유하면 특정 기관에 에너지가 지나치게 집중 되어 몸의 균형이 깨져 건강이 약해지죠.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권한이 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행정자치는 그나마 가시 적인 분권의 움직임이 보이지만 교육자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분권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영애_ 기득권 지키기 때문인가요?

김승환_ 제가 수년 동안 하는 말이 있어요. ‘대한민국의 교육이 존재하는 목적은 교육 관료의 입신양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목적이다’ 라고요. 언제까지 밥그릇 챙기면서 아이들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냐 이런 말을 지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이번 기회에 국민들에게도 한 말씀 하시지요.

김승환_ 국민들이 교육에 관심 갖는 만큼 교육이 성장하고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내 아이만 말고 내 아이와 우리 아이를 함께 생각하는 의식의 성장이 매우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잘되면 내 아이도 더불어 잘된다는 확신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구절벽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진단을 내놓고 있지만, 진단에 앞서 원인 분석이 중요하지요. 진단을 정확히 해야 해요. 정부에서 출산장려금 얼마를 지원한다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단순히 돈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보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기가 즐겁고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일이 즐거워야 합니다. 아이를 낳아 기를 만하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영애_ 아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요,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즐거워하나요?

김승환_ 지역별·학교별 편차가 있습니다만, 아주 잘하고 있는 사례를 보면 학교 갈 시간이 안 됐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해서 학부모들이 아침이면 힘들어하고 반대로 아이들이 집에 갈 시간인데도 학교가 좋다며 집에 가지 않는 다고도 하네요. 또 초등학교 졸업반인 아이가 졸업을 하지 않겠다며 버틴다고도 하고요.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여기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무엇이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학교를 바꾸는지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영애_ 그런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승환_ 네.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선 때 유·초·중등 교육권한 지방이관을 공약하셨잖아요. 각 지역으로 교육권한을 넘기면 각양각색의 그림이 나올 겁니다.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거나 그렇지 않은 곳이 나올 수도 있고요. 그렇게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향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게 교육부가 꽉 쥐고 내려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6개월이 골든타임입니다. 교육권한을 전부각 시도 교육청에 넘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정확하게 지시 하는 컨트롤 타워가 작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영애_ 교육감님께서 협의회 회장으로서 함께 나서면 잘 되겠지요. 제가 알기로는 인터뷰하기 전 서울에 다른 일정이 있으셨다고요.

김승환_ 서울대 사범대 교육행정연수원에서 시행 중인 전국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 연수에 특강을 요청 받아 노마드 교육을 주제로 1시간 30분간 강의했습니다. 특정한 가치나 삶의 방식에 구애받거나 머무르지 말고 끊임없이 자아를 찾으 라는 것이 노마디즘의 핵심입니다.

 

이영애_ 그런데 현재 자아를 찾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요. 수능시험에 대한 논란도 꽤 있었죠?

김승환_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아이들을 수학 교수로 만들려는 것인지, 누구를 위한 수학 교과서인지 궁금하다고요. 이번 수능 시험 문제 수준에 대해 이야기 들으셨지요? 문학계에 아주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신경림 작가 손자가 수능을 치르는데 언어영역 지문에 할아버지 글이 나와 반가워하며 문제를 신 작가에게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 작가 자신도 문제를 못 풀겠다는 일화입니다. 영어는 또 어떤가요. 고3 영어나 수능 영어 지문을 영어권 학생에게 보여주면 문장의 수준이 너무 높아 질려버릴 겁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초·중등 교과서를 만드는 데 대학 교수들이 이제 손을 떼고 가르치는 사람이 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교사들이 전국에 많이 있어요.

 

* 자세한 내용은 2019년 1월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