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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와이저》



메르스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뒤늦게 사태 수습을 위해 즉각 대응팀, 관리본부, 핫라인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때를 놓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인재들이 모인 정부에서 왜 국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라는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 걸까? 《와이저》는 이처럼 크게는 국가와 기업에서, 작게는 팀 단위로 벌어지고 있는 집단의 실수를 최소화하고 ‘똑똑한 개인을 넘어서는 똑똑한 집단(WISER)’을 만들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획 편집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왔다. 현대사회에서는 기업, 로펌, 교육위원회, 노동조합, 종교단체, 정부, 국제기구 등의 단위로 의사결정을 한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크건 작건 집단을 이뤄 장차 어떻게 할지를 결정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이 옳다면 두 명보다는 세 명이, 세 명보다는 네 명이 더 나을 것이고, 100명이나 1000명이 모이면 당연히 한 명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리라고 기대한다. 그렇다면 집단이 실제로 소수정예로 구성된 최고 인재들의 자질을 능가하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집단이 그런 잠재력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오히려 많은 집단이 개개인보다도 더 어리석게 행동한다. 그들은 실패할 것이 뻔한 제품에 사운을 건다. 또 굉장히 좋은 기회를 놓친다. 또 성공적이지 못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한다. 집단의 투자와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 최고의 조직행동연구서다.


저자 선스타인은 《넛지》 출간 이후 백악관 정보규제국에서 일하면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형프로젝트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작동하는 ‘집단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직은 어떻게 함정에 빠지는가


예일 대학의 심리학자인 어빙 재니스는 우수한 한 집단이 어떻게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지를 연구하면서 집단이 점점 획일화되는 ‘집단사고’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저자 역시 이 주장대로 공공 집단이든 민간 집단이든 ‘집단적 논의’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논의’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를 직접 목격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집단논의 후에도 끔찍한 결정에 도달할 때다.


보통 두세 명의 배심원이 뒤로 갈수록 점점 더 확신에 차서 동일한 평결을 지지하며 작은 폭포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배심원 1, 2, 3이 사전의 개별 투표나 비공식 여론조사에서 ‘2급 살인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해보자. 하지만 우리는 배심원 4가 사전 개별 투표에서 무죄를 주장했고, 배심원 중 가장 강한 확신을 드러냈음에도 자신의 차례가 오자 배심원 4는 2급 살인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는 정보의 폭포효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전 세계의 배심원실, 의사회장, 정치회담장에서 매일같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스타인과 헤이스티는 이러한 집단사고의 개념을 넘어 ‘집단 실패’의 문제를 더욱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조직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자꾸만 함정에 빠지는 이유를 ‘비현실적 낙관주의(해피토크)’, ‘후광효과’, ‘폭포효과’, ‘집단 극단화’, ‘숨은프로필’ 등의 개념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은 집단의 리더와 구성원이 그들과 관점이 다르거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침묵하게 만드는지, 왜 낙관적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논의를 벌이면 더욱더 낙관적 결론만 내리게 되는지, 왜 맨 처음 말을 꺼내거나 행동에 나선 사람에게 나머지 구성원들이 무작정 동조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집단사고는 집단실패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집단이 실패하는 원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집단이 한두 사람만 아는 정보를 무시한 채 모두가 아는 정보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숨은프로필(hidden profile)’이란 집단이 내부적으로 얻을 수 있었지만 얻지 못한 정확한 정보를 가리키는 용어다. 숨은 프로필 효과는 ‘공유지식 효과’ 때문에 발생하는데, 공유지식 효과란 소수의 구성원만 아는 정보보다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아는 정보가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뜻한다.


선거에서 공직에 출마한 세 후보의 정보를 각 구성원에게 일부분씩 나눠준다고 가정해보자. 이 실험에서는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제대로 종합하면 명백히 최고의 선택지인 A 후보로 중론이 모아질 수 있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총 네 명의 집단 구성원에게 각 후보들에 관한 정보의 66%를 공통으로 제공했다. 이 실험에서 A후보를 선호하는 집단 구성원은 토의 전(67%)보다 토의 후(85%) 더 증가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일부 집단 구성원에게만 A후보에게 유리한 정보를 나눠주고, 각 후보에 관한 정보의 33%는 전체가 공유하도록 했다. 논의 전 A후보를 선호하는 집단 구성원은 25% 미만이었지만 집단이 논의를 통해 공유되지 않은 정보를 파악하고 검토하면 결국 A후보를 선택할 터였다.


