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서의 삶은 국민을 위한 봉사로 채워진다. 정년이라는 제도적 구분이 이 삶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고 꾸려나갈지가 새로운 과제가 된다. 특히나 안정적인 급여와 연금 체계 속에서 근무해 온 공무원에게는 퇴직 이후의 재취업, 재무 설계가 기존 직장인들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번 기사에서는 퇴직을 앞둔 또는 퇴직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테크와 재무 설계, 그리고 노후 관리를 중심으로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방향성을 짚어본다. |
은퇴 전후 자산 점검과 리밸런싱
공무원이 정년을 맞는 시기는 대체로 자녀 교육비 부담이 종료되거나 축소되는 시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건강관리 비용, 주거환경 개선, 여가생활 확장 등의 지출 요인이 발생하는 시점이다. 여기에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은퇴 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추가로 주어지므로, 이 기간을 버틸 재무 기반이 필수다.
퇴직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보유 자산의 철저한 점검이다. 한 은행업권 관계자는 “퇴직을 앞둔 시점에서 부동산, 예금, 주식, 연금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분류하고, 수익성, 유동성, 안정성을 기준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공무원은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보다 안정성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해 온 경우가 많지만, 은퇴 이후 일정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면, 자산의 일부를 보다 적극적인 수익형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는 조언이다.
예를 들어, 보유 부동산 중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주택은 매각하거나 임대 전환을 통해 현금 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있다. 반면, 주식이나 펀드 투자는 지나친 공격성보다는 안정적 성장주 위주의 장기 투자 전략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공적연금 외 수입원 확보 전략
공무원연금은 은퇴 후 중요한 소득원이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점점 그 실질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에도 일정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퇴직 공무원을 위한 자문, 강의, 공공기관 위원 활동 등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력과 전문성을 살려 보람과 수입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을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들의 경우 국민연금과의 연계 문제가 있으므로, 은퇴 후에는 직장생활 시절보다 지출이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행, 취미, 건강관리 등의 지출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으며, 물가 상승 또한 큰 변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퇴직 직후 1~3년 간의 생활비를 시뮬레이션 해보고, 예상 수입과 비교해 격차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과거보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소비 계획을 세우고, 자녀에게 과도한 지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커뮤니티 및 건강관리까지 포함한 전인적 설계
재무 설계는 단지 자산의 숫자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관계, 건강, 자기계발 등의 요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특히 공무원은 퇴직 후 소속감을 상실하면서 우울감이나 고립감을 느끼기 쉬우므로, 지역 커뮤니티나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전환점을 위한 전략적 설계
공무원의 퇴직은 단순한 경력 종료가 아니다. 평생 다져온 경륜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치밀한 재무 계획과 함께, 삶 전반을 조망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다. 퇴직 이후에도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공무원으로서의 성실함을 이제는 개인
의 삶에 적용해야 할 때다.
[지방정부티비유=전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