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초기인 1996년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 ‘엘리트 양성소’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던 민족사관고등학교, 일명 민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민사고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민사고가 위치한 횡성군은 현재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있을 정도로 서울과는 거리가 멀지만 부모들은 너도나도 민사고에 입학시키려 전쟁을 치렀다. 유레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방향은 이런 쪽일까? 현재 민사고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물론 입시제도 변화, 문재인 정부의 특목고 폐지 정책, 학령인구의 감소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수도권에서도 이에 대한 대안이 많은 현실에서 지방에 위치한 고등학교가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방의 청년을 끌어들일 대안은 없는 것일까? 이번 달에는 노무현의 꿈, 균형발전에 대한 방향과 (이재명 후보의 메가시티 공약은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떠오르는 한동훈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에 대해 청년 인구학자의 시선으로 논의하겠다. 청년 인구학자가 본 균형발전 우리나라 인구학계가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유능한 인재가 조직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다. 기업이 큰 자본과 뛰어난 기술, 그리고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오히려 조직의 성과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유능한 인재들을 조직 내에서 실패하게 만드는 것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직의 성공을 이루는 요소 중 전문성(Specialty)은 약 15%에 불과한 반면, 인간관계(Human Relations)는 무려 85%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곧 뛰어난 전문성과 지식만으로는 조직 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 내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할지라도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능력 위주의 리더 선발이다. 보통 뛰어난 능력과 지적 역량을 가진 사람이 리더로 발탁된다. 그러나 이들이 조직에서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조직 내 갈등을 관
지하철에 비어 있는 ‘노약자석’을 보면 한 번쯤 앉아도 될까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민만 할 뿐, 불편하더라도 서서 가는 것을 선택한다. 다리가 아파도, 노약자석보다 훨씬 많은 일반석을 찾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노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은 ‘동방예의지국’이라 불 리는 한국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배려의 본질을 들 여다보면, 배려하는 쪽이 더 많은 것을 가졌기에 가능하다 는 점을 알 수 있다. 마치 일반석이 노약자석보다 많은 것처럼 말이다. 만약 노약자석이 일반석보다 더 많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18년 만에 이뤄진 국민연금 개혁이 이러한 황당한 상황과 닮아있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 청년들은 더 많은 부담을 떠 안지만, 연금을 받을 시점에는 그 혜택이 얼마나 남아 있을 지 모른다. 사회는 ‘노약자’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들을 위한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전 세계 최초로 청약자(청년 약자)라 는 단어가 생겨날 지경이다. 청년이 약자라는 점을 인정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기자회견 까지 열며 “선거를 앞둔 매표성 야합”이라며 맹폭을 가했다. 허나 국민연금 개혁안 관련 논의는 이미 활발하게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늘어나는 가운데, 결혼정보회사 는 되레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결혼상담소는 1974개로 5 년 전인 2019년 11월 1610개보다 22.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청년들의 니 즈를 파악한 대전시는 미혼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적 교류와 자연스러운 만남을 돕기 위 한 청년 만남 지원사업 ‘연(連) In 대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지난 3월 17일 밝혔다. 대전은 청년층 인구 비율이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젊은 도시이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인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단순한 ‘만남 주선’이 아닌, 청년들의 선호를 반 영한 새로운 교류 모델을 만들고 청년들이 더욱 쉽게 교류하며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버튼을 누르고, 기획됐다. 특히, 기존의 형식적인 소개팅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고 자연스럽 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총 23회에 걸쳐 운영되며 7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각 프로그램은 미술 관, 야구장, 식장산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 해당 장소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활
이상훈 지음 | 파람북 펴냄 | 420쪽 | 18,500원 영웅이 불운하면 풍운아가 되는가. 파리한 불빛이 멀리서 빛을 발할 때 누구보다 먼저 그 빛을 끌고 오려 했고 열강의 틈바구니 노도에 실려 오는 근대화 바람을 누구보다 먼저 온몸으로 맞이했다. 그러나 빛은 기우는 국운과 함께 짧게 명멸했고 바람은 끝내 역사의 구름을 부르지 못한 채 타국 땅에서 한 점 이슬이 됐다. 김옥균만큼 한국 근대사에 드라마틱한 서사를 남긴 인물은 없다. 근대사의 숨은 영웅으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그는 구체제의 심장을 겨눈다. 그래서 김옥균을 조선 최후의 혁명가라 부른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상훈은 『김옥균, 조선의 심장을 쏘다』에서 김옥균의 숨은 영웅 면모를 샅샅이 드러낸다. 일본 자유민권 세력을 움직여 일본을 척결하려는 극일의 기수요, 실리적 개화파의 리더요, 조선왕조의 마지막 대들보였으며 조국 근대를 견인하는 역사의 격랑 속에 자신을 내던진 선각자로 김옥균을 그리고 있다. 작가 이상훈은 김옥균이 역사 앞에 굴하지 않는 담대한 사명을 품고 있었으며 과단성도 지녔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의 기로에서 오판과 실책이 드러나는가하면 운명의 장난과 권력의 배신이 그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철강산업은 트럼프 미국 정부의 철강재 25% 관세 부과 발표, 중국 저가 덤핑 수요 감소로 더욱더 암울한 시장 상황입니다. 