그렇지만 실망스럽게도 집단적 논의 후 A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다시 말해 정보가 산재되어 중요한 자료를 공유할 수 없고, 오로지 논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면 집단이 개인보다 더 나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숨은 프로필은 계속해서 숨어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집단 구성원이 어떤 정보를 지지하면 통계적으로 그 정보가 집단적 논의에서 반복돼 한두 명이 가진 정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집단 내에서 미숙하거나 서열이 낮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특히 논의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보유한 정보를 내세우기를 꺼린다.


기업의 리더들은 경험이나 명성이 부족한 사람들의 견해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설령 힘없는 사람들이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또 다수가 반대하는 주장을 제시할 경우 집단의 반감을 살 우려도 있다. 혼자서만 아는 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공유된 정보를 가진 사람들보다 논의에 덜 적극적으로 참여하므로 그 구성원은 저평가되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각 조직의 리더에게 리더십과 결단력, 이해심과 약간의 창의성만 있다면 언제든 시행할 수 있는 해결책을 다방면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는 집단의 리더가 말을 아끼고 다른 구성원이 먼저 이야기하도록 부추기기만 해도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 조직이 성공하는 방법


• 리더의 호기심과 과묵함

앞서 말했듯이 어떤 사람은 중요한 정보를 갖고서도 침묵을 지키려 한다. 리더와 전문가일수록 자신의 정보가 가장 중요하고 집단에 공개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리더와 높은 지위를 가진 구성원들이 조직원 개개인이 보유한 정보를 경청하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것만으로도 집단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비판적 사고 ‘점화’하기

사람들이 집단적 논의에서 입을 다무는 이유는 종종 사회적 규범, 즉 집단의 의사에 반하는 정보를 제공하면 보상은커녕 불이익을 받고 평판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만약 집단이 구성원들에게 집단 의사에 반하는 정보라도 주저 없이 이야기하도록 장려한다면, 침묵을 지키는 구성원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논의의 성과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 단순하고 확실한 ‘관점 변경’

미국의 대기업 인텔은 14년간 이익을 내던 메모리칩 시장에서 점차 선두를 빼앗기고 있었다. 결국 인텔은 그 시장 전체를 포기하는 극적인 조치를 취했는데 인텔의 최고경영자 앤드루 그로브(Andrew Grove)는 이 결정을 두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사무실에서 인텔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고든 무어(Gordon Moore)와 이 난국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우리는 매우 비참한 기분이었다. “만일 우리가 쫓겨나고 이사회가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앉힌다면, 그가 무슨 일을 할 것 같은가?”


무어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우리 회사가 메모리칩 사업에서 손을 떼게 하겠지.” 나는 멍한 상태의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 부임한 최고경영자와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하면 어떻겠는가?”


그로브는 무어와 자신에게 새로운 CEO라는 가상적인 역할을 지정하고 “만일 그의 입장이라면 무슨 일을 하겠는?”를 질문함으로써 기존의 통상적인 사고방식에서 극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질문은 비판적 거리를 형성함으로써 그의 관점을 바꿔놓았다. 나아가 인텔이 눈부실 만큼 성공적인 신규 전략에 착수하게 했다.

이 일화는 목적 없이 방황하거나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 있는 집단이라면, “만약 새로운 관리자로 바뀐다면, 그들은 어떤 일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탁월한 선택임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각 조직의 리더에게 리더십과 결단력, 이해심과 약간의 창의성만 있다면 언제든 시행할 수 있는 해결책을 다방면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성원 각자에게 특별한 역할을 지정해주면 집단에 필요한 완벽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명한 조직은 내부의 비현실적 긍정주의에 대항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레드팀(red team)’ 운영으로 기존 관행에서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마지막까지 ‘무엇이 잘못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설정함으로써 위험을 제거한다. 최고의 전문가 한 명을 고용하기보단 다수의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지침을 받는 게 더 정확하다는 분석과,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 검사가 아무짝에도 쓸모없음을 증명하는 내용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의외성을 선사한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중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리더들에게 《와이저》는 집단이 빠질 수 있는 수많은 함정과 오류를 정확히 진단하도록 돕는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포함된 집단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고, 똑똑한 개인을 넘어서는 탁월한 ‘집단지성’을 학습함으로써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재로 거듭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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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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