이에 포항이 살고 철강산업이 살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소 착공과 철강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미국 관세 25% 부과에 대해서 포스코는 이미 수출 물동량을 조절하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문제가 아닌 포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일부 공장들이 문을 닫게 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닙니다. 결국 철강산업이 생존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그린수소는 기존의 고로 공정과는 달리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대신 물을 배출하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입니다. 수소환원제철소의 기술 상용화는 우리나라 철강산업 전체의 미래가 걸린 국가적 과제입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 기술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수소환원제철소의 건립을 위해서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의 바다 매립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
일제에 의해 창지개명된 ‘심학산(尋鶴山)’을 원래 고유 지명인 ‘심악산(深岳山)’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교하 ‘심학산’ 아래 돌곶이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전해지는 설화에 의하면 조선 숙종 또는 영조 때 궁궐에서 기르던 학을 잃어버렸는데 ‘심학산’에서 찾게 되어 산의 이름을 찾을 심(尋)자 두루미 학(鶴)자를 써서 ‘심학산’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미수 허목 선생의 ‘무술주행기’를 보게 되었는데 ‘심학산’이 아닌 ‘심악산’으로 되어있었습니다. 또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1861년 제작한 ‘대동여지도’와 1862년(철종 13년)부터 1866년(고종 3년)까지 편찬한 지리지 ‘대동지지’를 구입하여 찾아보아도 ‘심악산’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파주위키 이기상 대표 도움으로 상명대학교 정우진, 김일림 교수가 쓴 “한강하구 ‘심악(深岳)’ 문화지형의 형성과 해체”라는 논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심악산’은 조선 광해군 때 교하천도론을 비롯하여 정감록에서 차기 도읍지로 교하가 지목되었고 현대 서울대학교 최창조 교수는 교하가 통일한국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그 중심에 서 있는 산
‘섬 지역 자치행정모델 도입을 위한 정책 포럼’ 에서 섬이 갖고 있는 특성과 어려움을 국가 차원에서 살펴보고 이런 가운데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특별자치권의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해야 하고 나아가 세종시나 제주특별자치도처럼 위에 도(道)가 없는 단층제로 시작해야 제대로 된 자율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다음은 발제 및 토론자 발표 요지.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에서 광역으로 권한이 이양되면서 기초단체로 내려갈 때 자치가 0으로 수축하는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분권은 매우 미흡하다. 3개 군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규제 모형과 발전적 모델은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섬 지역 특별자치군의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안에는 사실을 도와 특별자치군과의 관계가 정리가 잘 안돼 있는 것 같다. 좀 더 치밀하게 정리를 해서 주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기 제주대 명예교수= 제가 국무조정실에서 국장으로 근무하며 제주특별자치도 사무 600건 정도를 총괄했습니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는 조직 행정 재정 이런 면에서 완
‘섬 지역 자치행정모델 도입을 위한 정책 포럼’은 정치인에게도 민감한 이슈였다. 3월 2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포럼에는 여야 의원 8명이 참석해 3개군 군수들이 말하는 섬 지역의 애로사항을 주의깊게 들었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대목에선 고개를 끄덕여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의원은 서삼석(민주, 영암 무안 신안), 배준영(국힘, 인천중구 강화 옹진), 이상휘(국힘, 경북 포항남구 울릉군), 양부남(민주, 광주서 을), 나경원(국힘, 서울 동작을), 손명수(민주, 경기 용인을, 이상 축사 순)의원 그리고 김은혜(국힘, 경기 성남분당을) 이인선(국힘, 대구 수성을) 의원이다. 다음은 축사 요지(발표 순). ◇서삼석 의원= 제가 박우량 신안군수와 구두 약속한대로 섬 진흥원, 소금산업진흥센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특별자치군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의 남은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신 여러 의원님들과 세 분 군수님 그리고 섬 주민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이런 일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배준영 의원= 제 지역구는 대부분 섬 지역입니다. 명실상부 섬 의원입니다. 모든 섬들이 형편
신안군 옹진군 울릉군 3개 군의 섬 특별자치군 지정을 촉구하며 새로운 지방자치의 길을 모색하는 정책포럼이 열렸다. 지난 3월 2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섬 지역 자치행정모델 도입을 위한 정책 포럼’에는 여야 국회의원 8명, 3개 군 군수와 300여명의 지역 관계자 등이 참석해 특별자치군 지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제도 개선과 함께 특별법 추진 의지를 강력히 보였다. 이날 박우량 신안군수는 개회사를 통해 “우선 특별법은 3개 군이 요구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제정해야 할 일이다”라며 “저희 지자체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보다 자율권을 주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신안 옹진 울릉 등 바다를 품고 있는 3개 군은 엄청난 풍력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어 에너지 자립의 국가적 소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3개 군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돼 지방자치가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도서지역을 형평성이라는 이름으로 육지와 같은 잣대를 적용해 큰 불편과 제약이 있다”며 “육지와 다른 것은 다르게 평가하고 다른 곳은 다르게 적용해야 형평성이 맞는 것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